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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0화

박연준이 떠난 뒤 정국진은 제자리에 선 채 오래도록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용하는 마음뿐이 아니라고? 그럼 설마...”

마음속에 한 가지 답안이 떠오른 순간 정국진은 마음이 바짝 쪼여 들었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그는 이유영이 안색이 창백한 채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다가가서 물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빠.”

“그 사람이 너한테 찾아왔어?”

“네.”

박연준을 말하는 것이었다.

원래는 모든 것이 까발려진 뒤에 이유영과 박연준의 사이도 철저하게 정리가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박연준의 태도를 보아하니 그런 상황이 전혀 아닌 것 같았다.

“너는 연준이를 어떻게 생각하는데?”

정국진은 심각한 눈빛으로 이유영을 보며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이 물음은 정말 이유영을 말문이 막히게 하였다.

박연준은 비록 대놓게 체코에서 일었던 일에 관해 설명하진 않았지만 그가 했던 ‘난 그런 방식으로 너와 선을 긋지는 않아’라는 말은 이유영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하긴 박연준의 말이 다 맞는 말이었다. 그는 그날 이유영을 만나려고 했었다.

그래서 아무리 박연준이 이유영에게 마음이 없다고 할지라도 그런 방식으로 이유영을 대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또 나한테 이용할 게 뭐가 남았는지 누가 알아요?”

그랬다. 지금 그녀가 박연준에게 남은 인상은 그녀를 이용하는 것밖에 없었다.

마치 지금 박연준이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는 이제 이유영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만 같았다.

중요한 것은 그가... 도대체 뭘 하려는 것인지였다.

이용, 그는... 길게 십 년에 달하게 그녀를 이용했다. 그러니 여기서 박연준의 심보가 어느 정도로 깊은지 충분히 알아볼 수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꼭 이용할 게 남아서 그러는 거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아!”

정국진은 이유영을 보며 말했다. 그의 눈빛에는 걱정이 조금 담겨있었다.

어찌 됐든 전에 박연준이 그녀를 이용했던 것은 다 강이한과 서주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서주가 어떤 꼴인지에 대해 정국진이 제일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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