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한은 오로지 이유영을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지 다른 건... 챙길 겨를이 없었다.여진우는 냉소를 지었다.“그럼, 네가 유영이한테 줄 수 있는 게 뭔데?”결국은 이 지경까지 이르렀다. 여진우는 강이한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집요한 것을 알았지만 그래도 물었다.강이한이 이렇게 집요하게 구는 것은 마치 이유영이 아니면 안 되는 것만 같았다. 이렇게 된 이상,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뭘 가져다줄 수 있을까?“내가 해줄 수 있는 선에서 유영이가 원하는 것이라면 얼마든지!”“그래. 그럼, 지금 당장 그 아이를 데리고 파리를 떠나!”여진우는 비꼬면서 강이한을 바라보았다.그랬다.이건 강이한과 이유영의 관계를 아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선택제였다. 강이한은 물러설 길이 없었다.이유영을 얻으려면 반드시 이온유를 보내야 했고, 이온유를 택하면 그럼, 이유영은 쉽게 타협할 사람이 아니었다.강이한은 마음이 얼음장처럼 시렸다.“봐봐. 이렇게 작은 요구도 못 들어주면서!”강이한이 답이 없는 것을 보자, 여진우는 쌀쌀해진 말투로 말했다.“넌 아무것도 모르면서!”“우린 알 필요도 없잖아. 그저 어떤 것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어떤 것은 없는지만 알면 되잖아.”이것이 바로 그들과 이유영의 입장이었다.이유영은 따로 무엇을 알 필요가 없었다.‘유영이가 이온유라는 애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것도 맞지만 단지 강이한 이 사람만 놓고 봐도 유영이가 견딜 수 없는 거잖아.’강이한은 가슴이 쥐어뜯기는 것처럼 아팠다. 그 후, 그의 눈 밑에는 차가운 빛이 역력했다.“참으로 고집이 세네!”강이한의 모습을 보니, 여진우는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절대 말이 통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강이한은 지금 아무것도 귀에 들어가지 않는 남자였다.여진우가 일어선 순간, 강이한은 끝내 입을 열었다.“만약 당신이었다면 당신은 어떻게 선택했을 거 같아?”‘만약 나였다면?’여진우는 높은 곳에서 강이한을 내려다보며 말했다.“난 절대로 상황이 너 같은 지경에 이르게 자신을 허락하지
이유영이 짜증으로 가득 찼을 때, 소은지는 아주 신속하게 엔데스 일곱째 사모님의 역할에 이입했으며 활력이 왕성하게 상류사회를 돌아다녔다.소은지가 일곱째 도련님인 엔데스 현우의 아내였기에 그녀를 본 사람들은 다 그녀를 공손하게 대했다.자선 파티에서, 엔데스 현우는 소은지더러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불사하고 자기를 위해 그림 한 포기를 경매해 오도록 했다.하지만 원수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자선 파티에서 마침 설유나랑 마주쳤다.“참 여우 같은 년. 넌 우리 명우 오빠한테 버림받았다고 돌아서자마자 바로 현우 오빠한테 들러붙냐!”설유나의 말소리가 떨어지자마자 커다란 짝 소리와 함께 따귀가 설유나의 얼굴에 내려졌다.순간 설유나는 입안에서 피 맛을 느꼈으며 입가는 아직 얼얼하게 뜨거웠다.소은지가 얼마나 큰 힘을 써서 때렸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설유나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소은지를 쳐다보았다.“너, 네가 감히 날 때려?”“아파?”“나, 나 가서 명우 오빠한테 다 이를 거야!”설유나는 전혀 대수롭지 않은 소은지를 보며 순간 제자리에서 폭발하였다.‘이 년이 어떻게 감히 날 때려?’하지만 설유나의 협박을 소은지는 전혀 마음에 담지 않았으며 입을 열었다.“나이를 30살이나 먹은 아줌마가 돼서 왜 아직도 어린애처럼 떼를 쓰는 거야? 참 남들이 웃겠어!”“뭐라고? 너 이 여우 년이 누구더러 아줌마라는 거야?”설유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가 또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소은지는 설유나의 붉어진 얼굴을 보며 그녀에게 다가가면서 말했다.“화내지 마. 당신 신장을 생각해야 지. 감당하지 못하면 어떡해?”소은지의 목소리는 아주 가벼우면서도 조롱의 뜻이 담겨있었다.설유나는 뒤로 한 발짝 물러섰는데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이 년이, 이 년이!’설유나는 소은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소은지가 미웠다. 화가 난 설유나는 발악하면서 소은지한테 달려들 기세였다.하지만 소은지는 그저 웃으며 자리를 옮겼다. 심지어 기
설유나는 말문이 막혔다.“...”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소은지와 설유나 두 사람 사이에서 나는 화약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정도였다.예전에 여섯째 도련님과 일곱째 도련님은 엔데스 가문에서 사이가 제일 좋은 두 형제라는 소문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을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설유나는 속에서 열불이 났다. 결국... 경매봉은 세 번 내리쳐졌다.하지만 소은지가 고고하게 구는 모습을 본 설유나는 마음이 안 내켜 경매의 규칙도 잊은 채 이를 악물며 외쳤다.“50억!”“죄송합니다. 이 보석 세트는 이미 저분께 낙찰되었습니다. 뒤에 나오시는 물건 중에 마음에 드시는 것이 있는지 한번 기다려보시기를 바랍니다.”졌다!그동안 설유나는 상류사회에서 지내면서 단 한 번도 경매에서 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고 말았다.‘소은지 이 년! 전에 명우 오빠의 시간을 빼앗은 것도 모자라 지금은 현우 오빠 곁에서 이렇게 날뛰다니. 도대체 무슨 염치로 이렇게 으스대는 거야?’경매가 끝난 뒤, 소은지가 연회장에서 나올 때 설유나는 그녀의 차 옆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소은지가 나타나는 것을 보더니 설유나는 성큼성큼 걸어와 소은지의 뺨을 때리려고 손을 치켜들었다.하지만 설유나의 손목에는 힘이 전해져 오더니 소은지는 그녀의 손목을 꾹 잡았다. 순간, 아픔을 느낀 설유나는 식은땀이 났다.“너, 너 이런 비겁한 년!”짝 소리와 함께 소은지는 손을 들어 설유나의 뺨을 갈겼다. 설유나의 분노와 음흉한 얼굴에 비하면 소은지는 아주 덤덤해 보였다. 마치 이 모든 것들은 다 당연하다는 것만 같았다.“너, 너, 너 이...”짝 소리와 함께 설유나는 또다시 뺨을 호되게 얻어맞았다.설유나는 가슴이 벌렁벌렁했으며 소은지를 바라보는 얼굴은 이미 찌그러져 있었다.그녀의 눈 밑에는 미움과 원망이 가득 넘쳐났다.“다음에 날 보면 그때는 입을 깨끗하게 놀려. 아니면 내가 직접 숙녀가 되는 법을 너에게 가르쳐 줄게.”“...”“너의 이만한 교양 가지고 엔데스 여섯째 도련님과
반산월로 돌아왔을 때, 엔데스 현우의 차가 문 앞에 세워져 있었다. 소은지는 엔데스 현우가 원한 물건을 들고 들어갔다. 엔데스 현우는 그녀를 보더니 미간이 쌀쌀해졌다.소은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앞으로 다가갔다.“자. 당신이 원하던 거예요.”“응.”엔데스 현우는 그저 담담하게 대꾸하였다. 소은지는 물건을 내려놓고 말했다.“저는 피곤해서 이만 올라가서 쉴게요!”“오늘 저녁 기분이 좋았죠?”소은지가 몸을 돌린 순간, 뒤에서 엔데스 현우의 무거운 목소리가 들렸다.소은지는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대답했다.“네!”오늘 저녁 소은지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엔데스 명우에 대한 모든 것, 모든 것도... 이미 시작되었다. 소은지는 엔데스 명우의 사람이 자기 때문에 화가 난 모습을 보니 속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더 한 것도 있을 건데 이 정도가 뭐라고?’이제 더 한 것들이 엔데스 명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소은지 씨.”“네.”갑자기 엔데스 현우의 말투는 순식간에 무거워졌다.소은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도 엄격한 기운이 몇 층 더해졌다.엔데스 현우가 입을 열었다.“혹시 예전에 당신 보고 예리한 검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나요?”소은지는 쉽게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예전에 청하시에 있었을 때도 이혼 소송과 관련된 사건이라면 상대방 변호사가 소은지라는 말만 들으면 다들 갖은 수를 써서라도 소은지를 매수하려고 했다.왜냐하면 소은지는 너무 독한 사람이었다.만약 조사해 낸 것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서 상대방의 가죽을 벗길 정도로 열심히 다퉜을 것이었다.시간이 길어지자, 소은지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고 그녀의 세계에는 패소라는 것이 단 한 번도 없었다.그리고 그 후로도 굉장히 오랜 시간 동안, 청하시에서 이혼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소식이 미리 나가기 전에 반드시 소은지를 먼저 찾아갔다. 그들은 소은지와 얘기가 잘 끝난 뒤에야 자기의 배우자를 찾아가 패를 드러내곤 하였다.그 목적은 상대방
그리고 이유영의 싸늘함은 전례 없는 정도였다...“네!”전화 안에서는 익숙한 사람의 엄숙한 목소리가 들렸다.단 한 글자로 이렇게 두 사람 사이의 거래는 이뤄졌다.전화를 끊은 뒤, 이유영의 눈빛은 유달리 차갑고 날카로웠다... 마치 칼날처럼 언제든지 상대를 베어 죽일 것만 같았다.강이한은 결국 그녀를 이 지경까지 이르게 몰아붙였다.사실 전에 강이한이 끈질기게 달라붙은 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이유영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녀가 자기 가족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잘 알았다.예전의 그녀는 모든 것을 잃었고 가족을 전부 잃었었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그녀는 이렇게 힘겹게 다시 자기의 가족을 얻게 되었다.이유영이 가족을 그토록 아끼고 지금의 일체를 그토록 아끼는데 강이한이 어떻게 여진우를 갖고 그녀를 협박할 수 있지?세월이 좀 있어 보이던 사진들, 그리고 사진 속의 내용만 봐도 가슴이 떨릴 지경이었다. 하지만 강이한은 그걸 대중 앞에 공개한다는 것으로 이유영을 협박하였다.서재에서 나올 때, 이유영은 마침 밖에서 돌아오는 여진우를 보았다.여진우는 그녀를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왜 월이랑 같이 안 있었어?”이 짧은 한마디는 이유영의 마음을 더 차갑게 했다.‘그래, 월이!’원래 이유영은 아무 걱정 없이 월이의 곁을 지켜줄 수 있었다.‘하지만... 강이한이 어떻게 그럴 수 있지?’지금은 강이한 때문에 다 깨지고 말았다.그녀의 삶은 지금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태풍을 감당하고 있는 셈이었다.“오빠.”이유영은 다가가서 여진우의 마른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그 순간, 마음속의 싸늘함은... 점점 더 짙어졌다. 하지만 강이한이 협박했던 것들을 생각하자, 이유영은 또 알게 모르게 위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그리고 이 기운을 여진우도 느꼈다. 그는 이유영을 꽉 안으며 물었다.“그 인간이 또 너를 협박했어?”“진우야!”“응?”“나 도원산으로 가서 살려고.”이유영을 안고 있던 여진우의 힘은 더욱 세졌
이유영은 허락할 수 없었다!예전에 강이한은 그녀의 삶에서 막무가내였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다 이유영의 사랑을 믿고 날뛴 것이었다.하지만 이제는 그렇게 놔둘 수 없었다.강이한은 이제 더 이상 이유영에게 요구를 제기할 자격이 없었다.비밀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한 사람이 마음속에 숨겨 두는 것이었고, 깊숙이 숨기고 싶은 비밀일수록 남에게 들키면 아주 위험한 것이었다.강이한은 오늘 이것으로 이유영을 도원산에 오게 협박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가 여진우의 이 비밀로 또 어떻게 이유영을 협박할지는 전혀 알 수 없는 것이었다.유일하게 이 위험을 해결할 방법은 오로지... 강이한을 높은 곳에서 끌어내리는 것뿐이었다. 그를... 몰락하게 해야 했다....일주일 동안, 이유영은 거의 월이의 곁을 지키다시피 하였다. 이유영은 일분일초를 아꼈다.왜냐하면 이번에 이렇게 떨어지는 것은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월이의 곁에서 떨어지게 되는 거일 것이다. 앞으로... 이유영과 월이는 누가 뭐래도 다시 떨어지는 일이 없을 것이었다.“월아, 아, 입 벌려야지.”마지막 저녁 식탁에서 이유영은 아주 다정하고 꼼꼼하게 월이에게 밥 먹여주고 있었다.꼬맹이가 입을 벌리는 순간, 그 모습은 정말 귀엽기 그지없었다.이유영의 미소는 더욱 다정했으며 몇 점 더 짙어졌다.“유영아. 정말 결정했어?”임소미는 걱정스럽게 이유영을 보며 물었다. 이번 일에 있어서 임소미가 반대하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3일 전 이유영은 도원산으로 가서 지내겠다는 말을 꺼냈다.그녀는 강이한에게 기회를 다시 한번 주겠다고 말했다.이 점에 대해 임소미는 특히 이해할 수 없었다.“엄마, 만약 정말 온전한 가정이 필요하다면 난... 월이를 위해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요.”도원산으로 가는 이유에 대해, 이유영은 임소미와 정국진에게 사실대로 말하지 않았다.그녀와 강이한 사이에는 전혀 미래 가능성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녀는... 또 어떻게 강이한에게 기회를 줄 수 있겠는가?이
이유영은 이유 없이 여진우에게 애석한 마음이 생겼다.차에 올라탄 뒤, 두 사람은 말없이 도원산 방향으로 내달렸다. 절반 갔을 때, 여진우는 끝내 참지 못하고 침묵을 깨뜨렸다.“서주의 난리판에는 끼어들지 마!”“...”이 말을 들은 이유영은 온몸을 바르르 떨더니 여진우를 향해 쳐다보았다.그 순간, 마치 여진우의 옆모습마저 그녀에게 속 모를 깊숙한 바다같은 신비한 느낌을 주었다.“오빠.”“서주는 네가 생각한 것처럼 간단하지 않아. 서주의 난리판으로 강이한을 몰락하게 하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야!”“...”‘서주는 도대체 어떤 존재일까?’여진우의 말대로 그곳은 아주 혼란스러웠다. 혼란함 때문에 그동안 그곳에서 세력을 일으킨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만큼 몰락한 사람도 있었다.하지만 강이한의 배후는 마치 시들지 않는 것처럼 얼마나 혼란스러운 국면이어도, 형세가 얼마나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그의 배후는 여전히 굳건했다.게다가 그들은 이런 시들지 않는 세력을 만들기 위해 역대 이래 계승자는 다 정밀한 선별을 거쳤다.이유영이 서주의 난리판으로 강이한을 몰락하게 만들려는 생각이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속에 엮여있는지 모른다.“오빠. 그 인간이 내 한계를 얼마나 많이 건드렸는지 알아?”이 순간 이유영의 말투는 아주 무거웠다.‘한계를 얼마나 건드렸지? 몇 번이고 건드렸었지? 매번...’강이한은 이유영을 영원히 아픔을 못 느끼는 사람으로 알고 있는 것처럼 밑도 끝도 없이 그녀의 마음을 망가뜨렸다.하지만 이번에 강이한이 건드린 건 이유영 자신도 절대 건드릴 수 없는 한계였다.근데 강이한이... 그것을 건드리고 말았다.“오빠 때문만이 아니라 그리고... 예전의 나를 위해서야!”이유영은 또박또박 그윽하고 고요하게 말했다.그녀의 이런 말투는 운전하는 여진우의 미간을 더욱 찌푸리게 했다. 그의 눈빛에는 이유영에 대한 걱정이 역력했다.그랬다. 그녀는... 한 번 또 한 번 강이한 때문에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이 2년 동안,
도원산에 도착한 후, 강이한이 핸드폰을 들어 이유영에게 일주일 기한이 되었다는 알림 메시지를 보내려고 하는 때에 갑자기 문 앞에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쿵 소리와 함께 차가 문을 들이받았다.강이한은 일어서서 성큼성큼 문 앞으로 걸어갔다.그러자 그는 캐리어를 들고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이유영을 보았다. 이유영을 데려다준 차는 이미 떠나갔다.그 순간, 강이한의 눈 밑에는 웃음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는 빠른 걸음으로 이유영에게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캐리어를 건네받고는 다른 한 손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순간 강이한은 온 세상을 다 잡은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유영의 손은 여전히 자그마했고 부드러웠고 또... 조금 차가웠다.“손이 왜 이렇게 차?”강이한의 말투는 부드러웠지만 일말의 책망의 기운이 들어있었다.강이한은 예전에 의학 공부를 한 적이 있어서 여자의 손이 너무 차면 그건 몸 상태가 안 좋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당연히 잘 알고 있었다.“...”이에 이유영은 대답이 없었다.비록 도원산으로 오긴 왔지만, 그녀에게도 나름 자신의 계획이 있었다. 하지만 그녀더러 예전처럼 다정하게 강이한을 대하라고 하면 절대 할 수 없었다.강이한이 입을 열었다.“아이는 왜 같이 안 왔어?”이유영이 말이 없는 것을 본 강이한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이런 태도는... 그가 받아 마땅한 것이었다.“당신은 공평하게 대하는 걸 잘한다고 생각해?”이유영은 비꼬면서 반문하였다.이 말을 들은 강이한은 온몸이 멈칫하였다.이유영을 바라보니 그녀의 눈 밑에는 차가운 풍자만 가득했다. 강이한은 심장이... 찔리는 것처럼 아팠다. 이유영은 그저 몸이 이곳으로 온 것뿐이었지 그녀더러 현재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고 하기는 좀처럼 쉽지 않았다.이 순간 강이한은 이런 것을 철저하게 깨달았다.이유영은 냉랭하게 자신의 손을 강이한의 따뜻하고 듬직한 손안에서 빼냈다.손이 허전한 순간 강이한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허전한 느낌이 들었다.그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