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다가가려던 강이한의 발길은 그 순간 마치 돌덩이처럼 무거웠다, 그는 이유영을 향해 반걸음도 다가갈 수 없었다.하지만 아직 혼수상태에 있는 이온유를 생각하니 강이한은 그저 마음이 답답해났다....곧장 방으로 돌아온 이유영은 안색이 차가운 것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만 같았다. 하지만 조금 전 도우미들의 곁을 지날 때, 이유영은 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이 사람들의 눈 속에서 매정하기 그지없는 사람이었다.이유영은 사실 아직도 이해가 안 갔다.‘한지음의 딸이 강이한에게... 왜 그토록 중요한 거지? 한지석 때문일까? 그런 것 같지도 않은데. 만약 한지석 때문이라면 이번 생의 한지음은 그토록 중요하지 않을 건데. 아니면 정말로 강이한의 말처럼 내가... 한지음한테 빚진 것인가?’이 생각이 들었을 때, 이유영의 눈빛은 더욱 싸늘해졌다.‘내가... 한지음한테 빚졌다고? 그래. 빚진 것이 있다고 한들 뭐? 그때의 그 불길, 그리고 내 끝장, 그것들로 맞바꾼다고 쳐도 내가 더 피해 본 게 아니야?’...강이한은 아주 어렵게 이유영을 자기 곁에 남게 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지는 못했다.이유영이 그의 곁으로 돌아온 것은 맞았지만 그가 원하던 대로 상황이 흘러가지는 않았다.강이한과 이유영의 상황은 그야말로 엎질러진 물처럼 정말 수습하기 어려웠다.“엄마, 엄마...”이온유는 열이 세게 났다. 다행히 해열 주사를 나서 열이 조금씩 내리고 있었다.하지만 해롱해롱한 와중에 이온유는 여전히 이유영을 찾고 있었다.이온유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기억이 있고부터 이유영을 엄마로 알고 있었기에 아이의 세상에는... 종래도 한지음이라는 사람이 없었다.“온유야.”강이한은 애틋하게 이온유의 이마를 어루만졌다. 아직 열이 조금 있었기에 이마는 뜨거웠으며 얼굴도 열 때문에 빨갛게 달아올랐다.“엄마, 엄마.”“...”이온유는 몸이 허약했기에 매번 아플 때마다 엄청나게 사람 손을 탔다.그리고 이온유가 아플
“당신더러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야!”결국 한참 동안의 눈 맞춤 끝에 강이한이 입을 열었다.“아니라고? 그래. 좋아. 그럼...”“온유가 한지음의 딸이 아니라고 생각해.”“...”온몸의 한기는 다시 한번 억누를 수 없을 정도로 내뿜어졌다.‘참 미친놈이네!’쾅 소리와 함께 물컵은 아주 세게 식탁에 내리쳐졌다. 이유영은 발길을 옮겨 위층으로 올라가려고 했다.이때 뒤에서 강이한의 억눌린 목소리가 들렸다.“온유를 불쌍한 아이로만 취급해 줘!”그저 불쌍한 아이였다.‘그래, 불쌍하지.’이유영도 이온유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그 아이에게는 당신이 있잖아. 불쌍하지 않아!”그랬다. 이온유가 불쌍한 것도 다 강이한의 곁으로 오기 전까지만이었다.‘강이한의 곁으로 온 뒤로 불쌍할 게 뭐가 있어?’강이한은 정말 이온유를 공주처럼 대했으며 그 아이를 손아귀에 받들었다.말을 내던진 뒤, 이유영은 위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 쿵 소리와 함께 문을 박차는 소리가 들렸다. 이에 그녀가 마음속에 울분을 억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사람은 아무리 무뚝뚝하다고 해도, 진짜 상황에 부닥치면 영향을 조금도 안 받는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강이한은 제자리에서... 눈에 빛을 잃은 것처럼 막연하게 서 있었다. 마치 갈림길에 섰는데 양쪽의 길이... 다 어두운 길이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만 같았다....이유영이 위층의 방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강이한이 들어왔다.강이한은 귤색 불빛 아래 서 있었으며 불빛을 등지고 있었기에 그의 눈빛에서 감정을 읽어낼 수 없었다. 그는 목소리를 억누르며 물었다.“꼭, 온유를 보내야 하는 거야? 그런 거야?”이때 이유영은 침대에 누워있었다.강이한의 말을 들은 그녀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앉아 말없이 강이한을 바라보았다.“그런 거야? 맞아?”이유영이 말이 없는 것을 보자 강이한의 말투는 더욱 세졌다.“그렇게 할 수는 있고?”만약 이유영이 이온유를 꼭 보내야 한다고 요구한다면 그럼, 강이한
게다가 지난번 생에 강이한은 욱할 때마다 눈 각막 얘기를 꺼냈다. 이번 생에서도... 그는 또 이유영의 앞에서 그 얘기를 수차례 꺼냈었다.이튿날 아침 식탁 위, 주방에서 준비해 준 음식들은 보기만 해도 조심성이 있어 보였다. 어찌 됐든 어제는 온종일 식사 문제 때문에 불쾌했었다.주방은 그나마 눈치 빠르게 오늘 아침은 될수록 이유영의 입맛을 알아볼 수 있는 것들로 준비를 했다.도우미들도 그건 알고 있었다.이유영은 자기들의 도련님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이곳에 남게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그들은 당연히 조금이라도 태만해서는 안 되었다...하지만 이유영을 바라보는 도우미들의 눈빛은 여전히 이상하게 감정이 억눌려있었다. 그들은 이유영을 아이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속 좁은 여자로 여긴 것이 분명했다.“죽 좀 먹어 봐.”강이한은 안색이 새하얀 이온유를 보며 말했다.이온유는 이유영을 보고는 또 강이한을 바라보았다.그러고는 고개를 떨구었다.이유영은 마치 이온유를 못 본 것처럼 덤덤하게 자기 식사를 하고 있었다.“왜 그래?”“저... 힘이 별로 없어서 자고 싶어요.”이온유의 목소리는 조금 허약해 보였다.이건 열이 난 후의 전형적인 후유증이었다.“그래도 영양가 있는 죽을 좀 먹어야지. 안 그럼, 네 몸이 나아지기 어려워.”이건 사실이었다.하지만 이온유는 지금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다.이유영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강이한은 손에 든 젓가락을 식탁에 탁 내려놓고는 이온유의 앞에 놓인 죽 그릇을 들고 숟가락으로 한술 떴다.“자, 입 벌려.”“아빠.”“자, 말 잘 들어야지.”강이한의 말투는 조금 더 부드러워졌고 인내심이 가득 찼다.이유영은 재빨리 식사를 마치고는 수저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그녀는 식사 과정 내내 강이한과 이온유 두 사람의 자애로운 부녀 장면을 쳐다보지 않았다.이유영이 입을 열고 말했다.“나 잠시 나갔다 올게.”강이한이 대답하기도 전에 이유영은 곧장 몸을 돌려 문 쪽으로 걸어갔다.전에 강
이유영은 여진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었다.어찌 됐든 그 어떤 여자라도 도원산에서 본 장면들을 갖고 마음속으로 비교를 안 할 수 없을 것이다.그리고 이유영도 마찬가지였다.그녀는 여진우를 한 눈 보고 말했다.“아니.”“유영아.”“나랑 강이한의 관계에 대해, 넌 몰라!”“그럼 넌 지금...?”“내가 말했잖아. 오로지 널 위해서 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고! 나랑 그 사람 사이의 일은 원래도 철저하게 잘라버려야 했어.”이유영은 일부러 여진우의 그 일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반대편에 앉은 여진우의 기운은 그래도 조금 변했다.그 순간 그의 눈빛은 우울함으로 가득 찼다.이로써 예전의 과거가 여진우에게 있어서 도대체 얼마나 비참한 기억인지 알 수 있었다.“생각하지 마.”조금 차갑고 작은 손이 여진우의 손 위에 놓였다. 이유영은 위로가 담긴 목소리로 말했다.여진우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는 널 괴롭힐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난 네가 이 점을 꼭 알았으면 해.”“난 널 믿어.”여진우가 한 말에 대해 이유영은 잘 알고 있었다...그가 그동안 혼자의 힘으로 서주에서 오늘의 위치까지 올 수 있는 것만큼, 이유영을 보호하는 것도 별문제가 없었다.하지만 관건은... 그녀와 강이한 사이는 반드시 끝을 보아야 했다.여진우는 그윽하게 이유영을 보며 말했다.“보아하니 넌 아직도 네가 어떤 소용돌이에 휘말렸는지 모르는구나.”“...”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흠칫했다.‘소용돌이라고?’이유영은 느낄 수 있었다.서주의 그 일은 그녀가... 전에 아무리 피하고, 아버지가 그녀를 밖으로 배제한다고 해도 오늘의 그녀는 여전히 그 속에 휘말리게 되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걱정하지마. 나도 다 생각이 있어.”이유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여진우에게 말했다.하지만 이유영을 걱정하는 여진우의 눈빛은 여전히 추호도 느슨해지지 않았다.역시! 사람에게 있어서 온전한 평온함이란 존재할 수 없었다.전에 그렇
하지만 지금은?달라졌다. 철저하게 달라졌다.지난번에 서주에서 일을 당한 것도 있고, 게다가 엔데스 가문의 변동 때문에 다소 풍산의 지위를 흔들었다.하지만 그건 알아줘야 했다. 박연준은 역시 박연준이었다. 아무리 흔들림이 있었다고 해도 그는... 여전히 자신만의 강한 세상이 있었다.기다란 식탁 위에, 박연준은 반대편 끝자락에 앉아서 손에 든 와인잔을 흔들고 있었다. 다정함과 날카로움이 병존하고 있었으며 이런 저녁 분위기 아래 그의 얼굴 윤곽은 충격적인 정도로 완벽했다.이유영은 박연준이 잘생겼다는 것을 줄곧 알고 있었다.“무엇을 봤던 거야?”손에 든 와인을 원샷한 순간, 그의 말투는 더없이 그윽했다.“내가 본 게 한두 개가 아니라 많았지!”이 말을 내뱉은 이유영의 말투는 조금 무거웠다.심지어 박연준에 대한 비꼬는 느낌도 들어있었다.그랬다...이유영이 강이한의 곁에서 봤던 모든 것들은 정말 끔찍했다. 하지만 박연준은? 완벽하기만 한 것도 아니었다.이유영이 평생토록 제일 싫어하는 것이 기만과 배신이었다.이 두 가지에서 박연준은 기만했고, 강이한은 배신했다.박연준이 입을 열었다.“당신한테 주스를 준비해 두었어. 주스나 마셔. 당신 눈은 술을 마시면 안 좋잖아.”“당신이 상관할 바 아니야!”“봐봐. 화 난 게 맞네.”“...”와인잔을 쥐고 있던 이유영의 손힘은 더욱 세졌다.쿵 소리와 함께 손에 들려있던 와인잔은 세게 대리석 식탁 위에 내리쳐지면서 차가운 소리를 냈다.말을 하진 않았지만, 충분히 이유영의 기분을 드러냈다.박연준은 이유영을 보면서 여전히 다정한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투 속의 날카로움은 감추지 못했다.“유영아, 넌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해?”아주 인내심 있게 물었다.하지만 이것을 들은 이유영은 속에서 울화가 치밀어올랐다.예전에도 이런 특수한 인내심 때문에 그녀는 박연준이라는 남자에 남다른 착각이 생겼었다.박연준과 같은 사람은... 그가 원하면 한 사람 앞에서 인내심을 발휘할 수 있지만 일단 원하지
아무리 이유영은 예전에 박연준이 얼마나 자신을 보호했는지 알고 있지만, 그 당시의 그런 보호들은 전부 목적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의 마음속에는 비바람이 휘몰아쳤다. 그리고 마치 홍수처럼 몰려와 모든 의식을 뒤엎어버렸다.이유영이 바로 그랬다.용준은 마치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것처럼 박연준의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어두운 한구석에서 걸어 나와 주방으로 들어왔다.이유영은 용준에게 눈길을 주고 있었지만, 용준은 박연준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리고 그녀가 반응하기도 전에 은색 빛을 반짝이는 식칼이 휙 그녀의 앞을 스쳐 지나갔다.“...”콰당 소리와 함께 식칼은 그렇게 식탁 위에 버려졌다. 음식들 사이에서... 유난히 눈이 부셨다.그러더니 용준의 손등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려 대리석 바닥에 선명한 색을 입혔으며 보는 사람은 보기만 해도 몸서리치는 정도였다.이유영은 어안이 벙벙했으며 넋 놓고 반대편의 박연준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눈앞에 놓인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면서 이유영을 보고 있었다.그러면서 질문은 용준에게 던졌다.“어때? 네 잘못을 알겠어?”“네. 제가 죄송합니다!”용준은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두 사람의 말투는 다 한없이 차가웠다. 이유영은 한 번도 박연준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서주를 다녀온 뒤부터, 박연준은 마치 자신의 본모습을 철저하게 드러내는 것만 같았다.그의 다정한 두 눈 깊숙한 곳에는 피를 빨아먹을 것만 같은 공포감이 숨겨져 있었다. 마치 부드러운 미소 뒤에 순식간에 싸늘하기 그지없는 사람으로 변해버릴 것만 같았다.‘용준 씨는 박연준의 곁에 엄청나게 오랫동안 있었던 사람이잖아. 그토록 소중한 사람을 어떻게...’“지금 뭐하신 겁니까?”이유영은 드디어 자신의 이성을 되찾았다. 하지만 입을 연 순간,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못 듣는 것만 같았다.눈앞의 박연준 때문에 겁을 작지 않게 먹은 것이 분명했다.“먼저 내려가 봐.”“네.”용준은 상처를 움켜쥔 채 주방을 나갔다.현장에 있던 집
비록 박연준의 눈에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유영이 그걸 해냈다는 것은, 특히 체구가 자그마한 그녀가 해냈다는 것은 정말 사람이 새롭게 보이는 정도였다.“게다가 로열 글로벌에 있었을 때, 넌 정 회장한테서 보호를 잘 받았지. 줄곧 단순한 세상에 처해있었지. 하지만 지금 여진우가 돌아왔잖아!”“...”“그럼 너의 평안함도 이제 깨졌으니...”여기까지 말한 박연준은 더 이상 뒤의 말을 이어나가지 않았다.그렇지만 그 순간 이유영은 다 알아들었다.‘나더러 어차피 진흙탕에 빠졌으니 더 이상 발버둥 치지 말라는 말인가!?’이것이... 아마도 박연준이 그녀에게 전달하려는 뜻인 거 같았다.그는 와인잔을 내려놓고 한 발짝 한 발짝 이유영을 향해 걸어왔다. 이유영은 여전히 말없이 조용하게 그를 쳐다보았다.박연준은 그녀의 몸 뒤에 와서... 몸을 돌려 아담한 이유영을 품속에 끌어안았다. 이유영도 그제야 입을 열었다.“당신, 단 한 순간이라도 멈추려고 생각한 적 있었어?”그녀가 말한 것은 한지음이었다.그랬다...한지음이 강이한의 곁에 나타난 것은 다 박연준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의 한지음이 이유영을 미워한 것도 다 사실이었다.일이 오늘, 이 지경까지 이른 이상, 일어나야 할 일들은 다 이미 일어나 버렸다. 그 뒤의 진실이 어떤지는 이미 중요하지 않았다.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다 박연준의 계획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유영은 한 가지 알고 싶었다... 박연준이 멈추려고 한 적이 있는지 그걸 알고 싶었다.“당신 아직도 그 사람한테 기대가 남아있어?”박연준의 숨결이 이유영의 목에 내려졌으며 그의 그윽한 말투에는 짙은 위험이 담겨있었다.“박연준.”“왜 박연준 씨라고 안 불러?”박연준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단번에 의자에서 그녀를 안아 내렸다. 그리고 휙 돌아서 그녀가 앉고 있던 의자에 앉았다.순식간에 이유영은 이미 박연준의 다리에 앉혀졌다.이유영은 저도 모르게 발버둥을 쳤지만 슬림한 그녀의 허리에는 박연준의 강력한 힘이 전
비록 박연준이 말한 것처럼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입힌 상처들은 다 실제 존재한 것들이었지만 이유영이 보기엔 박연준이 설계한 음모는 강이한보다 더 무서웠다.“이거 놔.”이유영은 발버둥 치면서 박연준의 품에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그녀의 날씬한 허리를 감싼 박연준의 손 힘은 더욱더 세졌다.이유영은 아주 아담했다.그녀가 격렬하게 발버둥 치고 있을 때, 박연준에게 세게 품속으로 갇혀버렸으며 전혀 꼼짝도 못 하게 되었다.머리 위에서 박연준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렸다.“그 서류를 꼭 손에 넣어야 해. 알겠지?”“...”이유영의 마음은 더없이 차가워졌다.발버둥 치던 그녀는 이 말을 듣고 멈췄다.“여진우에 대해 당신은 얼마나 알고 있어?”“얼마나 알고 있든 간에 그 서류만 있으면 다 해결돼. 걱정하지 마... 강이한 손에 있는 것들 것 내가 소멸해 줄게. 그럼 앞으로 아무도 당신을 위협할 수 없을 거야.”‘하하! 참 웃기고 있네. 아무도 날 위협하지 못할 거라고?’하지만 정작 박연준 본인은 협박이란 것을 하고 있었다.결국, 박연준은 그녀를 놓아주었다.문을 나선 뒤, 박연준은 그녀를 직접 차에까지 바래다주었다. 차 문을 닫으려는 순간, 박연준이 입을 열었다.“유영아, 만약 내가 너한테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주려고 했으면 체코에서의 그런 방식을 사용하진 않았을 거야.”“...”이 말이 끝나자, 이유영의 살벌한 기운은 박연준의 말을 듣고 더욱 싸늘해졌다.지금, 아무리 시간이 한창 지난 지금이라지만 그날 체코에서 있은 일만 생각하면 이유영은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다.그녀는 싸늘한 눈빛으로 박연준을 바라보았다.박연준은 그녀의 볼을 만지며 말했다.“당신은 용준이랑 똑같이 자기의 눈과 귀를 너무 믿고 의지해.”긴 설명을 늘어놓지 않았지만, 그의 말투 속에 담겨있는 부드러움은 사람으로 하여금 저도 모르게 그의 말을 믿게 하였다...마치 박연준은 그런 일을 저지를 사람이 절대 아닌 것처럼.그가 얼마나 무서운 사람이든지 간에 그는... 줄곧 자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