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재벌이 되었다: Chapter 1291 - Chapter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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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1화 지나친 훌륭함

소은정까지 고개를 끄덕이자 소은호는 미간을 찌푸렸다.“전 회장이 한국에 들어왔는데 우리가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우리는 그렇다 치고 지금 미국에 있는 박수혁도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야. 박수혁 쪽에서도 분명 전 회장을 주시하고 있을 텐데 그 감시망을 뚫었단 말이지. 전인국 회장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대단한 사람 같아. 그 화재도... 전 회장이 낸 거야.”소은정의 설명에 소은호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전기섭이 왜 그 지경이 된 건지 알게 된 거겠지. 이번 기회에 널 죽이고 싶었던 모양인데... 무사해서 다행이야.”소은호의 눈동자에 섬뜩한 살기가 번뜩이고 소은정 쪽의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았다.마음이 불편한 건 소은정 역시 마찬가지였다.전기섭을 그렇게 만든 게 그녀라는 걸 언젠가 들키게 될 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고 앞으로 이어질 전 회장의 복수가 두려운 것도 아니었지만 왠지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어쨌든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겠어.몇 초동안의 정적을 깬 건 소은호였다.“최 팀장한테 한시도 네 곁에서 떨어지지 말라고 해야겠어.”소찬식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소은정은 딱히 상관은 없었지만 최성문이 옆에 있으면 마음이 더 편한 건 사실이니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내 걱정은 말고 S시 프로젝트나 제대로 처리해 줘. 재점검도 대충 끝났으니까 2기 공사 시작해도 될 거야. 시간이 지연되면 우리 쪽 손실만 늘어나니까. 그리고 여론도 지금 많이 좋아지지 않았어? 내가 인질로 잡혀서 협박당하는 모습, 기자들도 봤을 테니까. 설마 그게 연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소은정의 질문에 소은호가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 지금 여론은 널 동정하는 쪽으로 돌아갔으니까. 상대 편에서 이렇게 나온다는 건 우리 건물에 문제가 없다는 걸 의미하겠지? 입주자들 불만도 쏙 들어갔고. 오히려 환경부 쪽 사람들이 먼저 물어보더라. 재점검은 그냥 이쯤에서 접는 게 어떻겠냐고.”생각지 못한 수확에 소은정이 눈썹을 치켜세웠다.“그래. 그럼 이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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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2화 마음 정리

하지만 소은정은 또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다.박수혁은 그렇다 치고 전동하에게서 문자 하나 도착하지 않았다니.그럴 사람이 아닌데... 할일이 많다고 하더니 아직 일하는 중인가?잠시 후, 샤워까지 마친 소은정은 여전히 잠잠한 휴대폰 액정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잠들었나? 모르겠다. 문자나 보내둬야지.“난 이만 잘게요. 굿나잇.”그리고 문자 전송 뒤 약 2초만에 전동하에게서 답장이 도착했다.“좋은 꿈 꿔요, 은정 씨.”더없이 평범한 문자였지만 왠지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에 소은정은 한참 동안이나 그의 글귀를 바라보았다.다음 날 아침, 소은정은 눈을 뜨자마자 우연준에게 전화를 걸었고 약 1시간 뒤, 우연준은 전인그룹의 최신 자료를 잔뜩 든 채 저택을 방문했다.두 사람이 서재로 들어가고...손님이 왔으니 당연하다는 듯 차와 간식을 내가려던 집사를 불러 세운 소찬식이 고개를 저었다.“지금은 일 얘기 중일 테니까 차는 조금 있다가 내가.”이에 집사가 실망스럽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아가씨는 숙제하실 때 뭐든 씹을 게 있어야 집중이 더 잘 되신다고 하셨는데...”“아직도 우리 은정이가 여고생인 줄 알아?”“알겠습니다. 그럼 이건 은해 도련님께 드리도록 하죠.”...한편, 서재.소은정은 의미심장한 표정과 함께 커다란 모니터 세 개로 전인그룹의 자료를 훑어보고 있다.이때 우연준이 기획안 몇 개를 건넸다.“전인그룹이 비교적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입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미국에서도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주가 변화 그래프를 훑어보던 소은정이 피식 미소를 지었다.모르는 사람이 보기엔 정상적인 등락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소은정의 눈을 속일 순 없었다.아주 교묘한 방법으로 개미들 돈을 쏙쏙 빨아먹고 있었네...“대충 보니까 2년 정도가 주기인 것 같은데 우리는 그때까지 못 기다려요. 1주 뒤면 크리스마스던가요? 전인그룹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크겠죠? 그때, 전기섭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는 뉴스를 흘리는 게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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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재수없는 건 너

잔뜩 곤두선 소호랑의 털가닥들이 거절의 의사를 확실히 표현하고 있었다.그 푼수데기... 난 싫다고!“으이그, 너도 은근 츤데레라니까.”싱긋 미소를 짓던 소은정이 1층으로 내려가던 그때, 전화기가 울렸다.“여보세요?”소은정의 목소리에 한참을 침묵하던 상대방이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오랜만이네요, 소은정 씨.”예상치 못한 목소리에 흠칫하던 소은정의 입가에 곧 묘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살짝 올라간 입꼬리와 달리 감정 하나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가 소은정의 기분을 말해 주고 있었다.“전 회장님?”“그래요. 전인국입니다. 몸은 좀 어떠십니까?”묘한 비아냥거림이 담긴 전인국의 말투에 소은정은 기가 막혔다.왜? 내가 아직 살아있어서 아쉬운가 보지?“네, 별문제 없어요. 회장님 덕분에 액땜 제대로 했으니 앞으로 몇십 년은 사건, 사고 없이 무사히 살 수 있을 것 같네요.”그녀의 가벼운 말투에 전인국은 화가 난 듯 또 한동안 침묵을 이어갔다.“소은정 씨, 집안 세력만 믿고 나대다간 큰 코 다칩니다. 집안에서는 몰라도 밖에서는 얌전히 다니라고 아버님께서 안 가르쳐주셨나 보죠?”살짝 쉰 그의 목소리에서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꾹꾹 누르는 게 그대로 느껴졌다.협박을 하시겠다?차갑게 미소와 함께 소은정이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글쎄요. 제 아버님께서는 다른 사람이 먼저 공격해 왔을 때 절대 참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전 회장님이야말로... 아들 교육 제대로 못 시키신 것 같은데요? 아무리 봐도 전기섭 회장... 인성이 말이 아니던데요?”“...”약 1분 동안 정적이 감돌고 전화를 끊은 게 아닌가 의심이 갈 무렵, 전인국의 목소리가 다시 울려 퍼졌다.“너 뭐라고 그랬어?”얼음장처럼 차가운 그의 목소리에도 소은정은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다시 한번 말씀드릴까요?”“누구한테서 들었어? 전동하 그 자식이 말한 거야?”“글쎄요? 전기섭 대표가 직접 떠벌린 걸 수도 있잖아요?”전동하를 끌어들일 수 없단 생각에 소은정은 어색하게 말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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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4화 들어올 때는 네 마음대로일지 몰라도 나갈 때는 아니란다

잔뜩 풀이 죽은 그의 모습에 소은해는 전동하를 향해 이렇게 비웃기도 했다.“은정이 얘, 설마 이제 질린 건 아니겠지? 아니, 그렇잖아. 아무리 연 끊고 산다지만 어쨌든 전인국 그 인간 아들 아니야.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찜찜한 거지.”잔뜩 신난 소은해의 목소리에도 전동하는 묵묵부답이다. 하지만 다음 순간, 소은정은 소은해의 전화도 받지 않았고 의기양양한 그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전 대표, 은해 말 신경 쓰지 마. 은정이 일에 빠지면 내 전화도 안 받으니까. 그리고 요즘은 은호도 없으니까 힘들 거야.”소찬식의 위로에 전동하는 씁쓸한 미소와 함께 저택을 나섰다.1주일 뒤.주식 시장에 큰 파장이 일었다. 특히 미국 시장은 금융 위기가 일어난 게 아닐까 의심될 정도로 역대급 하락폭을 기록했다.다들 본전이라도 건지기 위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전부 매도했고 그 여파로 시장 상황은 더 안 좋아졌다.사건이 일어난 뒤 증권가에는 이번 주가 하락이 금융 시장을 조종하던 대가문에 큰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라는 찌라시가 돌기 시작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한 대기업은 시장에 헐값에 나온 주식들 중 대부분을 사들였다.그리고 다음 날 세계 종말이라도 맞이한 듯 끝도 없이 떨어지던 주가가 말 그대로 기사회생하기 시작했고 그제야 개미 투자자들은 이번 “재앙”의 목적을 눈치채게 되었다.개미들의 살을 깎아 자신들의 배를 채우려는 대기업의 음모라는 의혹이 터지고 네티즌 수사대는 바로 조사를 시작했고 곧 그 대기업의 정체가 전인그룹이었음이 밝혀졌다.그리고 그날 오후, 전인그룹 본사 건물 앞에 시위대들이 잔뜩 몰려들었다.게다가 미국은 한국과 달리 마트에서도 총기를 구입할 수 있는 나라, 이번 소동으로 거의 전재산을 잃은 사람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고 경찰까지 동원되었지만 시위 진압은 고착 상태에 빠졌고 전인그룹 직원들은 이틀 동안 꼼짝없이 회사 건물에 갇히고 말았다.당연한 일이겠지만 이 사건은 뉴스까지 타게 되었고 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전인국은 급히 다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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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5화 폐급 아들

솔직히 박수아는 소은정의 잔인한 수단에 잔뜩 겁을 먹은 상태였다.지금이야 전인국이라는 거대한 존재가 버티고 있으니 그녀에게는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그가 미국으로 돌아간다면 모든 분노를 그녀에게 쏟아내진 않을까 걱정이 앞섰다.하지만 양 회장에게까지 버림 받은 그녀에게 전인국은 어찌 보면 마지막 버팀목이나 마찬가지였으므로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없었다.“네.”잠시 후, 가장 빠른 항공편을 예약한 전인국이 공항에 발을 들이자마자 낯선 남자들이 그를 둘러쌌다.좋은 의도를 가지고 온 게 아니라는 걸 직감한 전인국의 얼굴에 경계심이 피어올랐다.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또각거리는 하이힐 소리와 함께 베이지 트렌치코트 차림의 소은정이 화사한 미소를 띤 채 그를 향해 다가왔다.아름다운 여자와 밝은 미소.남자는 물론이고 여자도 홀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매혹적인 미소였지만 전인국은 그 미소에서 두려움과 긴장을 느꼈다.아름답게 휘어져 있지만 그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 눈동자에 나름 파란만장하게 살아온 전인국도 섬뜩함을 지울 수 없었다.전인국의 뒤를 따르던 경호원들이 바로 그의 앞으로 다가가려 했지만 소은정 쪽 사람들이 한 발 먼저 그들의 움직임을 통제했다.한편, 전인국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이기 위해 공항으로 배웅까지 나온 박수아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두 눈을 질끈 감았다.내가 내 손으로 무덤을 팠구나...그녀를 발견한 소은정이 묘한 미소를 지었다.아, 하마터면 저 여자를 깜박할 뻔했잖아?“박수아 씨? 전 회장님과 함께 미국으로 들어가실 건가봐요?”창백하게 질린 얼굴의 박수아가 전인국의 눈치를 살폈다.나도 차라리 같이 출국하고 싶다고. 이대로 나 혼자 남으면 나만 당하게 되는 거잖아!하지만 전인국에게 박수아는 그저 대충 이용하다 버릴 장기말 정도에 불과했기에 모르는 척 고개를 돌렸다.아무 말도 하지 않는 전인국을 살짝 노려보던 박수아가 개미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아니요. 난 그냥 회장님 배웅하려고...”어차피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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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6화 함정인 줄 알면서

말을 마친 소은정은 전인국을 향해 손을 저었다.“그럼 즐거운 비행 되시길...”깐족대는 소은정의 모습에 전인국의 이마 핏줄이 터질 듯 부풀어올랐다.지금 당장이라도 그녀의 목을 잡아비틀고 싶었지만 경호원까지 제압당한 상황에서 자칫 잘못 움직였다간 당하는 건 그가 될 수도 있으니 치욕스러웠지만 후일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었다.“그래... 내가 널 너무 과소평가했나 보네. 그런데 말이야... 날 그렇게 증오하면서 동하와 잘 지낼 수 있겠어? 잊고 있나 본데 동하의 몸속에 흐르는 피 절반은 나한테서 온 거야.”힘으로 이길 수 없으니 유치한 방법이지만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진심으로 전동하와 소은정을 갈라놓고 싶은 것도 있었다.전동하, 소은정. 자본력도 탄탄하고 전씨 일가에 대한 증오까지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이 뭉친다면 그야말로 날개 돋친 호랑이와 다를 바가 없을 테니까.하지만 전인국의 도발에도 소은정은 피식 웃을 뿐이었다.“회장님, 지금 이 상황... 누가 봐도 제가 유리한데 왜 그냥 곱게 보내드리는지 아세요?”분명 부드러운 목소리임에도 왠지 모를 카리스마에 전인국을 비롯한 경호원들도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전인국의 표정이 묘하게 변하고 소은정이 말을 이어갔다.“맞아요. 동하 씨 때문이에요. 전 동하 씨가 대한민국에서 행복한 기억만 가져가길 바라거든요. 그러니까 동하 씨를 아들로 둔 걸 다행으로 생각하세요. 동하 씨와의 혈연 관계마저도 없었다면...”소은정은 말을 끝맺지 않았지만 그 빈자리에 들어갈 말이 어떤 것인지는 전인국은 물론 박수아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소은정의 모습에 박수아는 질투를 느낄 마음도 들지 않았다.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부디 소은정이 그녀에게 자비를 베풀길 바라는 것뿐이었다.저건... 배운다고 배울 수 있는 게 아니야. 따라한다고 따라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전인국이 핏발 선 눈동자로 소은정을 노려보았다.“동하가 평생 널 사랑할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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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7화 서프라이즈

사랑으로 키우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에게 칼을 들이밀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내가 잘못 생각했어... 소은정도... 전동하도... 내가 너무 과소평가했던 거야.전인국이 말 없이 돌아섰지만 소은정의 경호원들은 그의 앞을 막아서지 않았다.전인국이 탑승 게이트로 들어가는 걸 바라보던 소은정이 고개를 돌렸다.“여긴 어떻게...”하지만 소은정의 말이 채 끝나기 전에 전동하의 손이 그녀의 어깨에 닿았다.익숙한 차분한 향이 물씬 안겨오고 그의 차가운 입술이 소은정의 이마에 닿았다.순간 감전이라도 된 듯 흠칫하던 소은정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며칠 내내 차갑게 굳어있던 마음에 온기가 들어서고 방금 전까지 매서웠던 그녀의 표정이 저도 모르게 풀어졌다.하지만 다음 순간, 스튜어디스의 탑승 안내 알림이 울려 퍼지고 한발 뒤로 물러선 전동하가 깊은 눈으로 소은정을 바라보았다.“나도 이 비행기 타고 미국에 들어가봐야 해요. 돌아와서 다시 얘기해요.”“이렇게 급하게요?”소은정의 눈동자가 놀라움으로 흔들렸다.“은정 씨가 평생 외출도 편하게 못하는 거 난 못 봐요. 이 일 내가 알아서 해결할 테니까 은정 씨는 더 신경 쓰지 말아요. 안심해요. 다 잘 될 거니까.”전동하의 말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낀 소은정이 미간을 찌푸렸다.“동하 씨가 들어가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전씨 일가 사람들은 우리가 사귀는 거 다 알잖아요. 동하 씨가 가면 오히려 더 위험해질지도 몰라요.”걱정스러운 소은정의 말투에 싱긋 웃던 전동하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이 세상에 둘만 남은 듯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눈빛은 너무나도 애틋했고 영화속 주인공처럼 아름다운 광경에 박수아는 몰래 입술을 깨물었다.끼어들 틈 하나 보이지 않는 견고한 사이, 의심할 여지 하나 없는 뜨거운 사랑이 그대로 느껴지며 왠지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졌다.“난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내 손에 전인그룹을 망가트릴 카드가 있거든요. 쉽게 건드리진 못할 거예요.”잠깐 생각하던 소은정이 물었다.“혹시 주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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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8화 닮았어

선물?소은정이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지만 전동하는 마지막으로 웃어 보인 뒤 탑승 게이트로 걸음을 옮겼다.한 번 총에서 발사된 총알을 다시 집어넣을 수 없 듯 한 번 시작한 복수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법.일단 시작한 이상, 멈출 수도 멈추어서도 안 된다. 그 끝이 어떻든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생각을 정리한 소은정은 다시 표정을 가다듬고 고개를 돌렸다.그런 그녀의 시야에 여전히 방금 전 그 자리에 덩그러니 서 있는 박수아의 모습이 보였다.두 여자의 시선이 마주쳤지만 소은정의 기에 눌린 박수아는 어색하게 눈길을 돌려버렸다.겁 먹은 꼴 하고는...피식 웃던 소은정이 물었다.“박수아 씨, 같이 미국으로 들어가고 싶으면 내가 도와줄 수도 있어요.”소은정의 제안에 밀려드는 수치심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방금 전 두 사람의 닭살행각을 목격하고 바로 전동하의 뒤를 쫄래쫄래 쫓아갈 만큼 박수아는 뻔뻔하지 못했다.어차피... 시간은 많아. 소은정, 네가 언제까지 웃을 수 있을 것 같아?“아니에요. 전 회장님 배웅하러 온 거라.”고개를 푹 숙인 박수아가 공항을 나서려던 그때 그녀의 경호원들이 그 앞을 막아섰다.어느새 박수아의 앞으로 다가온 소은정이 눈을 가늘게 떠보였다.“그 기자가 다 자백한 거 알아요?”“자백이요? 그, 그래서요? 어차피 나는 모르는 사람이에요.”당당한 척 부정해 봐도 눈동자에 가득 담긴 당황스러움을 덮기엔 역부족이었다.“그래요?”“물론이죠. 아무 증거도 없이 함부로 사람 의심하지 마세요. 명예 훼손으로 고소하기 전에.”박수아는 기자가 아무리 자백을 했다 해도 그녀가 범인이라는 실질적인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잔뜩 긴장한 박수아의 모습에 소은정은 웃음을 터트렸다.“기자가 박수아 씨 이름을 말했다고는 안 했는데요? 긴장 풀어요.”박수아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던 그때 소은정이 말을 이어갔다.“기자 말로는 전부 박수아 씨가 인턴으로 있는 회사 대표이사 조석한이 시킨 짓이라던데요.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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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9화 무시당하는 중

내가 너무 방심했나...“제 얼굴 보기 싫으실 것 같아서 특별히 이코노미로 예약했습니다. 이제 골치 아픈 일 투성일 텐데 비행만큼은 편하게 하셔야 할 것 같아서요.”전동하의 비아냥거림에 전인국이 코웃음을 쳤다.“여자 때문에 천륜을 져버려? 그 감정이 언제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아?”하지만 전동하는 그의 질문에 대답할 가치도 없다는 듯 다른 쪽으로 말을 돌렸다.“전인국 회장님, 제 계산에 따르면 앞으로 1시간 안에 전인그룹이 제대로 된 해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그 뒤로 1분마다 1억씩 잃게 되실 겁니다.”가벼운 말투로 설명을 마친 전동하가 싱긋 웃었다.“아, 아시겠지만 제가 월가에서 좀 입김이 있는 편이서요. 도움 필요하시면 제 비서한테 연락해 보세요. 뭐, 아버지를 만날 일은 없겠지만.”아예 가지고 노는 듯한 말투에 전인국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전동하, 너 솔직히 말해. 이번 판 네가 짠 거냐?”“글쎄요... 제 사람을 먼저 건드린 건 아버지십니다.”일말의 변명 한 마디 없이 너무나 당당한 전동하의 표정에 전인국은 화가 나고 기가 막혔다.“그깟 여자 때문에 네 핏줄한테 칼을 뽑아? 성인이 될 때까지 먹여주고 재워준 은혜는 잊은 거냐? 짐승보다 못한 놈...”“핏줄이요? 아버지 핏줄은 전기섭이겠죠. 그 집에서 처음 들어간 날부터 제 발로 나오는 순간까지 전 항상 외부인이었어요. 아버지가 하셨던 건 양육이 아니라 사육이었다고요. 제가 자라는 데 큰 기여라도 한 것처럼 말씀하지 마세요. 그렇게 말하면 마음이 좀 편하십니까? 아니면 난 사생아에게도 자비를 베푼 사람이다라고 스스로 세뇌라도 하시는 겁니까?”전동하의 입가에 자조적인 미소가 피어오르고 다시 고개를 든 그의 눈동자에는 음울함으로 가득했다.“아버지의 반격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하다하다 정 안 되면 전화나 한 통 주세요. 제가 원하는 것만 들어주시면 항복 언제든지 받아들이겠습니다.”말을 마친 전동하는 미리 도착한 기사의 차에 몸을 실었다.비록 사업체를 조금씩 한국으로 이어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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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0화 못생겼어

전인그룹의 해명은 마치 “빵이 없으면 고기를 먹으면 되지 않냐”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망언(물론 루머로 밝혀졌지만)과 견줄 정도로 충격적이었고 전인그룹의 이미지는 말 그대로 일낙천장, 급기야 불매운동까지 일어나기 시작했다.비서의 브리핑을 듣던 전동하가 보고서를 책상에 휙 던져버렸다.“난 분명 그 사람들에게 기회를 줬습니다. 지금까지 먹은 돈을 다시 뱉어만 냈어도 상황이 이 정도로 심각해지진 않았을 거예요. 그저 돈이라면 독이 들었는지 의심도 안 하고 먹어치우기 바쁜 멍청한 운영진들 탓이죠.”이에 비서 역시 미소를 지었다.“전인그룹은 지금 벌레가 득실득실한 고목과도 마찬가지입니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진작 썩어빠진 상태죠. 임원들도 뒷돈이나 받고 일하는 부패한자들뿐이니 이번 사건이 아니었더라도 언젠가 무너졌을 겁니다. 이 정도 위기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걸 보면 지금 회사 내부도 아마 엉망진창일 겁니다. 오히려 어떻게 지금까지 멀쩡하게 회사가 돌아갔는지 의아할 정도예요.”비록 함정을 판 건 전동하였지만 구덩이 안에 있는 미끼를 보고 달려들지 않았다면 덫에 걸릴 일도 없었을 터. 전 회장은 모든 게 전동하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었지만 결국 근본적인 원인은 이미 자본의 독에 빠진 운영진들의 탐욕으로 벌어진 사태였다.시간을 확인하던 전동하가 무거운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지금쯤이면 전 회장도 회사에 도착했을 겁니다. 아버지는 전기섭 그 멍청이와는 달라요. 뭔가 대책을 취해도 취할 테니 미리 대비를 해두는 게 좋겠어요.”하지만 그의 말에 잠깐 망설이던 비서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그게... 전 회장이 돌아왔다고 해도 이 상황을 수습하긴... 힘들 것 같습니다.”그의 말에 전동하가 눈썹을 치켜세우고 비서가 말을 이어갔다.“전에 전인그룹 상황을 면밀히 지켜보라고 하셨죠. 며칠 동안은 별일 없었습니다만 오늘 아침 전인그룹 부대표가 한국 쪽과 컨택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왠지 이상해 전인그룹 지분 상황을 다시 조사해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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