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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8화

강이한은 생명을 이토록 가볍게 여기는 이유영이 실망스러웠다.

누군가의 죽음이 이토록 부질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걸 강이한은 오늘에서야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유영이 한지음에게 차가운 건 생명의 무게를 가볍게 여겨서가 아니라 그녀가 바로 죽음의 아픔을 몸소 느꼈던 사람이라서였다.

홍문동, 그리고 감옥에서의 화재까지 두 차례의 화재에서 죽어 나간 사람들을 생각하면 한지음 한 사람의 죽음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살이 불에 타는 느낌을 이유영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고 몸에는 평생 지우지 못할 화상 흉터가 남겨져 있었다.

그런 그녀를 매정하다 질책할 자격이 강이한에게는 없었다.

이유영이 겪은 고통에 비하면 한지음이 잠시나마 겪었던 그것들은 새 발의 피에 불과했다.

하지만 강이한은 한지음이 이유영을 위해 죽은 게 다 자신이 부탁해서라고 떠들어대고 있었다.

이유영이 다시 살아난 것도 다 자신의 간절한 기도 덕분이라고 말할 것 같은 강이한의 기세에 이유영은 고개를 돌려버렸다.

설령 진짜 강이한 덕분에 살아난 것이라 해도 그가 이소월을 빌미로 잡아 이온유를 살리려 할 때 이유영은 이미 영원히 그와 적이 되기로 결심했다.

...

그렇게 강이한이 떠나고 이유영은 이온유 일은 마음에 담아두지 않은 사람처럼 박연준이 올 때까지 소월이와 놀아주고 있었다.

“날 찾았다며?”

이유영에게로 다가간 남자는 부드럽게 말하며 이소월과 장난을 쳤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낯선 사람에게는 곁을 주지 않았던 소월이가 박연준을 보자마자 배시시 웃으며 두 팔을 벌려 그에게 안기려 했다.

박연준은 자연스레 소월이를 안아 들고 말했다.

“살 많이 빠졌네.”

“...”

박연준의 말에 소월이가 제 친아빠인 강이한한테 끌려가서 아무것도 못 먹고 와서도 울기만 했던 지난 3일을 떠올리던 이유영은 또 한 번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너도 아는 걸 얘 친아빠란 사람은 전혀 모르더라.”

“...”

박연준은 강이한이 모르는 게 아니라 그걸 신경 쓸 정신이 없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은 온 신경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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