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421 - 챕터 2430

2631 챕터

제2421화 고통스러운 사람

여기서 심강열을 만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듣는 바로는 아주 짧은 시간 내에 중서부 시장 점유율을 완성한 데다가 비즈니스 판도까지 확장시켜 많은 사람들에게 위기감을 가져다주었다고 했다.그가 자신의 모든 정력을 사업에 쏟아부었다고 소은정과 전동하가 언급한 적이 있다.한유라가 없는 심강열은 앞으로 돈은 많지만 외로운 노인네가 될 것이다.하지만 언젠가는 한유라를 잊고 돈도 있고 외롭지도 않은 노인네가 될지도 모른다.어쨌든 모두가 그를 존중할 것이고, 가능한 도와줄 것이다.그들은 모두 한유라와 가까운 사람들이지만, 유독 심강열만이 한유라가 떠난 후의 끝없는 고통을 떠맡았다.그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면서 한유라가 출장간 것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심강열은 그렇게 할 수 없다.특히 전동하 사건을 겪은 소은정은 가슴이 찢어지는 그런 아픔을 잘 알고 있었다.사람이 통째로 껍질 한 층이 벗겨지는 것보다 백배 더 고통스러우며 인생의 아찔함은 한참을 지나야 비로소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니, 어쩌면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전동하는 심강열을 쳐다보았다. 확실히 살도 많이 빠졌고 거의 뼈만 남은 채 버텨내고 있었다.지난번 김하늘 생일 때는 그래도 건강하고 정상적이었다. 비록 룸 구석에 앉아서 말이 없었다지만.전동하는 한숨이 나왔다. 위로의 말이 입가까지 나왔지만 뱉을 수가 없다.그런 말을 많이 들었을 것이고, 게다가 더 이상 말해도 소용없을 것 같았으니까.하지만 심강열의 눈썹과 눈 사이는 매서움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씁쓸함이나 고통은 없었는데 마치도 필연에 가까운 초탈과도 흡사했다.그는 긴 바지와 반팔을 입고, 여기에 서서,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곳을 보고 있었다. 뭔가와 결별하는 괴리감이 있는 것처럼.이는 전동하로 하여금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만들었다.전동하의 말을 듣고 그는 그저 웃었을 뿐, 눈에는 아무런 감정도 없었다.“참 이런 우연이 있다니요. 얼마전까지 일도 힘들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의사 선생님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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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2화 목숨이 달린 문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전동하는 그녀의 기분이 별로임을 잘 알고 있었다. 두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소파에 앉아 껴안고 바깥 경치만 보았다.사실 소은정은 심강열을 보는 순간 기뻤다. 그가 빠져나오려고 시도했다는 자체에.하지만 뼈만 앙상하게 남은 그를 보자 순간 당황했다.그래서 저녁에 바비큐로 다 같이 즐기자고 제안했던 거다. 그가 혼자 있는 것보다 낫을 것 같아서.어느 순간, 그녀는 심강열의 몸에 배인 적막을 이해할 수 있었다.인생에 대한 아무런 희망 없이 그저 전력을 다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사랑하는 사람이 이젠 곁에 없고, 하물며 그의 눈앞에서 처참하게 죽었다. 그래서 그가 지금 아무렇지 않은 듯 숨을 쉬어도 그게 다 말할 수 없는 고통들이었다.저녁 무렵, 노을빛이 약간 차가웠다.광선이 두꺼운 구름을 뚫고 틴들 효과를 형성하였는데 매우 아름답고 부드러우며 장관이었다.그 환경에서 바비큐를 준비하고 있었다.전동하와 소은정은 옷을 갈아입고서야 느릿느릿 내려갔다.새봄이가 심강열을 둘러싸고 서성거렸다. 심강열이 옥수수를 굽고 있었고, 향이 벌써 진동했다. 그도 캐주얼한 옷으로 갈아입었는데 바람이 불어 부풀어 오를 만큼 옷이 헐렁하다.바깥에서 찬바람이 들어오자, 소은해가 다가가 창문을 닫았다.밑에서 좀 냄새가 났지만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범위였다.심강열의 얼굴에 웃음기가 더해졌고 김하늘이 옆에서 거들다가 소은정과 전동하가 내려오는 것을 보고 다가와 말을 건넸다.“두 신령께서 드디어 내려오셨네요. 얼른 와서 도와줘요. 은정아 주방에서 소스 좀 가져올래?”“그래.”낮은 포니테일을 하고 있는 소은정이 소매를 걷어 올렸다. 그녀의 표정이 한결 부드러워졌고 눈매에는 투명하고 부드러움이 배어 있었다.소스를 가져오자, 김하늘은 다급하게 심강열이 구워 놓은 것의 일부를 꺼내 양념을 뿌리고는 나머지에는 소스를 묻혔다.심강열의 손에 있던 옥수수에는 케첩을 바른 뒤 옆에서 고분고분 기다리고 있던 새봄이에게 건넸다.새봄이가 좋아하며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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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3화 위기감

소은정이 웃었다.“당신이 취한 줄로만 알고 술주정 부리는 걸 보려고 했는데?”전동하가 눈을 내리깔고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눈을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안 취했어요. 술 취한 남자 시중, 내가 당신한테 시킬리가요.”점잖은 그녀가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되지.소은정이 돌아서서 막 무슨 말을 하려던 찰나, 약간 핏발이 서려있는 그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은 것을 발견했다.약간 멈칫하던 소은정이 손을 뻗어 그의 눈썹을 쓰다듬었다.“왜 그래요?”전동하는 그윽한 그녀의 눈빛이 암담한 것을 발견하고 얇은 입술을 일직선으로 오므렸다.“아니요. 고생했어요. 쉴까요?”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이때 전동하는 침대 위의 눈부신 녹색을 보고 갑자기 얼굴색이 갈색으로 변했다.소은정은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고 빨래를 들고 세면장으로 갔다.“나 씼을게요.”전동하가 입술을 오므렸다.“이 색상은......”소은정이 뒤돌아서 힐끗 보더니 말을 내뱉었다.“색상이 왜요? 마음에 안 들어요?”“네, 마음에 안 드네요.”전동하의 눈빛이 약간 그윽해졌다.생각해보니 오늘 김하늘이 물었던 질문에 그녀가 아직까지 답하지 않은 것 같다.진짜 질린 건가?전동하는 갑자기 속이 벌컥 뒤집히면서 마음이 복잡한 나머지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소은정은 입에서 나오는 대로 한마디 던졌다.“마음에 안 들어도 참아요. 내가 엄청 어렵게 바꾼 건데.”이불 색깔에 대해 그렇게 까다로운 건 예전에도 없었던 일이다!전동하는 입을 벌렸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소은정은 이미 샤워하러 들어갔다.전동하가 혼자 나가더니 새로운 이불 세트 하나를 찾아왔다. 진홍색의 이불 세트.얼마나 경사스러운 색상인가.그들이 결혼할 때 덮었던 이불이랑 너무 똑같았다!전동하는 아주 만족스러웠다.그리고 그는 탁자 위의 물 한 잔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얼마 지나지 않아 나오면서 머리를 닦고 있던 소은정이 침대 위의 변화를 보고 깜짝 놀라했다.“뭐죠?”너무나도 눈을 자극하는 빨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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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4화 내려놓을 수 없다

다행히 전동하가 옆에 있었고 그가 그녀를 덥석 안고 지나갔다.“내가 도와줄게요.”어젯밤의 일로 미안한 전동하는 그녀를 더더욱 세심하게 배려해 주었다. 칫솔까지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래서 곁에서 맴돌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다 씻은 소은정이 나왔고 소은정은 그제야 정신이 좀 드는 것 같았다.그러나 전동하가 고른 옷을 보고 잠깐 멈칫했다.아주 무난한 목폴라 롱스커트였다.스키타러 왔는데 치마를 입는다고?그녀는 전동하를 바라보았다.전동하가 코를 만졌다.“아마 오늘 스키 탈 힘이 없을 것 같은데, 여기서 나랑 같이 불 쬐는 게 어때요?”소은정은 그럴 수밖에 없었다.아쉽게도 하루를 그냥 낭비하게 되었다.그러나 옷을 갈아입은 후, 그녀는 갑자기 전동하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었다.스키장에서 씩씩한 자신을 전동하가 부러워하는 게 틀림없다!두 사람이 내려갈 때, 새봄이와 문준서는 벌써 아침을 먹고 있었다.한 바퀴 놀러 나간 소은해와 김하늘도 돌아왔다.그런데 심강열이 보이지 않았다.새봄이와 문준서는 모닝키스를 한 후 코치님과 놀러 나갔다.심강열은 점심이 다 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소은정은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녀가 전화를 해도 아무도 받지 않았고 그렇다고 경솔하게 문을 두드리는 것 또한 실례라고 그녀는 생각했다.그래서 도우미한테 밥 먹으러 나오라는 말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도우미가 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왔다.“아가씨, 방 문을 두드려 보았는데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소은정과 전동하가 서로를 마주 보았다.소은정이 당황했다.전동하가 그녀의 손을 잡고 달랬다.“우선 급해 말아요. 스키장 사장님한테 연락해서 문을 열어달라고 해요. 분명 방 키가 있을 거예요.”소은정이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을 꺼냈다.어른인 심강열을 그들이 이렇게 걱정하고 심지어 그의 행방까지 간섭할 필요까지는 없었다.오거나 가거나 본인 자유니까.하지만 심강열의 지금 상태가 혼자 있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소은정은 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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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5화 송별

한유라는 평생 평범하고 무능하며, 교만하고 자만하며, 능력이 모자라나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하지만 그녀는 배움을 통해 심강열과 같은 높이에 서기를 바랐다.감정에 있어서 그녀는 독실한 신도가 아니며 줄곧 즐거운 태도를 유지했다.하지만 마지막 순간은 아니었다. 그녀는 진심을 전해주었고 심강열의 마음도 가져갔다.만약 그녀가 안다면, 슬퍼하지 않을까?그녀가 목숨을 걸고 지켜준 남자는 그녀를 잊지 못하고 그녀를 찾으러 갔으니.심강열이 널 지켜주러 갔어, 한유라. 그의 이런 용기는 그들을 부끄럽게 하고 가슴 아프게 했다.먼 길도 마다않고 스위스에 온 게, 자신을 치유하려는 거였을까? 아니면 끝내고 싶었던 거였을까?소은정은 더 이상 생각을 계속할 수 없었다. 가슴에 무수한 가시가 찔린 듯이 숨이 막혔다.소은해가 두 사람을 잡고 아무 말도 없이 원래 왔던 방향으로 돌아갔다.따라온 사람들이 심강열을 들것에 들었다. 그들은 이렇게 한창인 청년이 무엇 때문에 이런 짓을 했는지 잘 알지 못했다.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허황되고 천박한 사랑 때문에?남들이 보기에는 안타깝기만 했다.시간이 모든 것을 치유할 수 있는 약이라는데 왜 헤어 나올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았을까?하지만 소은정은 잘 알고 있었다. 그 사람은 헤어나올 수 없다는 것을.그가 그런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생각은 치명적인 흡인력을 가진 것처럼 그를 차근차근 그 길로 유인했을 것이다.그녀가 헤어나올 수 있었던 것은 전동하가 돌아왔기때문이다.만약 전동하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언젠가는 이 나무 밑에 앉아 있는 사람이 어쩌면 그 자신이 될지도 몰랐다.그래서 그녀는 심강열의 선택이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고통이 온몸을 덮칠 때 사실 반격할 힘도, 심지어 자신의 몸을 지배할 힘도 사라진다.다만 밀물처럼 밀려오다가 다시 바래지기를 기다릴 수 밖에.그런 느낌은 고통스럽지만 중독될 수도 있었다.이 일을 알게 된 전동하는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며 말을 하지 않았다.소은정과 관련된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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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6화 좋은 날들

소은정은 손을 내밀어 새봄이를 껴안았다. 목이 메어왔다.“우리 새봄이, 많은 사람들이 널 사랑해!”“당연하지!”“심강열 아저씨 아직도 기억해?”“심강열 오빠!”“너한테 선물 하나 남겨두셨단다.”“구워주신 옥수수가 맛있었어. 내가 크면 옥수수 구워드릴 거야!”새봄이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소은정은 가슴이 아프고 안색이 창백해졌다.위층에서 내려오던 전동하가 이 광경을 보고 안색이 변했다.그가 다가와서 그녀의 어깨를 껴안았다.“어디 불편해요? 우리 병원 갈까요?”소은정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의 어깨에 기댔다.“아니요, 요 며칠 제대로 쉬지 못해서 그래요. 이틀 지나면 괜찮아질 거예요.”그 말에 전동하가 한숨을 쉬었다.그녀가 괴로워하는 것은 알지만 위로의 말은 너무 가식적인 것 같아서 할 수 없었다.그래서 조용히 옆에 같이 있어줬다.전동하는 또 새봄이와 문준서를 소 씨 저택으로 보냈다.소은정을 데리고 나가 기분전환을 하려는 타산이었다.어디 가서 기분전환하지?너무 멀면 안 된다. 수중에 일이 너무 많이 쌓여있으니까.그래서 와인바를 선택하게 되었다.와인바에 서있는 소은정은 약간 멍한 기분이 들었다.그 안의 소란스러움이 마치 자신과는 다른 세상인 것처럼 느껴졌다.이 분위기에 때론 녹아들기도 하고 때론 관심없기도 했다.전동하가 그녀를 끌고 시끌벅적한 자리를 찾아 앉았다.남유주가 다가와 빙그레 웃으면 그들과 인사했다.“오랜만이네요?”소은정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동안 일이 좀 있었어요.”남유주가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많이 야위였네요. 하지만 괜찮아요, 엉망인 날들은 다 지나갈 거니까. 나 봐요, 애초에 그렇게 엉망이었지만 다 넘겨왔잖아요. 이 세상엔 넘기지 못할 고비는 없어요!”그녀의 몸에서 뚝심이 느껴졌으며 과거의 소은정과 너무 겹쳐보였다.수없이 실패하고도 일어날 수 있도록 지탱해 줄 수 있는 그런 용기가 보였다.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남유주가 곁눈질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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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7화 고질병이 도지다

잠시 공기가 얼어붙은 것만 같았다.살을 에이는 것처럼 차가웠다.구경하려고 했던 두 사람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전동하마저 거북할 정도였다. 갑자기 박수혁한테 동정심이 느껴졌다.박수혁의 얼굴빛이 어두워서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그의 온몸에 짙은 한기가 감도는 것을 느낄 수 있을 뿐.그 음침한 모습이 사람을 두렵게 만들었다.남유주 또한 자신이 말실수를 한 것을 느끼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원만하게 수습하려고 애썼다.그런데 박수혁이 침울한 눈빛으로 그녀를 한 번 쏘아보고는 밖으로 나가버렸다.그 순간, 남유주는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혹시 잘못 본 것이 아닐까.남자의 눈시울이 빨개져 있었다. 운 것 같았다.......순간 그가 너무 가엽게 느껴졌다.그녀는 입구에서 사라진 그를 보다가 소은정과 전동하를 쳐다보았다.갑자기 마음이 불편해졌다.“미안해요 은정 씨, 은정 씨와 전 대표님을 말하려던 게 아닌데.”전동하가 손사래를 치며 조금도 개의치 않음을 표시했다.그래도 그 정도의 매너는 있었다.소은정이 웃었다.“괜찮아요. 다만 박 대표가 충격받은 것 같던데. 혹시 예전에 박 대표에게 미움을 샀나요?”눈치 빠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었다. 박수혁의 자존심이 꺾였다는걸.남유주가 한숨을 내쉬었다.“미움을 샀다기보다는 좀 신세 진 게 있거든요. 에이, 지금 찾아가서 사과할게요!”그녀는 더 지체하면 박수혁이 내일 자신의 와인바를 문 닫게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어쨌든 박수혁처럼 돈 있고 빽있는 사람들은 그들을 밟아 죽이는 게 개미 한 마리 죽이는 것만큼 쉬우니까.소은정이 전동하를 쳐다보며 자기 생각을 고민하듯이 털어놓았다.“박수혁의 고질병이 또 도졌네요.”“어떤 고질병이요?”“잘난 체하는 거요.”소은정의 말이 끝나자 전동하가 아주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들이 방금 나눈 짧은 대화 몇 마디로, 한 명은 오해를 하고 있었고, 다른 한 명은 오해를 받고 싶지 않다는 것을 기본적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남유주는 오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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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8화 기다려서 파티하다

박시준의 생일파티는 박수혁이 제안해서 다시 하는 것이었다.그에게 이 소식을 말했을 때, 박시준은 눈에 띄게 좋아했다.파티 장소는 아주 큰 별장으로 선택했다.그것 또한 박수혁의 부동산이었다.그는 박시준에게 친구들을 초대하라고 했다. 몇 명이든 상관없이.박시준이 제일 먼저 초대한 사람이 소지혁이고 그 다음이 남유주였다.나머지 사람들은 이한석이 알아서 초대했다.다음날, 남유주는 박수혁의 통지를 기다리면 될 줄 알았다.그래서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정리를 했고 와인 입출고 수량도 확인하고 장부까지 맞췄다.남유주는 이번 달 이윤이 뜻밖에도 지난달의 두 배라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자신이 장사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이 추세라면 그녀가 곧 지점도 열 수 있을 것이다.점심때가 되었는데도 휴대폰은 조용하기만 했다. 그래서 그녀는 친구와 샤브샤브 먹으러 갔다.남유주는 이런 삶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과거의 지옥 모드가 드디어 끝났다.오후 3시반, 박수혁으로부터 전화가 왔고 그녀가 전화를 받았다.박수혁이 빗발치듯 그녀에게 질문해댔다.“왜 아직도 안 오는 겁니까. 다들 도착했는데, 참 비싸게 노네. 모두가 그쪽이 올때까지 기다리라는 겁니까?”남유주는 온몸이 굳어지며 멍해졌다.“나한테 주소가 어디라고 알려주지 않았잖아요.”상대방이 한참 침묵했다.그러다가 말을 내뱉는데 어투가 여전히 좋지 않았다.“물어보면 되지 않습니까?”남유주는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젠장 가고 싶지 않아.무슨 개같은 남자가 이렇게 억지로 우겨대?그녀는 이를 악물었다.“입이 없어서 물을 줄 몰라요.”그러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항상 머리보다 행동이 빨랐다.화가 난 박수혁의 얼굴색이 검게 변했다.그녀는 가지 않기로 결심을 굳혔다. 어쨌든 자신은 그냥 손님일 뿐, 그것도 별로 중요한 손님도 아니니까.그녀를 기다리느라 파티를 시작하지도 못했다고? 그녀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라고 일부러 그런 말을 했을 게 분명했다. 그녀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박수혁은 일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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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9화 바보가 아니다

박수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는 건 아주 좋은 신호였다.박수혁은 바깥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의미심장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자신의 덤덤함을 감추었다.박수혁과 오정민이 웃으면서 말하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의외로 부러워했다.오정민도 이런 부러운 시선을 받으니 조금 우쭐해졌다.며칠 전의 어두운 그림자를 쓸어버리고 마침내 상류사회로 돌아간 기분이었다.박수혁이 다른 사람과 일 얘기를 할때, 많은 사람들이 오정민을 둘러쌌다.“오정민 씨, 박 대표님께서 오정민 씨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 같은데요?”“그러게요, 듣자니 오경 그룹 사건을 박 대표님께서 도와서 해결했다면서요?”“오정민 씨, 언제면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는 거죠?”모두가 치켜세워주자 오정민은 마음이 들떴다.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떠들썩하죠?”뒤늦게 성미려가 사람들이 오정민을 둘러싸고 비위를 맞추는 모습을 발견한 것이다.그녀는 주위를 한 바퀴 쭉 휘둘러보더니 얼굴에 적당한 옅은 미소를 띠었다. 타고난 기세부터, 돈만 있고 속없는 엄친딸들과는 달랐다.다들 얼마 전에 성미려와 박수혁이 가까워졌음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지금 말한다면 입장이 난처하게 될 것 같아서 다들 입을 다물고 있었다.그러나 항상 예외는 있는 법이다. 입 관리를 잘 못하는 몇몇 사람들 중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이렇게 많은 여자들한테 눈길 한번 안 주시던 박 대표께서 유독 오정민 씨한테만은 다르게 대하셨거든요. 어쩌면 박 대표 사모님 자리가 결정된 것 같네요!”오정민이 고개를 숙이고 겸연쩍게 웃었다.“아직 확실하지도 않는데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오해할 수도 있으니까!”모두들 참지 못하고 웃었다.성미려의 표정이 약간 굳었으나 곧 침착해졌다.“그래요? 오경 그룹 사건, 설마 해결되었나요?”오정민이 잠깐 어리둥절하더니 급히 성미려를 한쪽으로 끌고 갔다.파산할 뻔한 오경 그룹 사건을 발설하는 건 그다지 보기 좋은 일은 아니니까.오정민이 낮은 소리가 입을 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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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0화 산사태

남유주는 조심성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고귀한 상류층 여자들의 가식도 없었다.그녀의 입은 언제나 머리보다 빨랐다.박수혁은 속으로 생각했다. 그가 알고 있는 여자들 중에서 남유주는 산사태와도 같은 존재라고.순진하고 미련하다.하지만 그는 말을 내뱉지 않았다. 만약 그녀가 이 평가를 들었다면 아마도 이 자리에서 그의 얼굴에 술을 뿌렸을 거니까.그런 생각에 박수혁은 가슴이 철렁해났다. 더 크게 내다볼 필요가 있었다.그는 인내심을 가지고 진지하게 조언했다.“위층에 드레스가 있으니, 가서 갈아입어요.”이것은 아무나 다 받을 수 있는 대우가 아니었다.그녀 자신이 남의 입에 오르내릴까 봐 두려운 것이지 결코 그녀가 싫어서가 아니었다.그녀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을 줄 알았다면, 이한석에게 그녀를 데리고 직접 가서 드레스를 고르라고 했을 것이다.이런 자리에서 그녀의 분장은 다소 말이 되지 않았다.남유주는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하다는 듯이 그를 쳐다보았다.“다른 사람이 입던 드레스는 안 입어요.”“입어본 사람 없습니다.”브랜드 측에서 보내온 것인데 여주인이 없더라도 그들은 개의치 않고 매번 옷을 보내왔다.태한 그룹이 일년 내내 고객 관계 유지에 쓰는 돈은, 그들이 가장 좋은 물건을 보내오기에 충분했다.얼마나 많은 생각이 남유주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는지 모른다. 그녀가 말을 내뱉었다.“입어본 사람이 없다고요? 그럼 직접 소장하신 거네요. 그런 취향도 있었어요?”그녀의 말이 끝나자 한순간 분위기가 싸늘해졌다.박수혁이 한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는 이를 악물고 그녀를 욕하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돌아섰다.남유주:“......”자신이 미인 선발 대회에 온 것도 아니고, 자신의 울타리가 아닌 곳에 끼어들 관심도 없었다. 굳이 고귀한 드레스를 입고 어둡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감추면서 태평한 것처럼 꾸밀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설령 그녀가 가장 비싼 옷을 입었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그녀를 우러러보는 것도 아니니까.참 개소리다!손에 잡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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