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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변명은 사절이야

SC그룹, 접견실.

창백한 안색으로 소파에 앉아있는 홍하얀은 불안한 표정으로 손톱을 물어뜯었다.

아직 대외적으로 해고 공지를 발표하지 않았으니 다시 돌이킬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홍해일은 그녀를 SC그룹에 심어넣기 위해 꽤 많은 심혈을 기울였었다. 그런데 그녀가 모든 걸 망쳐버렸다는 걸 안다면...

홍하얀은 거세게 고개를 저었다.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생각할 수도, 아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사생아란 꼬리표를 달고 평생을 살아오다 겨우 인생 역전의 동아줄이 내려왔다 생각했다.

그런데 그 동아줄을 제대로 잡기도 전에 이렇게 다시 벼랑끝으로 떨어진 위기라니...

“홍하얀 씨.”

우연준의 목소리에 홍하얀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대표님께서는 오후에 회의 일정이 2개나 잡혀있어 홍하얀 씨와 만날 시간이 없을 것 같다고 하시네요. 죄송합니다. 이만 돌아가주세요.”

우연준이 친절하지만 단호한 말투로 최후통첩을 내렸다.

그의 말에 시한부 통보라도 받은 듯 비틀거리던 홍하얀이 창백해진 얼굴로 물었다.

“도대체... 왜 갑자기 절 해고하신 거죠?”

어제 박수혁에게 무시 당하고 모욕을 당했을 때도 이렇게 불안하진 않았다. SC그룹에 남아있는 한 기회는 또 생길 거라 믿었다.

절대, 절대 이대로 쫓겨날 수 없어.

홍하얀의 질문에 우연준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그건 홍하얀 씨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요? 왜 갑자기 이렇게 잘리게 됐는지 말이죠.”

소은정이 이렇게까지 할 때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 우연준은 믿었다. 그러니 소은정 대신 이 거머리 같은 여자를 처리하는 수밖에.

우연준의 말에 홍하얀의 눈동자가 급격히 흔들렸다.

설마 어제 있었던 일을 벌써 알게 된 걸까? 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입술을 깨물던 홍하얀이 다시 애원했다.

“대표님을 직접 만나게 해주세요. 제가 직접 해명하고 싶어요. 혹시 제가 잘못한 게 있다면 진심으로 반성하고 고칠게요.”

SC그룹에 남아있을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을 것처럼 비굴한 홍하얀의 모습에도 우연준은 흔들리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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