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2631 챕터

제481화 재미있는 구경

박수혁은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홍하얀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번졌다. 얼굴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홍하얀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리고 있었다.“수혁 씨, 왜? 왜 난 안 되는 거예요? 다들 우리가 어울린다고 하는데 왜...”그녀는 홍경그룹의 작은 딸, 집안, 외모, 학벌까지 두 사람은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그런데 왜 그녀를 봐주지 않는 걸까? 소은정 그 여자는 이제 당신한테 관심도 없어! 그런데 왜 그딴 여자만 보는 건데! 소은정 그 여자보다 내가 못한 게 뭔데!홍하얀의 울부짖음에도 박수혁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어차피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사람한테 굳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휴대폰을 꺼낸 박수혁은 오한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방 정리하라고 해요.”엄동설한 몰아치는 겨울바람처럼 차가운 목소리였다.통화를 마지막으로 문을 나서던 박수혁은 그 자리에 굳어버리고 만다.문 앞에 소은정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 행여나 그녀가 오해라도 할까 걱정되는지 박수혁은 눈에 띄게 당황하기 시작했다.“은정아, 네가 여기 어떻게...”소은정은 흥미롭다는 얼굴로 눈썹을 치켜세웠다.“좋은 구경하는 중이잖아?”사실 박수혁의 옷에 커피가 쏟아졌을 때부터 소은정은 왠지 이상하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누구더라?아, 남종석을 도와주던 직원이었지. 홍하얀과 함께 거성그룹으로 지원을 나갔던 직원들 중 한명이었다. 그렇다면 홍하얀과도 분명 잘 아는 사이일 것이다.그래서 홍하얀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일부러 그랬던 것이겠지.이 복잡한 이해관계의 맥락을 파악한 소은정은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것이야말로 현실판 막장드라마. 소은해가 찍는 드라마보다 훨씬 더 재밌으니까.홍하얀, 얕은 수를 썼네. 거기서 기자를 부르면 어떡해. 양쪽 부모님 모시고 아예 상견례 날부터 잡아야지.소은정이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박수혁의 표정은 점점 더 굳어져만 갔다. 차라리 화를 냈다면 욕이라도 했다면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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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해고야

박수혁의 깊은 눈동자에 소은정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살짝 스쳤지만 곧 날카로운 눈빛으로 박수혁을 노려보기 시작했다.두 사람의 얼굴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박수혁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졌다.소은정은 바로 박수혁의 가슴을 밀어내려 했지만 박수혁의 커다란 손이 갸녀린 소은정의 손목을 낚아챘다.박수혁의 매력적인 중저음이 소은정의 귓가에 울렸다.“내가 뭘 더 어떻게 하면 날 용서해 줄 거야?”애원에 가까운 박수혁의 말투에 소은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 하지만 진심 어린 눈빛에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 소은정은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하지 마. 당신이 뭘 하든 내 마음은 변하지 않을 테니까.”그래. 그냥 너무 가까이 있어서 흔들린 것뿐이야. 나랑 박수혁은 이미 불가능한 사이야.이때 낯선 인기척이 두 사람 사이의 묘한 분위기를 깨트렸다.“은정 씨, 이제 곧 끝날 것 같은데 제가 데려다 드리죠?”전동하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소은정은 꿈에서 깨어나 듯 다시 이성을 되찾았다.여느 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박수혁을 빤히 바라보던 소은정이 대답했다.“네. 감사합니다.”그리고 박수혁을 지나쳐 전동하의 팔짱을 낀 채 엘리베이터에 올라 탔다.박수혁의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소은정은 애써 무시했다.안 돼. 여기서 돌아보면 정말 끝이야....혼자 남겨진 박수혁은 고개를 푹 숙였다. 언제부터일까? 항상 냉정하고 이성적인 박수혁이 소은정 앞에서만큼은 한없이 작아지고 감성적으로 변해 버리는 박수혁이었다.이대로 정말 소은정을 영원히 놓치면 어쩌나 걱정되고 두려웠지만 마음 속에 자리잡은 일말의 자존심 때문에 차마 소은정에게 털어놓을 수조차 없었다.그렇게 한참동안 박수혁은 소은정이 떠난 호텔방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다음 날.이른 아침 일어난 소은정은 커튼을 열어젖히고 화창 아침 날씨를 만끽했다. 따뜻한 햇살, 푸른 나무 사이를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새들을 느끼니 마음마저 산뜻해지는 기분이었다.기지개를 켠 소은정은 준비를 마친 뒤 바로 회사로 향했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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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변명은 사절이야

SC그룹, 접견실.창백한 안색으로 소파에 앉아있는 홍하얀은 불안한 표정으로 손톱을 물어뜯었다.아직 대외적으로 해고 공지를 발표하지 않았으니 다시 돌이킬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홍해일은 그녀를 SC그룹에 심어넣기 위해 꽤 많은 심혈을 기울였었다. 그런데 그녀가 모든 걸 망쳐버렸다는 걸 안다면...홍하얀은 거세게 고개를 저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할 수도, 아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사생아란 꼬리표를 달고 평생을 살아오다 겨우 인생 역전의 동아줄이 내려왔다 생각했다.그런데 그 동아줄을 제대로 잡기도 전에 이렇게 다시 벼랑끝으로 떨어진 위기라니...“홍하얀 씨.”우연준의 목소리에 홍하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대표님께서는 오후에 회의 일정이 2개나 잡혀있어 홍하얀 씨와 만날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하시네요. 죄송합니다. 이만 돌아가주세요.”우연준이 친절하지만 단호한 말투로 최후통첩을 내렸다.그의 말에 시한부 통보라도 받은 듯 비틀거리던 홍하얀이 창백해진 얼굴로 물었다.“도대체... 왜 갑자기 절 해고하신 거죠?”어제 박수혁에게 무시 당하고 모욕을 당했을 때도 이렇게 불안하진 않았다. SC그룹에 남아있는 한 기회는 또 생길 거라 믿었다. 절대, 절대 이대로 쫓겨날 수 없어.홍하얀의 질문에 우연준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그건 홍하얀 씨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요? 왜 갑자기 이렇게 잘리게 됐는지 말이죠.”소은정이 이렇게까지 할 때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 우연준은 믿었다. 그러니 소은정 대신 이 거머리 같은 여자를 처리하는 수밖에.우연준의 말에 홍하얀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렸다.설마 어제 있었던 일을 벌써 알게 된 걸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입술을 깨물던 홍하얀이 다시 애원했다.“대표님을 직접 만나게 해주세요. 제가 직접 해명하고 싶어요. 혹시 제가 잘못한 게 있다면 진심으로 반성하고 고칠게요.”SC그룹에 남아있을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처럼 비굴한 홍하얀의 모습에도 우연준은 흔들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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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비참한 운명

밝은 햇살이 홍하얀의 추잡한 마음을 비추는 것 같아 얼굴이 화끈거렸다.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까지 홍하얀은 영혼이 나간 사람처럼 멍하니 화단 앞을 지켰다.어떻게 하면 소은정을 밀어내고 박수혁을 유혹할 수 있을까며칠내내 그녀가 수도 없이 생각했던 문제였다.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소은정이 그녀에게 어떤 벌을 내릴지도 미리 예측해 보았었다.화를 낼까? 아니면 때리기라도 할까?하지만 소은정은 얼굴 한번 비추지 않고 그녀를 내쳐버렸다. 그녀 같은 사람은 만나줄 가치 조차 없다는 듯말이다.애초에 나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던 거야...SC그룹에 날 들인 것도... 박수혁에게 다가가게 내버려둔 것도... 전부 그래서였어...이때 그녀가 그렇게도 만나길 바랐던 소은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보디가드와 비서들, 그리고 각 부서들의 담당자들이 그녀에게 업무 보고를 하고 있었다.소은정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빛에는 아부와 존경, 그리고 조금의 두려움까지 담겨있었다.저렇게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기분, 주인공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기분은 어떨까?홍하얀은 평생 경험조차 하지 못한 일이라 상상조차 가지 않았다.한낱 사생아에서 신분을 인정받아 본가로 들어가긴 했지만 그녀의 뼛속깊이 새겨진 비굴함과 이기심은 당당한 소은정 옆에서 너무나 비루하게 비춰질 뿐이었다.어떻게든 소은정을 만나기 위해 지금까지 기다리긴 했지만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홍하얀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어차피 아무리 애원해도 소은정은 그녀를 다시 받아주지 않을 테고 결국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되어 더 비참해질 뿐이겠지.한참을 망설이던 홍하얀은 뭔가 결심한 듯 자리를 떴다.태한그룹.이한석은 박수혁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요즘 표정도 안 좋으신데다 부하 직원들에게까지 더 가차없어진 걸 보면 연애 사업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게 분명했다.각 부서 담당자들이 잔뜩 풀이 죽은 채 하나둘씩 박태한의 사무실을 나서고 이한석이 들어갔다.“대표님, SC그룹에서 오늘 직원 한 명을 해고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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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너 때문에

홍씨 저택.정원에 들어선 홍하얀은 홍경영의 차를 발견하고 입술을 깨물었다.홍경영이 본가로 돌아올 때면 온 집안 사람들이 그녀를 맞이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는 게 관례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달리 쥐 죽은 듯 조용한 분위기에 홍하얀은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다.과연 홍하얀이 문을 열자마자 유리 재떨이가 그녀를 향해 날아왔다. 문에 부딪혀 산산조각 난 유리조각이 홍하얀의 흰 얼굴에 상처를 냈다.창백한 얼굴로 고개를 든 홍하얀의 시야에 홍해일, 홍경영 두 부녀가 눈에 들어왔다. 잔뜩 굳은 두 사람의 표정을 본 순간 홍하얀은 눈을 질끈 감았다.결국 이렇게 된느구나.“여기가 어디라고 다시 기어들어와! 박수혁을 꼬시라고 했더니 이런 사고를 쳐!”홍경영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소리쳤다.“재벌 2세 한 명 꼬셔서 팔자 고치려는 게 네 꿈 아니었니? 너희 엄마가 어떻게 하는지 옆에서 보고 못 배웠나 봐?”홍경영은 대외적으로는 친절하고 너그러운 성격이었지만 이복동생인 그녀에게만큼은 잔인할만큼 차가웠다.홍경영의 말에 홍하얀은 충격을 받은 듯 멍하니 홍해일을 바라보았다.하지만 홍해일도 결코 그녀의 편은 아니었다.생물학적 아버지란 이유로 그녀를 들이긴 했지만 홍하얀의 존재는 홍해일 인생의 오점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인지 홍경영이 그녀를 어떻게 괴롭히는지 알고 있음에도 이를 묵인해 왔었다.이 집안에서 그녀의 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홍하얀은 한 마디 변명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푹 숙일 뿐이었다.불안과 공포가 발끝부터 온몸을 휘감았다. 태한그룹에서 쫓겨난 걸 벌써 알게 된 걸까? 설마 그녀가 한 짓들 모두 알게 된 걸까?묵묵부답인 홍하얀의 모습에 홍경영이 다가와 그녀의 머리채를 낚아챘다.“어디서 벙어리인 척 입을 꾹 다물고 있어.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비천한 사생아 주제에! 너 같은 건 존재 자체가 죄악이야.”표독스러운 얼굴로 악담을 뱉은 홍경영이 홍하얀을 거세게 밀치고 홍하얀은 그대로 바닥에 털썩 넘어지고 만다.하늘이 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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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너 때문에

말을 하면 할 수록 화가 치미는지 홍경영은 다시 다가가 홍하얀의 뺨을 날렸다.“너 때문에 나까지 얼굴 다 팔렸다고! 너 같은 걸 동생이라고... 네가 이러고도 우리 집안 사람이야?”워낙 좁은 사교계 바닥에서 소은정이 홍경그룹의 홍하얀을 내쳤다는 소식은 이미 퍼질대로 퍼진 상태였다. 그 덕분에 이복동생인 그녀까지 덩달아 웃음거리가 된 걸 생각하니 홍경영은 화가 치밀었다.홍경영에게 맞은 뺨이 화끈거렸지만 그것보다 홍하얀을 더 아프게 하는 건 모욕감과 수치심이었다.소은정,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던 거야? 그리고 소은정의 복수는 처절하도록 차가웠다. 차라리 그녀를 때리고 욕했다면 이 정도로 비참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소은정은 홍경그룹 전체를 타깃으로 잡았다.홍하얀 따위는 그녀가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소은정의 말 한 마디면 그녀는 물론 홍하얀의 유일한 희망인 홍경그룹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듯 말이다.한편, 바닥에 쓰러진 채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홍하얀을 바라보는 홍경영은 주먹을 꽉 쥐었다.네 엄마란 여자도 저 갸련한 얼굴로 화목했던 그녀의 가정을 파탄냈었지.짝!다시 한번 홍하얀의 뺨을 날린 홍경영이 물었다.“말해!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냐고!”이렇게 된 이상 더 숨길 수 없다는 걸 깨달은 홍하얀은 모든 걸 털어놓을 수밖에 없었다.SC그룹.소은정이 영업부 부장의 보고를 듣고 있던 그때, 우연준이 노크와 함께 사무실로 들어왔다.“대표님.”고개를 끄덕인 소은정이 부장을 바라보자 부장이 눈치껏 자리를 비켜주었다.“홍경그룹 홍해일 대표가 직접 연락을 주었습니다. 홍하얀 씨가 저지른 짓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군요. 프로젝트에 대한 얘기도 다시 나누고 싶고요.”우연준의 말에 소은정이 웃음을 터트렸다.저번에 만날 때까지만 해도 태한그룹을 등에 업은 채 소은정 따위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굴더니 웬만큼 급했나 보다.그깟 프로젝트 하나 빼앗았다고 대표가 직접 나선다라... 웃기네.“아니요. 앞으로 홍경그룹과의 협력은 없다고 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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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아빠가 도와줄게

SC그룹 근처 고급 자동차 안.마이크의 양옆에 앉은 아주머니와 보디가드가 간식을 기다리는 유치원 학생처럼 정자세로 앉아있다.그리고 조수석에는 전동하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아주머니도, 보디가드도 평소라면 마이크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적극적으로 해줬을 테지만 전동하가 앞에 있으니 조심스레 숨만 내쉴 뿐이었다.이때 마이크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아빠, 내리라고요. 예쁜 누나랑 단둘이 데이트하기로 했거든요! 제3자는 빠지라고요!”마이크는 자신의 의견을 더 강력히 피력하려는 듯 어깨에 손까지 올린 채 씩씩거렸다.반면 아이패드로 메일을 확인하던 전동하가 고개를 들었다.“아빠도 좀 끼자. 은정 씨랑 일적으로 할 말도 있고. 어차피 식사만 하는 자리잖아.”“안 된다니까요!”마이크가 입을 삐죽 내밀고 소리쳤다.예쁜 누나랑 단둘이 데이트할 기회가 흔한 줄 알아! 그게 아빠라도 안 돼! 절대로!마이크가 고집을 꺾지 않자 전동하가 묘한 미소를 지었다.“아빠가 안 가면 박수혁 대표가 갑자기 끼어들 수도 있는데?”아빠의 말에 마이크가 미간을 찌푸렸다.“그것도 안 돼요!”아빠보다 능글맞은 아저씨가 100배는 더 싫었으니까.전동하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너 혼자서 박수혁 대표를 상대할 수 있겠어? 그리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잖아. 우리는 한 가족이니까 아빠랑 예쁜 누나 사이가 좋아져야 마이크랑도 더 친해지지 않을까?”아빠의 말에 한참을 생각하던 마이크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하긴, 아저씨보다는 아빠랑 먹는 게 나을지도. 하지만...“그런데 아빠. 예쁜 누나랑 내가 친하게 지내는 건 아빠랑 전혀 상관없는데요?”마이크의 반박에 전동하의 미소가 어색하게 굳었다.마이크의 양옆에 앉은 아주머니와 보디가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도련님이 똘똘해서 다행이야. 저녁 내내 대표님이랑 같이 있는 건 싫다고!“아빠는 열심히 일이나 해요. 그래요 나랑 미래의 와이프, 그러니까 예쁜 누나는 아빠 유산으로 살아야 한단 말이에요.”이런! 아들 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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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아빠가 도와줄게

마이크가 끊임없이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아쉽게도 소은정의 머릿속에는 닿지 않은 모양이다.“괜찮죠, 당연히.”결국 전동하까지 자리에 끼게 되자 실망한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짓던 마이크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호랑아!”방금 전 불쾌함은 까맣게 잊어버린 듯 마이크는 소호랑을 와락 껴안았다.잠시 후, 레스토랑 앞에 차가 도착하고 마이크는 신비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누나, 아빠 먼저 들어가요. 난 조금 있다가 들어갈 거니까.”또 무슨 귀여운 짓을 꾸미나 싶어 피식 미소를 짓던 전동하와 소은정이 먼저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레스토랑 전체를 빌린 듯 내부에는 두 사람 말고 다른 손님은 보이지 않았고 그들을 위한 테이블에는 분위기 있는 촛불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전동하는 젠틀하게 소은정을 위해 의자를 빼주었고 자리에 앉은 소은정은 레스토랑 주위를 둘러보았다.잠시 후, 커다란 상자에 커다란 국화 꽃다발을 든 마이크가 레스토랑으로 들어왔다.커다란 국화 꽃다발을 본 소은정과 전동하의 표정이 묘하게 변했다.괜히 따라왔다 싶어 주위를 둘러보던 전동하는 왠지 불안한 예감에 휩싸였다.촛불, 선물, 그리고 꽃다발...설마 프러포즈라도 하려는 건가?아들의 입에서 또 무슨 폭탄 같은 말이 튀어나올까 전동하가 전전긍긍하던 그때, 마이크가 짧은 다리로 뛰어오더니 하얀 꽃다발을 소은정에게 건네며 말했다.“예쁜 누나, 이 국화꽃처럼 영원히 예쁘길 바랄게요!” 두둥!순간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전동하는 아무것도 못 본 척 고개를 돌렸다.윽, 저게 내 아들일 리가 없어!당황스러운 마음에 어색한 미소만 짓던 소은정은 잠깐 멈칫하다 결국 꽃다발을 받아들었다.아직 아이니까... 모를 수도 있지.“고마워, 마이크.”하지만 말과 달리 촛불 저편으로 꽃다발을 치워버렸다.하지만 두 어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이크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이건 선물이에요! 예쁜 누나만을 위한 특별한 사진이죠!”상자를 연 소은정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저번에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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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화목한 가족

하, 이 꼬마 자식, 몇 번 놀아줬더니 날 가짜 호랑이라고 말해?소호랑이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꼬리를 탕탕 내리쳤다.소호랑의 반박에 마이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테이블에 놓인 쿠키를 소호랑에게 건넸다.“진짜라고? 그럼 이거 먹어봐!”소호랑은 마이크의 손길을 피하러 애썼지만 결국 다시 마이크에게 잡히고 입까지 반쯤 벌려지고 말았다.내가 힘이 조금만 더 셌어도...“안 먹어! 그래, 나 가짜 호랑이다. 됐냐!”밀림의 왕인 내가 어쩌다 저런 꼬마한테...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겨우 마이크의 품에서 벗어난 소호랑은 부르르 몸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고 원망 섞인 눈빛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엄마, 얼른 저 꼬마 자식을 혼내란 말이야!하지만 소은정은 그런 소호랑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식사에 집중할 뿐이엇다.괜찮다고 말하긴 했지만 전동하와 함께 식사를 하려니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특히 마이크와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며 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전동하의 눈빛에 마음은 더 불편해졌지만 애써 무시할 수밖에 없엇다.그렇게 묘한 분위기에서 식사를 마치고 소은정은 전동하의 차에 앉아 집으로 향했다.소은정 아파트 앞, 어느새 잠이 든 마이크의 볼을 살짝 어루만진 뒤 소은정은 소호랑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마이크가 준비한 선물 상자를 들고 차에서 내린 전동하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죄송합니다. 마이크가 흰 국화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요.”“아니에요. 모르고 한 일인데요 뭐.”“다음에... 장미를 준비한다면 더 기쁘게 받아주실 건가요?”장미? 그건 연인들 사이에나 주는 꽃이잖아.전동하의 말에 담긴 뜻을 눈치챈 소은정이 담담한 얼굴로 대답했다.“전 선인장이 더 좋아서요.”온몸에 가시를 두른 채,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선인장...소은정의 대답에 전동하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네, 알겠습니다. 제가 취향 맞추는 거 하나는 잘하거든요.”한편, 박수혁의 저택박수혁이 집문을 들어서자 허스키가 헐레벌떡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목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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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꾀병

한편, 집에 도착하자마자 오한진의 전화를 받은 소은정은 부랴부랴 다시 집을 나섰다. 박수혁이 절뚝거리는 모습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밀려드는 그녀였다. 그런데 그 다리 때문에 다른 사고가 생긴 거라면... 그래서 평생 장애라도 남는다면 평생 갚지 못할 마음의 빚을 지게 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최성문이 운전대를 잡고 20분 남짓 되는 거리를 소은정은 10분만에 달려왔다.소은정이 저택으로 들어서자 오한진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달려나왔다.“은정 대표님, 큰일났습니다. 아까 계단에서 넘어지시더니 지금은 열이 펄펄 끓고 계세요. 어떡하죠?”오한진의 말에 소은정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했다.“병원에 연락은 했어요?”소은정의 질문에 살짝 당황하던 오한진이 바로 대답했다.“연... 연락은 했는데 박 교수님이 오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좀 좀 지체될 것 같답니다.”오한진의 설명에 소은정은 바로 박수혁의 방으로 향했다. 창백한 안색에 이마에 땀방울까지 맺힌 걸 보니 정말 아픈 게 분명해 보였다.박수혁의 곁을 지키는 허스키는 이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목발을 물어뜯으며 놀고 있었다.그냥 넘어진 거라면서... 왜...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은정 대표님, 어떡해요! 은정 대표님, 저희 대표님이 은정 대표님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아시죠. 제발 곁에 있어주세요.”오한진이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소은정이 손을 뻗어 박수혁의 이마를 짚으려던 그때, 박수혁의 큰 손이 갸녀린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눈을 뜬 박수혁의 깊은 눈동자는 평소와 달리 막연하게 흔들리고 있었다.“은정아, 아직은 내가 걱정되는 거지? 맞지?”잔뜩 쉰 박수혁의 목소리에는 기대감이 묻어있었다.아픈 사람이 힘은 왜 이렇게 센지.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손목을 떨쳐낼 수 없자 소은정은 체념한 듯 대답했다.“다리, 나 때문에 다친 거잖아.”그제야 박수혁의 창백한 안색에 혈기가 돌기 시작했다.“그래. 그래도 좋으니까 내 옆에 있어줘.”다시 눈을 감은 박수혁은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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