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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6화

둘의 시선이 공중에서 맞물렸다.

강이한의 눈 속에 드러나 있는 실망을 보고서도 이유영은 한없이 평온하기만 했다.

“아빠한테 사랑 못 받는 애라고 나까지 걔를 사지로 내몰 수는 없잖아?”

누가 봐도 강이한 들으라고 하는 말에 그는 몸을 벌벌 떨며 대꾸했다.

“그런 말이 아니잖아, 나는!”

“아무것도 못 먹은 지 벌써 3일째야.”

하지만 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을 채 듣지도 않고 다시 입을 열었다.

평온한 말투로 내뱉는 엄청난 말에 강이한은 가슴이 답답해 나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직 두 살밖에 안 된 아이야. 그래서 남이 주는 건 먹지도 않아. 그런 애를 넌 진짜 죽일 생각이었던 거야?”

“...”

다시 한번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강이한이 뭐라도 해명을 해보려 입술을 달싹였지만 입을 열어봤자 할 말이 없을 것 같아 이내 다시 다물었다.

이유영의 말대로 아직은 고작 2살이었다, 3일은 아이가 버텨내기엔 너무나도 가혹한 시간이었다.

“유전자 검사했으니까 이제 네 딸인 거 알겠네.”

다 알면서도 월이를 이용해 이온유의 수술을 진행하려고 했다는 게 이유영이 강이한을 절대 용서 못 하는 이유였다.

끝도 없는 차별이 한 아이의 목숨을 뺏어버릴 뻔했던 것이다.

“유영아.”

“애가 어떤 분유 마시는지 물어본 적은 있어? 어떤 분유를 마시는지도 모르면서 왜 멋대로 분유를 바꿔. 분유를 바꿀 때도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바꿔야 한다는 것도 모르잖아 넌. 애가 뭘 좋아하는지 넌 관심조차 없었잖아.”

구구절절 맞는 말만 하는 이유영에 강이한은 그야말로 유구무언이었다.

이소월도 제 딸인데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뭘 먹여야 하는지 물어보기는커녕 이유영의 귀찮은 연락을 피하려고 일부러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될 때까지 방치하고 전화가 꺼지도록 내버려 두었다.

“어떤 분유를 먹는지, 종류는 어떻게 바꾸는지, 이유식은 뭘 먹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왜 혼자 판단해.”

이유영의 말투는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듯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그 말투가 너무나 평온해서 오히려 강이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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