All Chapters of 재벌 사위면 될까?: Chapter 2571 - Chapter 2580

3671 Chapters

2571장

노국 황실 여자의 말을 듣고 장묵빈은 천천히 동리아의 표정을 살폈다.동리아의 표정이 험악하게 굳어져 갔다.장묵빈은 동리아를 위아래로 훑어본 후 마뜩잖은 표정으로 하현에게 시선을 던지며 입을 삐죽거렸다.“어쩐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어디선가 악취가 진동하더라니. 알고 보니 당신한테서 나는 냄새였군!”“그런데 동리아, 마리아가 당신한테서 어떤 악취가 난다고 했는지 알아?”“궁상맞은 냄새가 난다구! 알기나 알아?”“동 씨 가문도 어찌 보면 그냥 별것 없는 집안일 뿐인데 자기네가 무슨 상류층 집안이라도 되는 것처럼 감히 항성 상류층에 끼려고 그런다니까, 참 꼴사나워서!”“당신 동 씨 집안의 이런 염치없는 모습은 정말 보기 역거워! 구역질 난다구!”“특히 동리아, 당신은 노국 황실의 황녀에 비하면 그야말로 길가에서 굴러먹는 개 같아!”장묵빈은 불쾌한 기색을 조금도 숨기지 않고 말했다.“꺼져! 희멀건 그 얼굴 들고 개집으로나 돌아가!”“앞으로 절대 내 눈앞에 나타나는 일 없길 바라!”“참, 약혼은 말이야. 할아버지께 취소하라고 할 테니까 그렇게 알아!”“하지만 조건이 하나 있어.”“당신의 그 희멀건한 얼굴로 우리 장 씨 가문 앞에서 삼일 밤낮으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비는 거야!”“삼일 밤낮으로 우리한테 무릎을 꿇으면 당신은 자유의 몸이 되는 거야!”장묵빈의 빈정거림은 이미 선을 넘어가고 있었고 매서운 기운이 저릿저릿 동리아의 온몸을 휘감아 돌았다.그녀는 한겨울 칼바람 같은 눈초리로 장묵빈을 노려보며 말했다.“장 씨, 가짜 외국놈 행세 좀 그만해. 당신이 무슨 노국의 개야?”“잘 들어!”“파혼을 한다고 해도 내가 결정해! 내가 당신과 파혼하는 거라구!”“그러니 삼일 밤낮으로 용서를 빌어도 당신이 우리 가문에 해야 되는 거야! 알겠어?”“그렇지 않으면 눈앞에 있는 이 내연녀랑 합법적으로 부부가 될 생각은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을 거야!”“내연녀?”싸늘히 식은 장묵빈의 눈빛이 동리아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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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2장

”자, 우린 어서 삼계호텔 경매장에나 가 보자구.”“여기서 얼씬거리지 말고 어서 썩 꺼져!”장묵빈은 내심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동리아의 관능적인 몸을 힐끔 쳐다보다가 결국 몸을 돌려 마리아와 함께 그 자리를 떠날 준비를 했다.결국 노국의 황실 가족이 되고 심지어 황위 계승권까지 얻을 수 있는 자리가 그의 평생 소원이었던 것이다.설령 그 황위 계승이 실현되기 어려운 요원한 꿈일지라도 장묵빈은 기꺼이 황실 가족의 일원이 되는 길을 선택할 것이다.하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장묵빈을 쳐다보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어이, 장 씨. 당신 입에서 정말 역겨운 냄새가 난다는 거 알아?”하현의 말에 장묵빈의 얼굴이 굳어졌다.동리아는 하현의 말소리를 듣고 얼른 하현의 옷자락을 끌어당겼다.그가 이 문제에 휘말려드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하현, 됐어요. 그만해요. 이런 사람이랑 말 섞지 말아요!”“이런 뻔뻔한 놈도 나한테 부탁할 때가 있을 거예요.”단호하게 말하는 동리아의 행동을 보고 하현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어쨌든 이것은 동리아 개인의 일이니 그도 너무 깊이 개입하기 어려웠다.그러나 ‘하현'이라는 말이 들리자 장묵빈의 표정이 갑자기 싸늘해졌다.“버르장머리도 없고 노인을 공경할 줄도 모르는 데다 동 씨 집안을 등에 업고 항성에서 위세를 떨친다는 그 물러터진 놈, 당신이 그 하현?”“물러터진 놈?”하현은 이 말을 듣고 장묵빈을 가만히 쳐다보았다.도대체 어디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그로서도 알 길이 없었다.“물러터진 놈이 아니야?”장묵빈은 언짢은 기색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동 씨 가문을 등에 업고 섬나라 귀한 손님을 손댄 것도 모자라 항성의 전임까지 마구 손찌검을 하다니!”“능력도 없는 주제에 어디서 굴러먹던 솜씨 조금 부리고서 허세 부리기는!”“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놈이구만!”“자기가 정말 뭐라도 된 줄 착각하는 건 아니겠지?”하현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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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3장

”바깥세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보라구?”하현은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대답했다.“다른 건 내가 더 말하지 않겠어. 듣자 하니까 미국 쪽에는 독감이 대유행을 하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마구잡이로 상점을 약탈해서 거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고 하더군.”“이것이 당신이 말하는 문명사회의 일이란 거야?”“그리고 당신이 말하는 그 어마어마하신 노국말이야. 당국이 크리스마스를 조용히 보내라고 경고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밤새도록 흥청망청거리며 돌아다녔다지. 그 바람에 노국의 독감 감염률이 치솟았다던데 이것이 당신이 말한 소위 문명사회의 일이냐구?”“유라시아 전쟁터에서 노국이 엉터리 세제 가루를 가지고 트집을 잡으며 유라시아 일부 국가의 핵무기 보유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고는 이를 빌미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군사제재와 금융제재를 가하는 것이 문명이야?”장묵빈은 하현의 말을 듣고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다 어디서 주워들은 얘기지? 다 대하 사람들이 하는 말인 거잖아? 인터넷에서 아무렇게나 떠들어 대는 말, 맞잖아?”“내가 모를 줄 알았어? 당신 지금 한 말, 증거 있어?”“증거도 없이 함부로 지껄이면 몇 분 안에 당장 당신을 비방죄로 고소할 줄 알아!”장묵빈은 하현의 말에 내심 화가 난 모양이었다.하현은 이러쿵저러쿵 논쟁하기 귀찮아서 담담하게 툭툭 내뱉었다.“좋아. 당신이 이런 얘기 별로 하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으니까 그럼 다른 얘기를 해 주지.”“내 기억이 맞다면 엊그제 우리 대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국 기자들이 대하의 독감 백신이 효과가 있느냐고 물었어, 그렇지?”“물을 만하잖아, 안 그래? 이 질문에 뭐 문제라도 있어?”장묵빈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대하가 어떻게 독감 백신을 만들 수 있냐구? 자기 기만하는 거잖아, 안 그래?”“자기 기만?”하현은 어이가 없었다.“그럼 노국의 기자가 이 질문을 하기 전에 무엇을 했는지도 당신은 알겠군그래, 응?”“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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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4장

”장 씨 가문?”“대하의 장 씨 가문? 아니면 노국의 장 씨 가문?”하현은 비윗살 좋게 이죽저죽 말했다.“장묵빈, 상투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우리 대하인은 진작에 이 땅에 당당히 일어섰어. 조상의 업적도 몰라보고 냉큼 서양인들에게 무릎을 꿇은 당신은 이미 서양놈을 조상으로 삼으려고 작정한 것 같군, 안 그래?”“날 죽이겠다는 말을 하고 싶으면 해 봐, 해도 돼!”“아쉽지만 당신은 이번 생에서도 절대 날 어쩌지 못할 것이고 다음 생에도 물론 못할 거야!”“아니, 이렇게 말하는 게 더 좋을 것 같군. 외국의 것만을 맹목적으로 숭상하고 외국인과 결탁하려는 당신 같은 사람은 몇 번이고 다시 태어나도 절대 날 상대하지 못할 거야.”하현은 말을 마치며 동리아를 데리고 돌아서려고 했다.동리아는 감동 어린 눈빛으로 하현을 바라보고 있었다.이 남자, 역시 남달라.외양을 숭배하고 염치도 모르는 장묵빈에 비하면 하현은 그야말로 진정한 남자 중의 남자였다.“야! 무슨 거지 같은 말을 지껄이는 거야?”“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내 남자친구를 그렇게 말하는 거냐구?”“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서구 문명을 비꼬는 거야?”콧대를 세우며 냉랭한 표정으로 서 있던 마리아가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마리아는 하현의 말에 녹다운이 되어 있는 장묵빈을 흔들며 하현을 가리켰다.“대하 촌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게 좋을 거야!”“여기서 3박 4일 동안 무릎을 꿇어!”“그렇지 않으면 노국 황실을 통해 즉시 항성을 제재할 성명을 발표하겠어!”“내 말 한마디면 모든 게 끝나. 당신이 저지른 잘못으로 애꿎은 항성의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길거리에 나앉을 거야!”“심지어 내 말 한마디면 항성 관청에서 당신에게 중벌을 내리는 것쯤 식은 죽 먹기야. 항성 관청은 당신에게 벌을 내리고 우리 노국 황실에 정식으로 자초지종을 설명해야 할 거라구!”“우리 노국의 능력을 의심하지 마. 나 마리아의 능력도 무시하지 말라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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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5장

하현은 느물대며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마리아를 향해 심드렁한 시선을 던지며 말했다.“당신이 나한테 이렇게 부탁하니 나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 내가 가만히 있는 것도 당신한테 너무 무례하잖아?”말을 마치며 그는 핸드폰을 뒤적거려 몇 년 동안 한 번도 전화하지 않은 번호로 통화를 시도했다.통화 연결음이 세 번 울리자 맞은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름다운 목소리에 놀라움과 반가움이 뒤섞여 있었다.“어머! 사랑하는 우리 하현, 드디어 나한테 전화를 했구나!”“내 청혼을 받아들이는 거야?”“빅토리아.”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오늘 당신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전화했어. 나 좀 도와줄 수 있겠어?”“당신 나라 황실에 마리아라는 사람이 있다던데, 무슨 마흔아홉 번째 황위 계승자라던가 그렇대. 그런데 내가 보기엔 그 여자가 인품이 아주 나빠 보이거든.”“그녀의 존재가 당신과 나와의 우정에 영향을 줄 것 같아. 나아가 우리 대하와 노국 간에도 많은 영향을 줄 것 같아서 전화를 했어.”“좀 처리해 줄 수 있겠어?”하현은 자신의 말을 마치자마자 상대방의 대답은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 버렸고 싱긋이 웃으며 마리아를 쳐다보았다.“마리아, 당신은 이제 노국 황실에서 제명될 거야.”“빅토리아? 노국의 황실의 장녀, 빅토리아 공주?”마리아는 어안이 벙벙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가 정신을 가다듬고 냉랭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빅토리아 공주는 전 세계가 다 알고 있어. 우리 노국의 장공주인 빅토리아는 서양 제일 미녀일 뿐만 아니라 문무를 겸비한 재원으로 아주 칭찬이 자자한 인물이야!”“당신이 빅토리아의 이름을 운운한다고 해서 내가 놀랄 줄 알았어?”“빅토리아 공주는 매일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람이야. 저 아프리카에서도 그녀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을 정도야!”“당신은 그냥 대중의 환심을 사고 싶은 대하인일 뿐이잖아. 그런 주제에 무슨 일을 꾸며 보겠다고 이렇게 설치는 거야? 당신이 무슨 유엔 사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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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6장

하현이 동리아의 손목을 잡는 것을 보고 장묵빈은 눈이 뒤집혔다.마리아가 노국 황실에서 제명되다니, 아무도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게다가 전화 한 통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도무지 믿기지가 않았다.노국 사람들은 노국의 황실 운영 규칙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더욱 놀라웠다.대하인이 전화 한 통으로 노국 황실의 황녀를 제명하는 것을 보고 그들은 제대로 숨도 쉴 수 없었다.하현, 저놈은 어디서 저런 능력을 갖게 된 거지?전화 한 통으로 노국 황실을 발칵 뒤집어 놓다니!지금 무슨 장난하는 건가?“마리아,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 분명 뭔가 잘못 전달된 걸 거야. 정확하지 않은 정보일 거라구!”장묵빈은 스스로에게 되뇌이듯 말을 이었다.“저런 놈이 어떻게 고귀한 노국 황실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겠어?”“내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그는 문명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촌놈이라구. 외국에 나간 적도 없다니까!”“그런 사람이 어떻게 노국 황실과 친분이 있을 수 있겠어? 그냥 아무나한테 전화를 걸어 놓고 우리한테 겁을 주려는 걸 거야!”“그리고 막말로 정말 당신이 황실에서 제명되었다고 해도 당신은 여전히 귀족이야!”“여기서는 여전히 고귀한 노국 황실의 신분이라구!”장묵빈은 점점 더 일그러져 가는 마리아의 얼굴을 바라보며 위로의 말을 늘어놓느라 바빴다.“내가 당신한테 항성 상류층 사람들 죄다 소개해 줄게.”“마리아라는 세 글자만 들어도 허리를 굽히며 절을 할 거라구!”“장묵빈, 난 노국에서 온 귀한 손님이야. 그런데 손님 대접은커녕 이 촌구석 같은 곳에서 씻을 수 없는 모욕을 당했어. 당신, 나한테 이 일에 대해 제대로 설명해야 할 거야!”마리아는 정신이 혼미해지며 두려움이 밀려왔었는데 장묵빈이 옆에서 비위를 맞추는 모습을 보고 서서히 놀란 가슴이 진정되는 모양이었다.“만약 당신이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다시는 노국 땅에 발 들일 생각하지 마! 알았어?”“당신이 장 씨 가문 사람이라도 소용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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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7장

”그래. 자기야, 난 자기 능력을 믿어!”“자기가 그랬잖아. 장 씨 가문은 항성에서 왕이라고. 어서 직접 증명해 봐!”자신을 치켜세우는 장묵빈의 말이 몹시 흡족했던지 마리아 역시 장묵빈을 치켜세우기 바빴다.“참, 오늘 밤 경매 행사에서 우리 황실이 원하는 물건을 꼭 가져갈 거야!”“그것만 여왕에게 바칠 수 있다면 난 황실 신분을 바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고 서열도 조금 앞당길 수 있을 거야!”“마리아, 걱정하지 마. 자기가 원하는 물건, 당연히 손에 넣을 수 있을 거야!”마리아가 다시 황실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면 자신도 덩달아 황실 가족의 일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장묵빈의 가슴이 부풀어 올랐다.장묵빈의 가슴속에 희망이 다시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그는 자신의 가슴을 탁탁 치며 말했다.“난 주최 측과 친분이 두터우니까 그들은 반드시 내 체면을 살려줄 거야!”“우리는 가장 낮은 가격으로 우리가 원하는 물건을 얻을 거라고!”장묵빈은 마리아가 원하는 것이 도대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알지 못했다.그건 그에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그에게 중요한 것은 노국 황실의 일원이 되는 것이었다.그가 집중해야 할 것은 오직 그것뿐이었다.최선을 다해서 반드시 쟁취하고 말 것이야.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장묵빈은 어느새 입가에 점잖은 웃음을 되찾았고 노국에서 온 남녀들을 향해 연신 사과를 했다.“여러분, 정말 미안해요. 방금 그 장면은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대하인들이 전체적으로 자질이 부족합니다. 우리 서양 문명 세계의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도 없죠!”“이런 사람들과 어울렸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이에요!”“그러니 여러분도 마음에 담아 두지 말길 바라요. 어쨌든 한 번 개한테 물렸다 생각하자구요. 또 물릴 일이 있겠어요?”장묵빈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민족의식이라는 것도 알고 보면 다 허세예요!”“내가 장담할 수 있어요. 방금 하현이나 동리아도 내가 외국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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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8장

”장묵빈이 갑자기 항성으로 온 이유는 아마도 오매 도관이 주최한 경매 때문이었을 거예요.”“이 경매는 부정기적으로 열리는데 매번 내놓는 물건들이 희귀한 보물들이에요!”“그래서 도처의 권력자들을 불러들이죠.”“중동과 서양의 일부 황실, 미국의 일부 재벌 상속자들이 신분을 숨기고 경매에 참여한다고 해요.”“재미있군.”하현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원래는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는데 오매 도관이 주최한다니까 가고 싶은 마음이 훅 드는데. 나도 같이 가.”...저녁 7시 정각.하현과 동리아는 말끔한 턱시도와 드레스로 갈아입은 뒤 삼계호텔 꼭대기 층에 나타났다.하현은 오매 도관에 대해 사실 누구보다 관심이 많았다.오매 도관은 강남 지역의 무술 성지였고 이전에 오매 도관에서 스승으로 있었던 사송란은 하구천의 편에 서서 화 씨 집안과 맞섰다.이런 무술의 성지가 귀족들 다툼에 함부로 개입하는 일을 하현은 더 두고 볼 수가 없었다.그런 오매 도관에서 경매까지 주최하다니 하현은 더욱 구미가 당겼던 것이다.삼계호텔의 맨 꼭대기 층에 올라서자 경매로 인해 더없이 삼엄한 경비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많은 경비원들이 배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각종 첨단 장비까지 동원되어 있었다.일반인들은 들어갈 수 없고 오직 초대장을 가진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초대장이 없으면 아예 출입이 불가했다.초대장을 든 사람은 최대 한 명까지 다른 사람을 대동할 수 있었다.그만큼 오늘 이 경매장은 들어가기 까다롭다는 걸 말해 주었다.동 씨 집안은 항성 최고 책임자로서 당연히 초대장을 받았다.“동리아, 이곳에서 매달 이런 경매가 열리는 거야?”하현은 주위를 조심스럽게 둘러보며 흥미로운 듯 입을 열었다.“매달?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어?”어깨를 살짝 드러낸 샤넬 드레스가 제 주인을 찾은 듯 동리아의 몸을 화려하게 휘감아 그녀의 몸매를 더욱더 빛내 주었다.동리아는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하현, 오매 도관이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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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9장

하현은 동리아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우리 대하의 국수 무도 교본을 경매에 내놓는다고?”“그건 오매 도관이 선을 넘은 것 같은데, 아니야?”동리아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오매 도관의 이름이 고명한 이유도 그래서예요. 그들이 내놓는 무도 교본들은 모두 과거에 전설로만 존재했던 것들이고 당대에도 이미 전해 받은 사람이 없었대요.”“그래서 그 물건의 주인이 누구인지 아무도 증명할 수 없어요. 오직 오매 도관만이 암묵적으로 알고 있을 뿐이죠.”“오매 도관이 자기 물건을 가지고 경매에 내놓았는데 누가 사 가지고 가든 그들이 어떻게 관여할 수 있겠어요?”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리아의 이야기에 수긍하는 듯했지만 눈빛은 어느 때보다 차가웠다.대하 문화가 해외에 전파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하지만 대하 문명의 정수를 경매로 팔다니.그건 도저히 하현에게 이해되지 않는 일이었다.동리아는 하현의 눈에 냉랭한 기운이 흐르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이런 이유 때문에 오매 도관이 주최하는 경매에는 매년 수많은 국내외 거물급들이 몰려드는 거라고요.”“매년 경매에 올 수 있는 사람은 고작 삼천오백 명이래요!”“오늘 이미 한 사람이 몇 백억짜리를 거머쥐었다고 들었어요!”“우리 초대장은 우리 아버지한테 온 거예요.”“우리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이 초대장을 구할 수 없었다고요.”하현은 어느새 얼굴빛이 정상으로 돌아왔고 고개를 약간 끄덕였다가 눈을 가늘게 뜨며 앞을 바라보았다.“보아하니 마리아도 이 경매장에 온 것 같군.”“뭘 얻으려고 왔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하현의 말에 동리아도 얼굴을 찡그리며 앞을 바라보았다.동리아의 얼굴이 차갑게 식어갔다.눈앞에 마리아의 손을 잡고 작은 목소리로 소곤거리는 장묵빈의 의기양양한 모습이 보였다.딱 봐도 한 쌍의 커플이었다.많은 항성 상류층 사람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항성이 아무리 국제도시라고 해도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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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80장

동 씨 가문은 별로 대접할 필요가 없는 손님이었던지 지정받은 좌석이 최악이었다.항성과 도성의 상류층 권력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그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동 씨 가문은 현재 항독을 맡고 있고 어디 가도 빠지는 집안은 아니었지만 자본의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는 항성과 도성에서는 그다지 힘을 쓰지 못했다.화 씨 가문과 최 씨 가문에서도 사람들이 왔을 것이다.하지만 현장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하현은 그들이 왔는지, 왔으면 어디에 있는지 인사조차 나룰 수 없었다.하지만 장묵빈과 마리아는 버젓이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었다.의도적인 건지 아닌지 모르지만 그들은 큰 소리로 웃고 떠들며 주변의 시선을 끌었다.그들은 약간 가운데 쪽에 앉았기 때문에 눈에 쉽게 띄었다.하현은 두 남녀를 가만히 바라볼 뿐 아무런 표정도 드러내지 않았다.도대체 노국의 황실 사람이 주변의 이목을 끄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싶지 않았던 하현은 손에 들고 있던 안내 책자를 뒤적였다.그러다 순간 그의 시선이 멈췄고 얼굴빛은 말할 수 없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귀한 신사 숙녀 여러분, 오매 도관의 경매를 시작하겠습니다.”약 30분 후 거만한 표정을 한 여자가 걸어 나왔다.그녀의 나이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지만 주름 하나 없는 얼굴로 보아 꽤나 관리를 한 것 같았다.유일한 단점은 차가운 얼굴에 미소라곤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그녀는 당당하게 걸어 나와 거리낌 없이 입을 열어 경매의 서막을 알렸다.첫 번째 경매품은 고려에서 온 청화자기로 색이 투명하고 질감이 일품이며 온전히 보관된 완벽한 물건이었다.이것은 현세의 청화자기 안에서는 보기 드문 진품이었다.곧 이 물건은 수백억의 몸값을 자랑하며 대하의 부유한 자산가의 품에 안겼다.두 번째 물건은 나무로 조각한 불탑이었다.득도한 고승의 소지품이라고 소개했는데 깨달음을 얻었을 때 안에 있는 불도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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