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사위면 될까?의 모든 챕터: 챕터 2561 - 챕터 2570

3671 챕터

2561장

장남백은 힘겹게 일어나 크게 숨을 헐떡거리다가 이를 갈며 하현과 동리아를 노려보았다.“동리아, 두고 봐! 분명 후회하게 될 거야!”그는 손가락을 하늘로 향하더니 맹세하듯 힘주어 말했다.“난 당신들 동 씨 집안을 항성 최고 책임자 자리에서 반드시 끌어내려 오늘의 이 일을 꼭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야!”“내가 누군지 알지? 전임 항독이야!”“노국의 황실에 아뢰기만 하면 당신들은 끝장이야!”동리아는 여러 말 하지 않고 피식 헛웃음을 내쉬며 말했다.“노국의 황실?”“우릴 끝장내겠다고?”하현은 비아냥거리는 눈빛을 숨기지 않으며 천천히 장남백 곁으로 다가갔다.“당신이 말하는 그 노국의 황실에 전화를 걸어 그들이 과연 감히 우리 대하 일에 끼어들 수 있는지 한번 물어보세요!”“우리 대하가 일찍이 세계 최고의 민족에 선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당신은 서양놈들의 그늘에서 살려고 하는 겁니까? 네? 정말 한심하군요!”“당신 같은 사람이 전임 항독이었다니!”“에이 퉤!”“당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서양놈들이 키우던 개에 불과했어요!”말을 끝마치며 하현은 장남백에게 발길질을 했다.장남백은 서양 이종격투기를 배운 덕분에 하현의 발길질이 들어오는 순간 얼른 반응해서 가까스로 하현의 공격을 막아내었다.그러나 안도의 순간도 잠시였다.갑자기 어디선가 의자가 날아와 장남백의 복부를 사정없이 강타했다.“앗!”방어할 사이도 없이 충격을 맞닥뜨린 장남백은 몸이 두 동강이 나는 것 같은 아픔에 허리도 펴지 못하고 고통스러워했다.마치 하늘을 보고 뒤집어진 거북이가 몸을 뒤척이지 못해 힘겹게 사투를 벌이는 모습과도 같았다.“전화하세요! 당신의 대단하신 그 서양 아버지한테 전화해 보란 말이에요!”“그가 감히 당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보자구요!”하현은 담담하게 웃었다.“당신이 말하는 능력이란 게 도대체 뭐예요?”공송연 일행은 화가 치밀어 올라 견딜 수가 없었다.동리아가 장남백의 복부를 강타한 것도 모자라 파렴치한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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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2장

”서양 사람을 아버지로 섬기면 당신이 남보다 한 수 위라고 생각됩니까?”“아니면 모든 사람들이 당신처럼 서양 사람들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무릎을 꿇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퍽!”하현은 말을 하면 할수록 분노가 치밀어 올라 장남백의 얼굴을 힘껏 후려쳤다.장남백은 다시 튕겨져 나갔다.하현에게 얻어맞은 장남백은 얼굴이 시퍼렇게 멍이 들고 정신이 혼미해졌다.그는 본능적으로 일어나 보려고 애를 쓰다가 하현이 다시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쳤다.겁을 잔뜩 먹은 얼굴이 예전에 의기양양했던 장남백의 모습과는 전혀 딴판이었다.하현은 냉엄하게 말했다.“지금이라도 사과할 기회를 드리죠. 그렇지 않으면 오늘 여기서 걸어나갈 수 없을 겁니다.”“아마도 내년 오늘이 당신과 용오정의 기일이 될 거예요. 분명히 장담할 수 있어요.”“네놈이...”장남백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그러나 하현의 날카로운 눈빛을 보고는 벌겋게 부풀어 오른 자신의 얼굴만 만지작거릴 뿐 분노의 대거리는 속으로 삼켜야 했다.권세, 능력, 돈, 인맥이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이 순간에 가장 큰 도리는 주먹이었다.용오정은 이미 하현에게 머리를 짓밟혔다.자신도 하현에게 호되게 얼굴을 맞았다.장남백은 자신의 자랑이었던 서양 세력이 오늘은 아무런 역할도 해 줄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이 순간 그가 하현과 싸워 봤자 아무런 승산이 없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장남백의 머릿속을 스치자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하현을 지그시 바라보았다.“미안하네.”“퍽!”“미안해.”“퍽!”“사과는 무릎을 꿇고 존중의 마음을 담아야 한다는 걸 모르십니까?”하현은 이리저리 손바닥을 후려쳐 장남백의 얼굴을 몇 대 더 가격했다.장남백은 바람 앞에 등잔불처럼 몸을 가누지 못하며 휘청거렸다.그의 얼굴은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분노는 극에 달했다.그도 어떻게 방어를 해 보려고 했지만 몸이 제대로 움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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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3장

잠시 후 용오정과 장남백 일행은 추한 몰골로 떠났다.동리아는 자신의 손안에 놓인 50억짜리 수표를 보며 낮은 목소리로 탄식하듯 말했다.“하현, 이번 만남은 완전히 실패로 끝났어요.”“난 당신이 전쟁의 무드를 화해의 무드로 바꿔줄 거라고 생각했어요.”“그런데 당신은 그들의 얼굴을 가격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쥐어짰어요!”“이 돈은 방금 두 어르신들이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서 겨우 마련한 거라고요.”말을 마친 후 동리아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두 노인이 허풍을 떨며 기고만장했었지만 정작 주머니에는 돈 몇 푼 없었던 것이다.50억은 울며 겨자 먹기로 여기저기서 빌려야 했다.하현은 그들에게 50억을 내놓으라고 강요했는데 그것은 그들에게 얼굴을 맞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하현은 두 노인의 관값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이로써 양측이 더 이상 화해할 가능성은 없어진 것이다.“괜찮아. 내가 그들을 그 몰골로 만들지 않았어도 그들은 나를 죽이고 싶어 안달했을 거야.”“어쨌든 그런 사람들 눈에 나 같은 존재는 진작에 죽어 없어져야 할 존재였을 테니까.”하현은 의자에 앉아 유유히 차를 마시며 핸드폰을 들어 공해원이 보내온 자료를 뒤적거렸다.찻잔을 입가에 가까이 대었다가 멈칫하며 그가 입을 열었다.“소식에 따르면 용오정이 원래 큰 재주는 없었지만 여기저기 인맥이 아주 두텁구만. 그야말로 마당발이야.”“섬나라 쪽과도 일찌감치 내통하고 있었고 말이야.”“이번에 공송연이 나서서 그에게 도움을 청해 여기에 나타나게 하지 않았더라도 그는 섬나라 친구들에게 뭔가 보여주기 위해 반드시 무슨 짓을 했을 거야.”“장남백은 원래 노국 황실이 키운 마지막 개였어.”“일생을 개처럼 행동한 그 사람에게 노국 황실은 하느님 같은 존재였겠지. 그에게 대하와 우리 국민은 하등의 가치가 없는 존재였을 거야.”“내가 이런 사람 체면을 봐 주며 좋게 좋게 넘긴다고 해도 그는 절대 그만두지 않을 거야.”“결국 정리해 보면 오늘 난 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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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4장

”그렇다면 두 노인이 끊임없이 하구천을 찾아가 불평을 늘어놓을 테고 하구천은 자연히 그의 계획을 수정해야겠죠!”“만약 하구천이 당신을 상대하기 너무 버거워서 천천히 신중하게 접근하려고 한다면 아마 두 노인은 자신들이 받은 수모를 하구천이 되갚아 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거예요.”“그렇다면 두 노인의 인맥과 지금까지 쌓은 덕망으로 미루어 볼 때 하구천을 따르던 무리들 사이의 견고한 울타리에 조금씩 균열이 생길지도 몰라요.”“만약 하구천이 오늘 일을 참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뭔가를 하려고 한다면 분명 어디선가 흔적과 허점을 남길 거고요.”“그럼 이 기회에 당신은 그를 뿌리째 뽑아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내 생각엔 당신은 이 오피스텔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런 큰 그림을 그린 것 같은데요.”“후방에서 천천히 전략을 세운 거죠. 천리 밖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말은 바로 이럴 때를 이르는 말일 거예요.”말을 마치며 동리아는 하현 앞에 수표를 내려놓았다.방금 하현이 일을 너무 크게 벌린다고 한 자신의 행동이 너무 충동적이라고 느낀 것이었다.게다가 동정감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아버지에게서 온 답신을 보고 동리아는 충격에 휩싸였다.하현의 행동에는 규칙이나 맥락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멀리서 보면 천천히 적진을 향해 진을 쳤다가 점점 좁혀들어 하구천의 턱밑까지 쫓아온 것이었다.하현과 하구천은 아직 공식적으로 맞붙지 않았지만 이미 양측에선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되었고 점점 더 흉악한 양상으로 흐르고 있었다.현재 파악된 상황으로 볼 때 적어도 하구천은 하현에게서 어떤 승점도 얻지 못한 셈이었다.이제야 동리아는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왜 자신의 아버지가 항성과 도성에서 아무런 기반도 없는 하현의 편에 섰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자신도 모르게 사적인 감정에 흐르게 된 것은 참으로 아쉬웠지만...생각이 여기까지 흐르자 애석한 마음에 울적한 기분마저 들었다.좀 더 일찍 그를 만났으면 어떻게 되었을까?하현은 흥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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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5장

하현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또한 하구천이 섬나라와 노국과 결탁하여 항도 하 씨 가문 안주인의 생일날에 윗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소문을 퍼뜨리고 있어.”“소문이 퍼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될 거야. 그러니까 소문이 퍼지지 않도록 해야 해.”“우린 하구천에게 골칫거리를 만들어 줘야 해. 그래서 그로 하여금 속 시끄러운 마음을 핑계 삼아 항성을 떠나도록 만들어야 한다구.”“매일 집에서 교활한 계책을 연구하는 것도 그의 정신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거고.”하구천은 너무 철두철미하고 자기 보호에도 빈틈이 없었다.이렇게 그를 몰아붙이고 아주 구역질이 나도록 괴롭히지 않으면 하현 자신도 계속 하구천을 상대할 계책을 연구하느라 힘들어진다.그러니 하구천을 위아래로 움직이게 해야 하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그래, 알겠어요. 바로 준비할게요.”“하현,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동 씨 집안이 아직은 항성에서 좀 먹히는 가문이잖아요. 이런 일은 쉽게 처리할 수 있어요.”하현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렸다.하구천 같은 사람을 상대할 때는 모든 일을 아주 자연스럽게 꾸며야 한다.너무 뻔하게 보이면 상대에게 들킬 수 있다.자연스럽게 물 흐르는 듯한 계획이 종종 더 큰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하현은 살짝 얼굴을 찡그리며 생각에 잠겼다.동리아가 갑자기 미소를 지으며 하현에게 다가와 손수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하현, 우리 동 씨 집안에서 이렇게 잘해주는 데 뭐 감사의 뜻으로 내놓을 거 없어요? 당신이 직접 못하겠으면 내가 제안을 해도 될까요?”분명 동리아는 농담처럼 말했지만 실은 간신히 용기를 내어 한 말이었다.이국적인 얼굴에 미소가 가득 들어찼다.하현이 원하기만 한다면 곧장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타오를 것 같았다.“하하하.”하현은 실소를 터뜨리며 오른손을 들어 동리아의 손을 툭툭 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동리아, 농담하지 마. 잊었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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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6장

허민설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이내 정신을 가다듬으며 하구천이 말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차렸다.그러자 그녀는 조용히 미소 지으며 말했다.“하구천, 처음에 그 두 노인을 등판시킨 건 두 가지 목적 때문이었잖아.”“하나는 이번 기회에 용문의 역량이 어디까지인지 탐색하여 용문에서 하현에 대해 어디까지 용인하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었고.”“또 하나는 노국을 끌어들이는 것이었잖아. 지금 섬나라가 하현에게 혼이 난 상태에서 당신은 노국의 힘을 빌려 하현을 처리하려고 했을 뿐이야.”“지금 두 늙은이가 당신이 예상한 대로 역할을 해내지 못했지만 아직은 당신 손아귀에 있는 셈이잖아?”하구천은 이 말을 듣고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계획은 그랬는데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서 아쉬운 거지.”“어떤 사람은 자신의 지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지금이 그가 권력을 잡을 때라고 착각하지.”하구천의 얼굴에 비꼬는 기색이 역력했다.“어떤 사람인데?”허민설이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으로 하구천에게 물었다.그때 입구 쪽에서 누군가의 다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잠시 후 얼굴이 푸르스름하게 멍이 든 장남백이 문을 박차고 들어와 하구천 앞으로 다가와 앉았다.그의 얼굴빛은 말할 수 없이 흉측했고 얼굴에 원망이 가득 서려 있었다.“하구천, 하현 그놈 뭐야?”“그저 용문 대구 지회장에 불과하잖아!”“그런데 어떻게 감히 사람들 앞에서 날 이 지경으로 만들 수가 있어?”“그리고 날 서양놈들의 개라고 했어! 이런 모욕은 난생처음이야!”“당장 죽여 버려! 당신이 내 원한을 갚아 줘야 해. 당장 그를 죽여 줘!”“어디서 굴러먹다 온 놈이 감히 전임 항독의 얼굴을 때려?”“그놈을 죽이지 않고서야 어떻게 항성과 도성에 법이 있다고 할 수 있겠어?”“내가 어찌 노국 황실에 가서 얼굴을 들 수 있겠냔 말이야!”지금 장남백은 하현에 대한 증오와 원한으로 가득 찬 나머지 자신과 하구천의 지위 차이를 잊은 모양이었다.곧이어 그는 자신의 수행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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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7장

장남백은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입을 열었다.“용오정이 하현을 제압하지 못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나?”“용오정은 용문 집법당 부당주야. 용문 서른여섯 지회를 지휘 통솔하는 인물이라구.”“그런데 어찌 하현은 그의 체면을 조금도 봐 주지 않은 거지?”하구천은 장남백에게 직접 차를 따라주며 담담하게 웃었다.“아주 간단해요. 하현에게 있어 용문 대구 지회장이라는 신분이 그리 대단한 건 아니거든요. 단지 보너스 같은 것일 뿐이죠!”“그의 신분에 대해 어르신도 들어봤을 거예요!”“강남 하 세자!”“항성 이 씨 가문 이일해도 수중에 막대한 손해를 봤다더군요.”“그런 사람을 아무나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적어도 용오정이나 어르신 정도의 실력이나 되어야 그를 상대할 수 있죠.”하구천은 가벼운 어조로 툭툭 내뱉으며 동시에 쓴웃음을 지었다.장남백은 얼굴을 찡그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하구천을 바라보며 언짢은 기색으로 말했다.“그렇다면 우리가 공격하기 전에 왜 이런 얘기를 해 주지 않았어?”“내가 그의 정체를 말씀드린다고 해도 어르신 성정과 용오정의 급한 성미가 내 말에 귀 기울이게 했을까요? 믿을 수 있었을까요?”하구천은 자신의 책임을 슬며시 전가하며 말을 이었다.“어르신과 용오정이 이번에 따끔하게 정신을 차렸으니 천지 모르고 날뛰는 이놈을 상대하기 위해 앞으로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지요.”“이번 일은 두 어르신이 따끔하고 아픈 교훈을 얻었다 생각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앞으로 이런 놈을 상대하려면 아예 손을 쓰지 않거나 손을 쓴다면 단번에 처리해야 한다는 걸 아셨을 겁니다!”잔뜩 찡그렸던 장남백의 얼굴이 서서히 누그러지기 시작했다.잠시 후 그는 나지막이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하구천, 당신이 좀 나서 주겠나?”한참을 얘기했건만 결국 장남백은 돌고 돌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이다.하구천은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이 늙은이가 정말 성질도 고약하고 체면을 어떻게든 놓지 못한다는 걸 알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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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8장

”내 기억이 맞다면 그 손자가 동 씨 집안과 혼사가 오갔죠.”“명목상이긴 하지만 동리아의 약혼자, 맞죠?”하구천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장남백은 잠시 머뭇거리며 지난 일을 떠올렸다.당시 동 씨 집안이 아직 세력을 얻지 못했을 때 혼사가 오가긴 했었다.다만 장남백의 손자도 장남백과 마찬가지로 도도하고 오만한 성격이어서 대하인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노국의 황실에 사위로 들어가길 원할 뿐이었다.그래서 노국으로 유학을 떠나 황실 방계의 여자친구를 만났고 그 후로 항성에는 발걸음을 거의 하지 않았다.만약 하구천이 옛일을 언급하지 않았다면 장남백은 정말 까맣게 잊었을 일이었다.하구천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어르신의 표정을 보니 내가 잘못 기억한 건 아닌 모양이군요.”“오늘 동리아가 현장에 있었는데 하현을 건드리면 자신이 먼저 나서서 다 죽여 버리겠다고 했다는 말을 들었어요!”“그 말이 온 동네에 퍼지기라도 한다면 어르신 체면이 도대체 뭐가 되는 겁니까?”“결국 동리아는 손자 며느리가 될 거잖아요? 왜냐하면 아직 약혼을 취소하지 않았으니까요!”“내 말은 그러니까 어르신 손자가 반드시 항성에 돌아와서 동리아를 따끔하게 혼내줘야 한다는 겁니다. 항성에서 결정권이 누구에게 있는 건지 동 씨 집안에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어요!”“게다가 동 씨 집안을 밟아 버린다면 하현이 무슨 능력이 있겠습니까?”“그는 내륙에서는 힘깨나 쓰는지 몰라도 항성에서는 뿌리가 없는 초목과도 같은 처지예요.”“그와 동 씨 집안의 동맹만 끊어 놓는다면 어르신이 하고 싶은 대로 그를 짓밟아 버릴 수 있을 거 아닙니까?”“게다가 하현이 노국의 황실조차 모욕하고 있는 마당에 어르신 손자가 황실 여자친구마저 데리고 온다면 하현의 얼굴을 더욱더 비참하게 짓밟아 버릴 수 있을 거예요. 이 얼마나 통쾌한 일이에요, 안 그렇습니까?”장남백은 그제야 하구천의 말이 이해가 가는 듯 껄껄 웃으며 말했다.“하구천, 역시 전설적인 인물은 다르긴 다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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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9장

다음 날 삼계호텔 스위트룸에서 잠을 자고 있던 하현은 누군가의 다급한 노크 소리에 잠을 깼다.하현은 졸린 눈을 비비며 시계를 확인하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일어서서 옷을 대충 걸쳐 입고 문을 열었다.문 앞에 서 있는 동리아를 본 하현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동리아, 지금 아침 9시야! 나 좀 더 자게 내버려두면 안 돼?”“좀 편히 잠 좀 자려고 했는데!”세련되고 우아하게 꾸민 동리아의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동리아는 하현이 더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다짜고짜 그의 손을 잡았다.“나랑 같이 공항에 가서 데려올 사람이 있어요!”하현이 자세히 물어보려고 했지만 동리아의 다급한 모습에 그는 더 물어보지 못하고 잠자코 그녀를 따랐다.동리아의 포르쉐 차량이 도시 순환 고속도로를 미끄러지듯 달리며 항성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그들은 곧장 항성 국제공항 대합실로 들어갔다.대합실에는 이미 동 씨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동리아와 하현이 달려오는 것을 보고 레스토랑 위치를 알려주었다.동리아는 난감한 얼굴빛을 하고는 자신의 에르메스 가방을 들고 성큼성큼 걸어갔다.하현의 마음속에서는 의문의 부표가 떠다녔지만 역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잠자코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도대체 무슨 상황이길래 동리아가 이렇게 당황해하는지 그의 마음속에 궁금증이 커져 갔다.곧이어 두 사람은 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했다.이렇게 큰 레스토랑에 다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아마도 오늘 통째로 임대를 한 모양이었다.모든 웨이터들이 한 테이블에만 집중적으로 서빙을 하고 있었다.많은 사람들 가운데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다.남자는 대하 출신의 남자로 키가 크고 언뜻 보아도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점잖은 얼굴에 금빛 안경을 쓴 모습이 귀족 그 자체의 풍모가 느껴졌다.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노국의 황실 방계 출신의 여자가 자리하고 있었다.서양 여자처럼 생긴 외모와 몸매는 둘째치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녀 특유의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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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70장

”장묵빈은 어릴 때부터 노국의 황실에서 자랐어요. 그리고 결국 노국의 황실에서 여자친구를 찾았죠.”“저런 알콩달콩한 모습이 해외에서 일어나는 건 얼마든지 괜찮아요. 나랑 아무 상관없어요.”“심지어 그가 우리 동 씨 집안과의 약혼을 미리 앞당겨 파혼한다고 해도 괜찮아요.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은 우리 동 씨 집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까.”“하지만 우리 집안과 파혼도 하지 않고 저렇게 버젓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내 체면을 구겨? 그것도 항성에서?”“절대 가만있을 수 없죠!”동리아의 표정은 차갑게 식었다.약혼자인 장묵빈에 대해서는 전혀 개인적인 감정이 없는 것 같았다.하지만 그녀는 누군가가 자신의 체면을 구기고 나아가 동 씨 집안의 체면을 깎는 짓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항성과 도성, 이 큰 도시에 이 일이 알려진다면 동 씨 집안이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하현은 동리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지금 저 남자한테 가서 당신을 좋아하는지 아닌지 물어볼 거야? 아니면 두 사람 사이의 약혼을 계속 유지할 거야?”“죽어도 싫어요!”동리아가 매몰차게 부정했다.하현은 엷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럼 간단해. 이왕 이렇게 왔으니 가서 분명히 말해.”“당신들 쌍방이 아무런 감정이 없으니 장 씨 가문이 자발적으로 이 약혼을 취소하게 만들면 깔끔하게 처리되는 거 아니야?”하현은 장묵빈이 장남백의 손자라는 사실을 알고 나서 자신이 나서서 말해 볼까도 생각했었지만 어쨌든 당사자인 동리아가 나서서 조용히 해결하는 편이 깔끔할 것 같았다.어쨌든 동 씨 집안과 장 씨 집안이 이 지경에 이른 데는 자신의 책임도 어느 정도 있었다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도리상 동 씨 집안에 가장 피해가 적게 가는 방향으로 흘러가길 하현은 바라고 또 바랐다.자신은 앞으로 항성과 도성을 떠날 수 있는 사람이지만 동리아는 여전히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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