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2291 - Chapter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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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1화 자상함

최나영은 같은 처지의 사람으로서 그에게 친근감을 느꼈다.그녀는 불구가 된 다리를 끌고 그를 따라갔다.더 이상 모델을 할 수 없게 된 그녀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학벌도, 재능도 없이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모델 업계에 끌려온 그녀는 한때는 그래도 잘나가는 모델이었다.하지만 점차 인기가 사그라들었다.그녀는 서구적인 이목구비로 해외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국내에서 그리 인기 있는 모델은 아니었다.게다가 그녀는 국내에 우호적이지 않은 브랜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국내 팬들의 공분을 샀다.그러다 보니 국내에서 그녀의 이미지는 끝없이 추락했다.이 업계에서 그녀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은 많고도 많았다.계속 이 업계에 남는다고 해도 그녀가 다시 재기할 기회는 없었다.얼마 전에 얼굴 복원 수술을 받은 전동하는 표정이 자연스럽지 않았다.그는 차가운 얼굴로 그녀에게 따라다니지 말라고 말했지만 최나영은 그의 뒤만 졸졸 쫓아다녔다.그녀가 불쌍해 보였던 건지, 전동하는 사람을 시켜 그녀에게 의족을 선물했다.퇴원하던 날, 최나영은 귀국하고 싶다고 말했다.전동하는 별다른 말없이 그녀를 따라 귀국했다.그와 함께한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그녀는 전동하가 사실은 겉으로 보는 것처럼 매정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한걸음 더 다가서려고 하면 그는 마음을 굳게 닫아버리고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그들이 처음 이곳에 S 레스토랑을 개업했을 때, 그녀는 그에게 S의 의미에 대해 물은 적 있었다.그는 아내의 이니셜이라고 답했다.그 말을 들은 최나영은 머리에 찬물을 끼얹은 기분이었다.‘유부남이었구나….’장애인으로서 동질감을 느껴서인지 그녀는 가족들에게서 멀리 떨어지려는 전동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서 멀리 있는 그의 아내에 비하면 자신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장애인이 된 남편을 버린 사람인데 그에게 미래를 줄 수 있을까?하지만 소은정이 처음 레스토랑을 방문했을 때, 최나영은 넋을 잃은 전동하의 표정을 봤다.그는 긴장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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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2화 충고

입꼬리가 귀에 걸렸던 송지학은 그 말을 듣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자상 같은 소리하네!’불만을 표현하기 위해 송지학은 차에서 내린 뒤, 새봄이만 안고 안으로 들어갔다.뒤에 남은 준서는 짧은 다리로 다급히 그들을 쫓아갔다.소은정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터뜨리며 문준서의 손을 잡아주었다.그리고 그 모습은 그들을 지켜보던 누군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다.근처에 미팅이 있어 나왔던 박수혁은 화기애애한 그 모습을 보고 씁쓸한 마음을 감출 길 없었다.그는 신경질적으로 송지학을 노려보았다.아이들에게 접근을 허용하는 걸 보면 보통관계는 아닌 것 같았다.멀리서 보면 마치 가족처럼 평화로운 모습이었다.“박 대표님, 들어가시죠.”옆에 있던 고객사 직원이 그를 안으로 안내했다.박수혁은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길게 심호흡한 뒤, 감정을 추슬렀다.“죄송하지만 제가 급한 일이 있어서 다음에 다시 얘기하시죠.”그는 상대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S레스토랑으로 다가갔다.한편, 새봄이는 기대에 찬 표정으로 메뉴판을 바라보며 환호를 질렀다.“엄마, 정말 우리 이거 먹어? 정말이야?”소은정은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옆에 있던 송지학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도 막 군침이 도네요. 대표님, 이따가 저녁에도 제가 집까지 모셔다드릴까요?”소은정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좋죠!”어차피 혼자서 이 장난꾸러기들을 감당하기 버거웠다.그녀는 항상 앉던 자리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아이들은 생각보다 얌전했다.최나영이 다가와서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어서오세요, 은정 씨.”소은정은 고개를 끄덕인 뒤, 웃으며 말했다.“오늘은 애들 데리고 와서 좀 떠들썩할 텐데 다른 손님들 방해는 하지 않도록 주의할게요.”최나영은 웃으며 아이들을 바라보다가 새봄이를 보고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얼굴이 너무 닮아 있었다.그녀는 다시 시선을 거두고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어차피 지금은 손님도 별로 없고….”그러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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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3화 그가 아니면 의미 없어

송지학은 얄밉게 눈썹을 치켜올리고는 소은정에게 고개를 돌렸다.소은정이 그에게 말했다.“가서 새봄이랑 준서 좀 보고 있을래요?”송지학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그는 일부러 박수혁의 염장을 질렀다.송지학이 떠나고 자리에는 두 사람만 남았다.박수혁은 짜증스럽게 송지학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말했다.“싼 티가 너무 나는데 어디 업소에서 돈 주고 데려왔어?”소은정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아무리 차분한 사람이라고 해도 억지로 시비를 걸어오는 사람에게는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여긴 공공장소였고 그녀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 싫었다.그녀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나고 있었다.“박수혁, 그만 좀 해. 내가 누구랑 같이 밥을 먹든 그건 내 자유야!”박수혁은 기가 차다는 듯이 웃었다.“자유?”그는 광기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다가 손을 뻗어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소은정, 난 너한테 충분히 자유를 줬다고 생각해. 어차피 전동하는 안 돌아올 테니까 너도 이만 포기하고 운명을 받아들여.”박수혁의 눈가에 살기가 스쳤다.과거의 그는 전동하에게 완전히 패배하고 물러났다. 그는 자신이 포기하는 게 그녀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전동하가 사라진 지금 그녀가 다른 남자와 가족처럼 화기애애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자 배알이 뒤틀렸다.그럼 매번 잘해보겠다고 다가갔다가 거절당한 나는 뭐지?서운함, 답답함, 질투, 온갖 감정이 모여 그의 이성을 집어삼켰다.그는 언젠가 그녀가 자신을 바라봐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지?언제까지 그는 뒤에서 그녀가 다른 남자와 손 잡고 웃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하지?그럴 수는 없었다.소은정은 그의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힘에 부쳤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지금 뭐 하자는 거지?”그는 냉소를 지으며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더 이상 착한 사람 흉내는 사양이었다.전동하처럼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자를 연기하고 싶었으나, 그는 결국 박수혁이었다.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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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4화 아빠 안녕

레스토랑을 나서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쓸었다.조금 전, 그는 웬 얼굴만 번지르르한 놈이 소은정 옆에 있는 꼴을 보고 이성을 잃었다.그런데 전동하를 본 순간, 모든 걸 내려놓았다.그가 아무리 그녀에게 집착하고 다가가려고 해도 전동하가 나타난 이상 그 누구에게도 기회가 안 돌아갈 것이다.레스토랑 내부에도 정적이 흘렀다.1분이 1년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다.최나영은 직원들을 밖으로 물렸다.전동하는 뚫어지게 소은정의 옆모습을 바라보았다. 무슨 말을 건네야 할 것 같은데 아무런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녀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그녀 역시 무방비한 상태로 있다가 큰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그는 어떻게 장애인이 된 자신의 상황을 해명해야 할지 막막했다.앞으로 어쩌면 그녀를 안아줄 수도 없는데 그녀는 어떤 눈으로 그를 바라볼까?복잡한 감정에 목이 메었다.이때, 새봄이와 준서가 재잘거리며 밖으로 나왔다.멀리서 아빠를 알아본 새봄이가 준서의 손을 놓고 전동하에게 뛰어왔다.아이는 전처럼 아빠가 자신을 안아줄 줄 알았다.“아빠, 아빠….”새봄이는 눈을 반짝이며 아빠를 바라봤다.하지만 자신에게 달려온 아이를 전동하는 당황한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었다.그는 소은정에게 시선을 돌렸다.소은정은 그를 보고 있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고 밖으로 나갔다.뒤따라온 송지학도 당황했다.“대표님!”“이제 그만 돌아가요.”“네….”송지학은 고개를 돌려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새봄이는 잔뜩 흥분해서 전동하에게 매달렸지만 전동하의 온 신경은 소은정에게 향해 있었다.그는 뒤따라가려다가 침통한 표정으로 걸음을 멈추었다.그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건 이런 그를 다시 보고 싶지 않다는 의미가 아닐까?이런 생각이 들자 그는 발바닥이 땅에 붙은 것처럼 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새봄이가 그의 바지가랑이를 잡아당겼다.“아빠, 왜 새봄이가 왔는데 안 안아줘? 새봄이는 아빠가 너무 보고 싶었어. 그런데 아빠 얼굴이 또 변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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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5화 안 돌아가

이런 압박감은 박수혁에게서 느꼈던 것과는 달랐다.박수혁의 분노는 자신에 대한 우월감, 그리고 타인을 무시하는 그런 성격 때문에 생긴 분노였다.하지만 전동하는 달랐다. 그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상대방에게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느끼게 했다.태생이 귀티 나는 사람. 그게 전동하였다.송지학은 그의 앞에 서면 저도 모르게 위축되는 자신을 발견했다.박수혁처럼 감정만 앞세워서 일단 저지르고 보는 사람이랑은 완전히 달랐다.송지학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다가가서 새봄이와 준서의 손을 잡았다.“저는 해야 할 일을 하는 것뿐입니다. 다음에 봐요.”말을 마친 그는 뒤돌아서려다가 다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전동하를 바라봤다.“저기… 저와 소 대표님 사이는 오해하실 필요 없어요. 저는 형 인맥으로 SC에 인턴으로 입사했어요. 저는 절대 대표님 애인이 아닙니다!”그는 전동하에게 오해 받기 싫었다.그 말을 들은 전동하는 한결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그럼 수고하세요.”말을 마친 그는 새봄이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안녕, 새봄아.”새봄이는 아쉬움이 그득한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잘 있어, 아빠.”“잘 있어요, 양아빠.”준서도 같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전동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점차 웃음을 거두었다.행복은 분명 앞에 있는데 그는 손을 뻗어 잡을 수 없었다.이런 느낌에 그는 다시 한번 좌절감을 맛봤다.그는 그들의 뒷모습이 사라진 뒤에야 휘청거리듯 걸음을 뗐다.최나영은 달려와서 지팡이를 그에게 건넸다.“사장님….”전동하는 지팡이를 잡고 길게 심호흡한 뒤, 조용이 뒤돌아서서 계단으로 향했다.최나영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분명 모든 걸 가졌는데 눈앞의 아내에게 다가가서 말조차 건넬 수 없는 그의 처지가 안타까웠다.그 여자가 말없이 떠난 뒤로 전동하는 괴로움에 몸서리치고 있었다.한편, 차로 돌아온 소은정은 멍한 차창을 통해 입구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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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6화 그를 찾아가다

충전기를 연결한 뒤, 그녀는 도망치듯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일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았다.그녀는 간단히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소은정은 정신과에서 처방 받은 약을 먹은 뒤, 다시 자리에 누웠다.그녀는 지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분명 서로를 사랑하는 두 사람인데 둘 사이에 무언가 커다란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송지학은 틀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들은 지금 전혀 부부 같지 않았다.그들 사이에는 분명 문제가 생겼다.이게 이상했다.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팔뚝을 바라보았다. 자해하고 싶은 충동이 느껴졌다.팔뚝에는 칼로 그었던 자국이 남아 있었다.그래서 최근에는 긴팔만 입고 다녔다.여름이 아니라 다행이었다.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았다.다음날.전날 아빠를 만나서 기분이 좋았던 새봄이는 늦잠을 자지 않고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다. 아이는 눈 뜨자마자 전동하에게 가겠다고 고집을 부렸다.소은정은 그런 딸을 어르고 달래서 겨우 학교에 보냈다.“내일 토요일이잖아. 내일은 네가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해. 하지만 오늘은 학교에 가야 해. 새봄이 억지 안 부리기로 엄마랑 약속했잖아.”새봄이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아빠를 보러 가겠다는 아이의 결심은 확고했다.소은정마저 아이에게 속았다.그녀는 직접 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회사로 돌아갔다.하지만 엄마가 떠나자마자 아이들은 학교에서 빠져 나왔다.학교 담벼락에 구멍이라도 있는 건가?한편 회의를 마치고 나온 소은정은 구석에서 무언가 의논하고 있는 우연준과 윤이한을 보았다.윤이한을 보자마자 소은정은 그 사람이 떠올랐다.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사무실로 들어갔다.우연준과 윤이한도 뒤를 따랐다.“대표님, 윤 비서님께서 전인그룹에 대해 보고할 게 있다고 하네요. 대표님이 결정을 해주셔야 할 일이 좀 있어서요.”윤이한은 서류를 공손히 소은정에게 건넸다.소은정은 서류를 받으며 그의 안색을 살폈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는 눈치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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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7화 재회

윤이한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전동하가 그걸 모를 리 없었다.그는 지팡이를 짚고 불편한 걸음걸이로 다가오는 전동하를 보고 웃음을 거두었다.다리가 왜 저러지?전동하는 여전히 무감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직원 유니폼을 입은 여자가 그 모습을 보고 급히 그에게 다가갔다.“사장님.”전동하는 싸늘한 시선으로 그녀를 힐끗 보고는 고개를 돌렸다.직원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한번 바라보고 뒤로 물러섰다.윤이한은 그제야 왜 소은정이 전동하가 살아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전혀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는지 알 것 같았다.무거운 정적이 흘렀다.아래층으로 내려온 전동하는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고는 구석진 곳으로 향했다.“따라와요.”윤이한은 급히 그 뒤를 따라갔다.그는 불편해 보이는 전동하의 뒷모습을 보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그에게서는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침울하고 무기력한 모습이 보였다.윤이한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전동하는 정원을 내다볼 수 있는 창가에 위치한 자리에 앉았다. 윤이한은 여전히 자리에 서서 착잡한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전동하가 손짓하며 말했다.“앉아요.”자리에 앉은 윤이한이 물었다.“대표님, 언제 돌아오셨어요? 저는 대표님이….”전동하가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끊었다.“내가 죽은 줄 알았어요?”윤이한은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모두가 그렇게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사모님은 대표님이 돌아가셨을 리 없다고 항상 말씀하셨거든요.”전동하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윤이한은 아까 봤던 그 직원이 떠올랐다.전동하와 주고받던 그 눈빛을 보면 보통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그는 소은정이 안쓰럽고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대표님이 이러시면 안 되죠.’가장의 책임을 말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소은정은 그를 위해 많은 희생을 했다. 그걸 안다면 당연히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게 옳지 않을까?아까 본 직원은 몸매는 꽤 봐줄만 했지만 그냥 평범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여자에게 전동하를 빼앗긴 소은정은 어떤 심정일까?윤이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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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8화 가세요

전동하는 우울증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심장이 짓이기는 것처럼 아팠다.윤이한이 말했다.“저도 우 비서한테 들은 거라 자세한 상황은 몰라요. 사모님 혼자 정기적으로 정신과 방문한다고 하더라고요.”“담당 의사가 누군지 알아보세요.”전동하가 담담히 말했다.“네.”윤이한은 다시 기분이 좋아졌다.그가 소은정에게 신경 쓰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그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윤이한을 보낸 뒤, 전동하는 의자에 앉아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최나영은 그에게 다가가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사장님, 들어가서 쉬세요. 여기서 잠들면 감기 걸려요.”전동하는 인상을 쓰며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최나영 씨, 이제 떠나도 좋다고 말한 것 같은데요.”최나영은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며 그에게 말했다.“제가 뭘 또 잘못했나요? 사장님, 저 오갈데 없어요. 귀국해도 마땅히 일할데도 없고요. 이 다리로 어딜 가서 일자리를 구하겠어요.”그녀는 울먹이며 매달렸지만 전동하의 표정은 단호했다.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국내는 장애인 복지가 좋다고 들었어요. 필요하면 내가 일자리를 알아봐 줄 수도 있어요.”최나영은 얼굴이 파랗게 질리고 입술을 덜덜 떨었다.“저는… 제가 장애인이라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아요. 사람들이 저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것도 싫어요. 제가 더 열심히 할게요, 사장님.”그녀는 같은 장애인으로써 전동하도 자신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거라 생각했다.전동하는 피곤한 듯, 이마를 짚더니 짜증스럽게 말했다.“이 가게 처음부터 오래할 생각은 없었어요. 그러니까 나영 씨도 더 늦기 전에 일자리를 구해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사장님이 어딜 가든 저는 따라갈게요. 사장님은 제 목숨을 구해주신 은인이세요. 평생 사장님 말만 따를 거에요!”최나영은 당황하면서도 하고 싶은 말을 또박또박 했다.전동하는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며 말했다.“최나영 씨, 난 고용인도 필요하지 않고 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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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9화 사탕 사줘

“아닙니다. 주소를 제대로 찾아와서 다행이네요. 애들이 거리에서 위험하게 택시를 잡고 있길래 경찰서에 데려가려다가 아이들이 아버님이랑 연락하고 가는 거라고 해서 데려왔어요.”택시기사는 쑥스러운 얼굴로 말했다.전동하는 표정을 풀고 지갑에서 오만 원권 지폐를 몇 장 꺼내 그에게 건넸다.“어쨌든 감사합니다.”택시기사는 지폐 한 장만 주머니에 넣고 나머지를 그에게 도로 건넸다.“이렇게 많이는 필요 없어요. 5만원이면 충분합니다.”말을 마친 그는 바로 걸음을 돌렸다.택시기사를 보낸 뒤, 전동하는 진지한 표정으로 새봄이와 문준서를 바라봤다.문준서는 잘못을 알고 얌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하지만 새봄이는 잘못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아빠 만나서 좋다고 그에게 매달렸다.아이는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아빠, 우리 정말 똑똑하지 않아?”전동하는 잠시 침묵하다가 자세를 숙이고 새봄이를 안으며 말했다.“앞으로는 그러지 마.”그는 문준서를 바라보며 정색해서 말했다.“만약 너희들이 만난 택시기사가 나쁜 사람이었으면 어땠을 것 같아?”문준서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사실 아침에 양엄마도 절대 땡땡이 치지 말라고 당부하셨는데 새봄이가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고 해서….”전동하는 움찔하며 착잡한 표정으로 딸을 바라보았다.“앞으로는 그러지 마. 준서 너도 동생이 억지 부릴 때 다 들어줄 필요는 없어. 계속 애 오냐오냐 하면 지혁이한테 맡길 거야.”문준서는 새봄이의 무리한 요구에도 절대 거절하는 법을 몰랐다.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되면 새봄이에게도 좋을 거 하나 없었다.문준서는 고개를 들고 정색하며 말했다.“제가 잘못했어요. 앞으로는 그러지 않을게요.”새봄이는 불만스럽게 입을 삐죽 내밀었다.“아빠가 너무 보고 싶어서 수업에 집중할 수 없었단 말이야.”전동하는 화가 사르르 풀렸지만 정색하며 말했다.“학교 끝나고 와도 되잖아. 주말에 아빠한테 전화하면 바로 데리러 갔을 거야. 엄마는 너 여기 온 것도 모르시는데 너 사라졌다고 걱정할 사람들이 수두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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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0화 사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김하늘은 먼저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그녀는 약간 수상함을 느끼고 있었다.비슷한 규모의 다른 레스토랑에 비해 인테리어가 아주 화려했다.“어서 오세요. 몇 분이시죠?”“두 명이요.”“이쪽으로 오세요.”직원의 안내를 따라 안쪽으로 들어가자 익숙한 얼굴들이 보였다.한편 최나영은 멀리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는 전동하를 바라보았다.전동하는 사랑스럽게 생긴 여자아이가 원하는 건 거의 다 들어주고 있었고 아이한테 말할 때면 목소리조차 부드럽게 바뀌었다.부모의 예쁜 곳만 빼다 닮은 새봄이는 정말 미치게 사랑스러웠다.크고 맑은 눈동자와 긴 속눈썹, 그리고 웃을 때 생기는 보조개까지 어디 하나 안 예쁜 구석이 없었다.전동하의 재활 시간이 다가왔다. 그의 방에는 해외에서 가져온 재활 기구들이 있었는데 매일 40분에서 한 시간씩 재활 운동을 하고 있었다.하지만 오늘은 뜻하지 않게 새봄이와 준서가 찾아와서 시간이 지체되었다. 그가 점점 지쳐갈 때쯤, 참다못한 최나영이 다가가서 애들 봐줄 테니 다녀오라고 말했다.전동하는 한참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애들한테 뭘 해줄 필요는 없어요. 그냥 놀다가 다치지 않게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면 돼요.”최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전동하는 새봄이의 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아빠 갔다 올 테니까 여기서 놀고 있어.”새봄이는 분수대에 있는 관상어에 정신이 팔려 흔쾌히 수락했다.문준서도 옆에서 가슴을 치며 말했다.“양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잖아요!”전동하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힘겹게 몸을 일으켜 절뚝거리며 방으로 향했다.최나영은 다가가서 아이들에게 말을 걸었지만 놀이에 빠진 아이들은 응대해 주지 않았다.최나영은 전동하의 딸과 가깝게 지내고 싶었다.그녀는 그와 관련된 모든 것에 관심이 갔다.“아가, 나가서 놀래?”만약 오늘 애들한테서 좋은 평가를 듣는다면 전동하가 자신을 쫓아내지 않을 수도 있었다.문준서가 정색하며 말했다.“서빙 이모, 아빠는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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