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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2화

뜨거운 찻물이 피부에 닿으면서 가슴 저리는 아픔을 느꼈다. 하지만 소은지의 눈빛은 그저 그렇게 뚫어져라 배천명의 얼굴을 쳐다보고 있었다.

“넌 내가 일곱째 사모님인 거 알고 있네?”

“일곱째 사모님...”

“꺼져!”

소은지는 붉은 입술을 살짝 벌름이며 싸늘하게 두 글자를 내뱉었다. 동시에 아주 짙은 위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배천명은 잠시 넋이 나갔다.

비록 전에 엔데스 명우의 곁에 있었을 때도 소은지가 여러 차례 여섯째 도련님한테 반항하는 것을 보아서 그녀의 성격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성격이 나쁠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꺼져라는 두 글자는... 절대 엔데스 가문의 여인한테서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일곱째 사모님,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더라도 일곱째 도련님을 위해...”

“아직도 헛된 꿈을 꾸고 있네!”

배천명의 말은 다시 소은지 때문에 끊어졌다. 지금, 이 순간 소은지는 아니꼬운 눈빛으로 배천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천명은 어안이 벙벙했다.

‘꿈을 꾼다고? 누가...?’

배천명이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소은지는 비꼬면서 웃으며 말했다.

“다들 이젠 어린아이들도 아닌데 설마 여섯째 도련님은 아직도 소문 속에 자기랑 일곱째 도련님이 사이가 좋다는 것을 믿고 있는 건가?”

이 말을 듣자, 배천명의 안색은 순간 확 변했다.

소문이라는 두 글자가 세게 그의 신경을 자극한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것들이 소문에 불과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소은지가 엔데스 현우와 결혼한 후로 두 형제의 사이는 금세 긴장해졌다.

조금 전 배천명은 소은지더러 엔데스 현우의 체면을 생각해 여섯째 도련님한테 너무 강경하게 맞서지 말라고 망상이 담긴 말을 했다.

소은지는 자신의 손톱을 어루만지면서 배천명을 보고는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거의 죽어가?”

말투는 유달리 각박했다.

배천명은 침묵을 지켰다.

소은지는 계속해서 말했다.

“죽어도 사실 별로 나쁠 게 없지.”

“일곱째 사모님!”

“난 한 번도 그 여자를 살려주겠다고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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