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63화

“설마요, 아주버님이 못 하시는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 워낙 선이란 게 없는 분이라.”

숨이 막혀와 창백해진 얼굴을 하고서도 전혀 두렵지 않다는 듯 오히려 더 짙은 웃음을 내보였다.

전에는 그런 소은지의 반항이 귀여워 보였지만 지금의 엔데스 명우는 그 눈만 보며 파버리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났다.

소은지가 저에게 굴복하는 모습을 누구보다 보고 싶어 했던 엔데스 명우인데 치밀한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가 손을 쓸 새도 없이 그의 동생인 엔데스 현우에게 가버린 것이다.

엔데스 현우가 그렇게 소은지와 결혼하는 바람에 엔데스 명우와 소은지는 정반대의 위치에서 서로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소은지가 제 손아귀를 벗어나게 되고 게다가 제 동생의 여자로 마주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엔데스 명우라 지금 이 상황이 아주 거슬렸지만 그는 더는 소은지와 노닥거릴 시간이 없었다.

“이쯤 하면 됐잖아. 그만해 이제.”

“이제 내 신장은 필요 없어요?”

소은지는 비아냥거리며 웃어 보였다.

전에는 그렇게 자신을 몰아붙이며 자신의 신장으로 설유나를 살리겠다고 애를 쓰던 엔데스 명우의 갑자기 바뀌어버린 태도가 소은지는 우습기만 했다.

그녀는 침대 위에 곤히 잠들어있는 설유나를 보며 물었다.

“저렇게 누워있은 지도 오래됐는데, 일어나는 거 볼 수는 있겠어요?”

소은지의 말이 끝나자 목을 조여오던 엔데스 명우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엔데스 명우가 자극을 받을 때마다 소은지는 복수에 성공한 것만 같은 쾌감이 들었다.

소은지는 사실 그 누구의 편도 아니었다.

설유나를 괴롭히는 건 그저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버린 엔데스 명우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엔데스 명우에게 가장 중요한 시기인 지금 시도 때도 없이 그의 멘탈을 흔들어놓고 그를 물어뜯는 게 바로 소은지의 목적이었다.

엔데스 명우도 요즘 정말 죽기 살기로 달려드는 소은지를 보며 죽을 때까지 용서할 리 없다던 그녀의 말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를 죽이지는 못해도 그에게 그만큼의 고통은 선사해줄 생각이었다.

살얼음판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