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70화

작가: 진헤이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3-21 19:35:17
“내가 나온 게 의외인가 봐?”

밖에서 오래 기다린 걸 알지만 유영은 그에게 살갑게 대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의 이런 행동이 우습기만 할 뿐이었다.

강이한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유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유영은 시간을 확인하며 그에게 말했다.

“박연준 씨랑 같이 어디 가기로 약속했어.”

“이유영, 더 이상 선을 넘지 마!”

“대체 우리 중에 선을 넘은 사람이 누군데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유영도 날카롭게 받아쳤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기가 찰 노릇이었다.

지난 생에 그녀를 산 채로 불 태워 죽인 인간이었다. 그날을 기억하면 유영은 이 남자와 한시도 같이 있고 싶지 않았다.

“일단 타고 얘기해.”

강이한이 말했다.

유영은 조용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전혀 두려움 없는 그녀의 모습이 강이한의 화를 자극했다.

그가 뭐라고 하려 할 때,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조형욱이었다.

“여보세요.”

“대표님, 유 선생 신변 조사 다 끝났습니다.”

“말해 봐.”

“지금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자 조형욱이 보낸 메일이 도착했다.

메일을 확인한 강이한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이런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유영과 이 사건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이시욱에게서도 통화기록 관련 보고가 도착했다.

통화한 시간과 통화기록 모두 홍문동이었다.

그것들을 확인한 순간 그는 점점 숨이 막혀왔다.

“이유영.”

유영은 그가 뭘 보고 저런 표정을 짓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저 표정으로 보아 또 자신과 연관된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남자는 고개를 들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유영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

“이제 가도 되지?”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고 그는 또 다시 한지음과 강서희의 편에 선 게 분명했다.

온몸이 불 타는 고통을 겪고 다시 눈을 떴을 때부터 이 남자에 대한 신뢰는 사라졌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실망이라기보다는 가련한 마음마저 들었다.

“가.”

유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뒤돌아섰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71화

    남자의 몸에서 풍기는 향기는 언제나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유영은 긴장을 풀고 의자에 기댄 채 잠에 들었다.목적지에 도착한 뒤에도 박연준은 그녀의 잠든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손바닥 하나로 다 가려질 만큼 작은 얼굴에 피곤이 잔뜩 묻어 있었다.쉴 새 없이 울리는 핸드폰 알람에 그는 상념을 멈추고 핸드폰을 꺼냈다.기사를 확인한 그의 표정이 순간 차갑게 굳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잠든 유영의 얼굴로 시선이 갔다.조심스럽게 차에서 내린 그는 뒤편으로 가서 전화를 걸었다.“네, 대표님.”“당장 기사 퍼지기 전에 막아!”“이유영 씨가 설마….”수화기 너머로 비서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최근 박연준과 유영의 사이는 급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전부터 둘 사이가 심상치 않다는 소문이 간간이 들려왔지만 명백한 입장 표명이 없었던 박연준이 드디어 대놓고 그녀를 지켜주기로 한 것이다.비서는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고 다급히 말했다.“지금 당장 처리하겠습니다.”전화를 끊은 박연준의 얼굴이 사납게 빛났다.지금 상황으로 보면 강이한과 유영의 사이는 그리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유영의 태도는 명확했지만 강이한의 태도가 마음에 걸렸다.전화를 끊자마자 또 전화가 걸려왔다.발신자를 확인한 박연준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통화버튼을 누르자마자 수화기 너머로 남자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나야.”“알아.”박연준도 똑같이 싸늘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유영의 앞에서 보였던 부드럽고 편안한 목소리와는 완전히 대조되는 목소리였다.수화기 너머로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강이한은 거칠게 숨을 고른 뒤 그에게 말했다.“박연준, 너랑 일 적으로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아.”“그건 나도 바라는 바야.”“그러니까 나랑 이유영 사이에 너도 더 이상 끼어들지 마!”박연준의 두 눈이 싸늘하게 식었다.“해외에서 벌어진 일 아직 너한테 빚을 갚으라는 말도 하지 않았는데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그렇다고 해두지!”“그럼 나도 한마디 할게. 이유영 씨

    최신 업데이트 : 2024-03-2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72화

    아직 채 내리지 못한 기사를 읽은 그녀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좀 마실래요?”박연준은 그녀에게 시원한 생수 한 병을 건넸다.유영은 혼란스러운 가슴을 달래며 담담히 그의 손에서 생수를 받았다.“고마워요.”그러고는 황급히 생수병을 따고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그제야 갑갑한 기분이 조금 가시는 것 같았다.청하시 전체가 뒤집어지고 있었다.그녀와 강이한이 이혼한 뒤에도 자주 공공장소를 들락거린 일과 박연준과의 스캔들로 그녀의 명성은 이미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었다.한지음과 그녀가 이복 자매라는 기사까지 뜨면서 여론은 순식간에 피해자로 보이는 한지음 쪽으로 돌아섰다.유영이 예전에 했던 모든 노력은 그녀가 이복 자매인 한지음을 질투해서 한 소행으로 여론이 기울고 있었다.그렇게 그녀는 천하 제일의 악녀가 되었다.사람들은 그녀가 이복 동생과 강이한 사이의 스캔들을 참지 못하고 의사를 매수해서 일부러 수술을 실패하게 만들었다고 떠들고 있었다.사람들은 바람을 피운 그녀가 남편의 외도를 용납하지 못하여 한지음을 지옥으로 내몰았다고 말하고 있었다.불과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간인데도 기사에 댓글이 수만 개 이상이 달렸다.네티즌들은 또다시 그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괜찮아요?”박연준은 그녀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그의 자상함에 유영은 따뜻함을 느꼈다.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았지만 그녀를 믿고 있다는 느낌을 전해주었다.“감사해요. 저 괜찮아요.”그의 이런 배려에 감사하기에 절대 그와 같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수포로 만들 수 없었다.박연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차에서 내리려는 유영의 손을 잡고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고마워요.”유영은 부드러운 미소로 화답했다.박연준은 그 미소를 보며 잠깐 넋을 놓았다.온 세상 사람들이 그녀를 공격하고 있는데도 그녀는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그녀의 이런 점이 그에게 믿음을 주었다.그녀가 만약 만악의 근원이라면 모든 게 까발려졌을 때 이렇게 당

    최신 업데이트 : 2024-03-2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73화

    청하의 여론은 계속해서 퍼지고 있었다.한지음이 유영의 동생이라는 사실이 폭로되었고 곧이어 유영의 주치의 배준석의 약혼녀가 수술 직전에 납치당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배준석이 자리를 비운 후에 대리로 수술을 진행한 유 선생이 수술 직후에 가치가 수억 원에 달하는 회사의 실 소유주가 되었다는 사실도 기사에 올랐다.청하의 모든 사람들은 유영이 한지음이 완전히 시력을 잃게 하기 위해 배준석의 약혼녀를 납치하고 유 선생을 매수했다고 떠들었다.물론 유영의 편을 드는 쪽도 있었다. 누군가는 한지음이 먼저 유부남에게 꼬리쳤으니 당해도 싸다고 했다.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유영의 처벌 수단이 너무 악랄했다고 욕했다.유영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하나둘씩 터져 나오는 기사에 조금씩 그녀에게서 등을 돌렸다.“그만 봐요.”운전대를 잡은 박연준이 그녀의 손에서 핸드폰을 빼앗으며 말했다.유영은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말했다.“저를 걱정해 주는 건가요?”“걱정을 안 하게 생겼어요? 이 상황에 웃음이 나와요?”박연준이 새빨개진 얼굴로 말했다.“모든 사람들이 저를 손가락질하는데도 박 대표님은 여전히 저를 믿어주시네요.”유영은 그의 이런 배려가 감사했다.모두가 그녀를 사악한 마녀라고 욕하는 시점에서도 그는 여전히 그녀의 든든한 아군이 되어주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정의의 편에 선답시고 그녀를 비난했을 것이다.하지만 박연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난 강이한이랑 달라요. 난 머리가 정상이거든요.”그가 자신의 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유영은 햇살 같은 미소를 지었다.“맞아요. 강이한이 좀 멍청하긴 하죠.”코끝을 찡그리며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 박연준의 입가에도 부드러운 미소가 걸렸다.그가 아는 유영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유영과 완전히 달랐다.비록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고 있지만 속으로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갔다. 이미 끝난 관계라고 해도 그녀와 강이한 사이에는 10년의 시간이 있었다.하지만 단순한 사업 파트너인 박연준보다도 그들 사이에는 믿음이 없었다.“유영

    최신 업데이트 : 2024-03-2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74화

    “그렇게 됐어요.”“못난 녀석. 널 크리스탈의 대표 자리에 올린 건 괴롭힘을 당하고만 있으라고 올린 게 아니야!”“네. 제가 좀 못났죠?”지난 밤에 배준석 약혼녀 사건 때문에 경찰서에서 하룻밤을 머무르고 나왔더니 나오자마자 이렇게 여론의 풍파가 일어날 줄이야!강이한이 전에 했던 일들은 이번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었다.“어떻게 처리할 생각이니?”정국진이 물었다.유영은 우아하게 앞에 놓인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 말했다.“그냥 무시하려고요.”그랬다. 이게 그녀의 입장 표명이었다.그녀가 보기에 자기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해 해명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여론은 며칠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다.하지만 정국진은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았다.“넌 지금 크리스탈 가든의 대표야. 조민정한테 기자회견 준비하라고 할게.”“그게 무슨 말씀이시죠?”“강이한과의 관계를 철저히 끊으라는 얘기야. 그런 인간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건 바람직하지 않아.”“알겠어요.”유영은 한 번도 자신이 강이한에게 끌려다닌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외삼촌의 말을 들어보니 확실히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오늘 청하시 여론이 들끓기 시작한 것도 분명 강이한의 작품이었다.그가 한지음과 강서희를 위해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이번 일로 그 역시 철저히 그녀와 선을 그었다고 볼 수 있었고 이건 유영도 바라던 바였다.전화를 끊자 박연준이 잘 자른 스테이크를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먹어요.”“감사해요.”“정 회장님이 뭐라고 하시던가요?”“기자회견을 잡겠다고 하던데요?”“유영 씨의 입장을 분명히 할 때이긴 하죠. 그렇지 않으면 그쪽에서 계속 들러붙을 테니 앞으로를 생각해서라도 이게 맞아요.”정말 끈질기게 따라다닐까?지금 상황을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했다.유영은 덤덤히 스테이크를 입에 넣었다.“맛은 어때요?”“좋네요.”유영은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스테이크 조각을 집어 박연준의 앞으로 내밀었다.“한번 드셔볼래요?”무의식적인 행동

    최신 업데이트 : 2024-03-2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75화

    그 시각 강이한의 본가.강서희는 자신의 방에서 핸드폰으로 기사를 읽으며 의기양양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래층에서 물건이 부서지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진영숙이 화를 못 이겨 행패를 부리는 소리였다.강서희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방을 나섰다. 진영숙이 아래층에서 통화하고 있었다.“대체 이게 다 무슨 일이야!”그쪽에서 뭐라고 말했는지는 모르나 진영숙의 얼굴이 분노로 험악하게 일그러졌다.“둘이 잘 지낸다고 했잖아! 이게 다 무슨 일이니? 또 한지음 쪽에 문제가 생긴 거니?”진영숙은 강이한과 통화하고 있었다.예전에 진영숙은 유영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쁠 정도로 싫었다.하지만 그녀의 배후에 로열 글로벌이 버티고 있다는 것과 정국진 회장이 그녀를 후계자로 육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뒤로 유영을 놓치기 싫었다. 그래서 강이한에게 빨리 유영과 화해하라고 압력을 넣었다.그런데 유영이 마음 속의 응어리를 내려놓기도 전에 강이한이 이런 일을 벌일 줄은 몰랐다.쾅!강이한이 또 뭐라고 했는지 그녀는 짜증스럽게 핸드폰을 바닥에 던졌다.본가의 고용인들은 경직된 자세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강서희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진영숙에게 다가갔다.“엄마,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난 거야?”겉으로는 진영숙을 관심하는 척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거만한 태도로 자신을 대하던 유영을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 그녀의 이미지가 추락하는 상황이 너무 즐거웠다.진영숙이 씩씩거리며 말했다.“나랑 어디 나갔다 오자.”“어딜 가려고?”“강주!”진영숙이 짜증스럽게 말했다.강서희는 표정이 잠깐 어두워졌지만 뭐라고 하지는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한지음은 줄곧 강이한에게 다른 마음이 없다고 했지만, 진영숙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전에 강이한이 그렇게 한지음을 감싸고 돌았으니 마음이 변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았다.진영숙은 이익을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다.강이한과 유영의 사이가 이 정도로 틀어졌으니 골머리가 아팠다. 진영숙도 바보는 아니

    최신 업데이트 : 2024-03-2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76화

    박연준은 다가가서 그녀의 손을 잡고 차에 올랐다.“정말 그럴 것까지는 없어요.”“강이한이 화난 모습 보고 싶지 않아요?”“네?”유영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기분이 좋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런 일에 박 대표님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아요.”남자를 이용해서 강이한을 자극하는 일? 그런 비겁한 짓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박연준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이용이 아니에요.”결국 유영은 떨떠름한 얼굴로 박연준과 함께 기자회견장으로 들어갔다.기자는 모두 조민정이 부른 사람들이었고 정국진의 영향력 범위 안에 있는 사람들이었다.그래서 너무 곤란한 질문은 하지 않았다.“이유영 대표님, 밖에서 사람들이 대표님을 아주 악랄한 사람이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남편과 이혼했을 때부터 모든 것을 계획하고 이복동생의 수술까지 방해하여 완전히 실망하게 만들었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이것에 대해 이유영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죄송하지만 저는 그런 동생이 있는 것도 몰랐어요. 아버지의 유일한 자식은 저예요.”“정말 그런가요?”“네. 여기 호적등본을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유영은 가족등기부를 꺼내 기자들에게 보여주었다.대답하는 과정에서 그녀는 단 한 마디도 한지음을 비난하지 않았고 그녀가 외도해서 낳은 사생아라는 얘기도 일절 하지 않았다.유영은 학교 때 등록한 가족 증명 서류까지 꺼내 그들에게 보여주었다.“만약 한지음 씨가 진짜 대표님의 이복동생이라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아니요. 저에게는 동생이 없어요.”유영은 상처 입은 얼굴을 하고 단호하게 말했다.“이 대표님!”“이 질문은 그만해 주시면 안 될까요?”유영은 이 주제를 더 이상 계속하고 싶지 않았다.아버지가 과거에 바람을 피우고 그것 때문에 엄마가 돌아가신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먹먹했다. 그럴수록 한지음에 대한 증오만 커져갔다.“그럼 다음 질문으로 이어가죠.”기자들은 그녀의 단호한 표정을 보고 더 이상 그녀를 압박하지 않았다.“외부 소문에 의하면 한지음

    최신 업데이트 : 2024-03-2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77화

    기자회견이 끝나고 유영은 피곤한 얼굴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 순간 손목에서 압박감이 느껴지더니 누군가가 그녀를 비상계단으로 끌고 갔다.익숙한 향기가 코끝에 풍기고 고개를 들자 환하게 웃고 있는 박연준이 보였다.“나한테 바라는 것이 있다고요?”“동교 신도시 개발 사업, 그거 돈 엄청 되는 사업이잖아요. 당연히 그걸 얘기한 거죠.”유영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남자가 그녀의 턱을 잡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친 순간 유영은 그의 눈에서 열망을 보았다.그녀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이거 좀 놓고 얘기해요.”“나를 이용해서 강이한을 자극하기 위한 대답이었나요?””그렇게 해도 된다고 말한 사람은 대표님이시잖아요.”박연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그렇게 안 봤는데 이제 보니 여우였네요.”“미안해요. 아까는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제가 좀 경솔했어요.”기자의 질문에 대답할 때까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던 게 그녀의 실수였다.“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생각났다는 거잖아요.”박연준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유영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회귀하기 전에는 세상 사람 모두가 그녀는 강이한을 떠나면 살아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한편, 강이한은 회사에서 기자회견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박연준 얘기를 하며 눈을 반짝이는 그녀를 보자 주변 공기마저 차가워졌다.사무실을 방문한 이시욱은 아수라장이 된 사무실을 보고 흠칫하며 그에게 다가갔다.“대표님.”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강이한은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그리고 탁 하고 소리 나게 라이터를 책상에 던지자 라이터가 두 동강이 났다. 남자는 길게 담배 연기를 들이마신 뒤에 말했다.“아무런 실수가 없었다는 거지?”이시욱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휴대폰 발신 위치는 분명히 홍문동이었습니다.”홍문동은 그와 유영이 과거에 함께 살았던 곳이었다.한숨이 나왔다.그는 짜증

    최신 업데이트 : 2024-03-21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378화

    “주문 상황은요?”유영이 걱정하는 건 회사가 그녀의 일로 영향을 받지 않을까였다.지현우는 담담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직까지는 괜찮습니다.”그 말을 듣고 유영은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크리스탈 가든은 그만큼 고객 신뢰도가 높은 기업이었다.“사건은 조사해 봤나요?”“기사를 발표한 계정이요?”“네.”“누구인가요?”유영의 질문에 지현우가 답했다.“게스트 계정이었는데 실명 인증을 하지 않고 휴대폰으로만 등록되어 있었습니다.”“누구 번호죠?”“그 번호의 주인은 강서희입니다.”유영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강서희, 또 너야?’“그럼 신고하죠?”전에는 단지 플랫폼에서 신고만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상대가 강서희라면 말이 달라진다. 지현우도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지현우가 나간 뒤, 유영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다. 기사를 보고 놀라서 전화를 걸어온 소은지였다.“그래, 은지야.”유영의 피곤한 목소리에 소은지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 너는 괜찮아?”소은지는 유영이 강이한과 이혼하면 모든 고난이 끝날 줄 알았다.그런데 다 끝난 마당에 또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초조할 수밖에 없었다.“말하자면 길어. 난 괜찮아.”“정말 괜찮은 거 맞지?”그녀의 힘없는 목소리에 소은지는 더 조바심이 났다.“응. 괜찮아. 바쁘니까 이만 끊을게.”“강이한은 뭐래?”전화를 끊기 전에 소은지가 물었다.“여전히 안 믿지 뭐.”잠시 정적이 흐르고 소은지가 말했다.“그 미친년 정말 대단한 일을 벌였네!”“그만큼 조작된 증거가 많다는 거겠지.”유영이 말했다.전에 강이한이 그녀에게 휴대폰번호를 보여줄 때 그 역시 조사에 착수했다는 것을 알았다.그리고 그 조사 결과는 그녀에게 불리한 쪽으로 나왔다는 것을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지금 그런 인간을 이해한다는 거야?”“그런 얘기 아니야.”강이한을 이해한다?그냥 한심할 뿐이고 그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이제 관심

    최신 업데이트 : 2024-03-21

최신 챕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5화

    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차 안의 공기가 한순간 얼어붙었다.차 안에 있던 강이한과 이유영 외의 모든 사람, 특히 우지와 우현은 숨조차 삼가며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았다.모두가 이유영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기운을 선명히 느꼈다.강이한도 마찬가지였다. 연서라는 사람이 강이한에서 어떤 존재인지, 그 문서를 보게 된 이유영도 잘 알고 있었다.연서는 강이한에게 있어 한지음이나 이온유보다 훨씬 더 중요한 존재였다.그 오랜 세월 동안, 강이한은 오늘 처음으로 그녀의 이름을 입 밖에 내었다. 그만큼 그 이름은 강이한의 마음속 깊이 봉인된 듯한 존재였다.그 이름을 떠올리는 순간마다 그는 견딜 수 없는 고통에 휩싸였다.그 이름만 떠올려도 그의 가슴은 터질 듯한 고통으로 무너졌다.그리고 지금, 연서의 이름을 다시 언급하자 강이한의 마음은 다시금 옥죄어왔다.연서...“하하.”이유영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은 차가운 비웃음이었다.그 비웃음은 강이한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했다.“유영아...”“강이한, 만약 연서가 아직 살아 있다면, 그 여자가 너에게 날 죽이라고 하면, 너는 그렇게 할 거야?”“...”강이한은 자신에게 묻고 있었다. 하지만 이유영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한지음을 위해서도 이유영에게 그렇게 잔혹하게 굴었던 강이한이다. 만약 그것이 연서라면? 이유영에게는 대답할 필요도 없었다.이유영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그 태도는 강이한의 숨을 더 답답하게 만들었다.“유영아, 사실은...”“그럴 거야, 맞지?”“아니!”강이한은 고개를 저었다.그러나 그의 부정에도 이유영의 냉소는 더욱 짙어졌다.“한지음을 위해서 넌 강무혁을 감옥에 보냈잖아. 연서는 한지음보다 훨씬 중요한 존재 아닌가?”지금 와서 아니라고? 누가 믿겠는가!강이한은 몸이 굳어버렸다.강이한이 무언가를 말하기도 전에 이유영은 다시 입을 열었다.“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해도 의미 없어.”“홍문동 그 화재에 대해 난 전혀 몰랐어!”이유영이 예전에 말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4화

    이유영은 이미 강이한에 대한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처럼 보였다. 이전에도 강이한은 이미 이유영이 모든 걸 놓아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유영이 연서라는 이름을 알고 난 후, 그건 단순히 내려놓은 정도를 넘어선 감정이었다.“강 선생님, 아가씨를 내려놓으세요.”우지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서서 강이한 앞을 가로막았다.지금 상황에서 우지가 이런 용기를 낸 것은 분명 대단한 일이었다.상황이 어떻든, 이유영을 지키려는 우지의 태도는 꽤 인상적이었다.강이한은 앞을 막아선 우지를 바라보며 눈빛이 어두워졌다.“비켜.”짧은 두 글자였지만, 그 안에는 차가움과 위협이 짙게 묻어 있었다.“아가씨께서는 강 선생님께 안기는 걸 원하지 않으십니다.”우지는 단호하게 말했다.“...”원하지 않는다고그 말은 강이한의 차가운 분위기를 한층 더 얼어붙게 했다.하지만 우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강 선생님, 아가씨께서 함께 유천까지 온 것만으로도 이미 아가씨가 베풀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최대한의 배려?그래, 이유영의 본래 뜻은 파리로 돌아가려는 것이었다. 지금 이유영은 강이한과 함께 어떤 곳으로도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이유영이 갑자기 마음을 바꾼 이유는 단 하나, 우지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임소미가 걱정할 것이라고 했던 말 때문이었다.그렇다. 임소미가 걱정할 것 같아 이유영은 잠시 집으로 돌아가려던 뜻을 접었다.이유영은 아직 어둠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만약 백산 별장으로 돌아가 임소미가 이런 모습을 본다면 임소미의 마음은 걱정과 슬픔으로 가득 찰 것이다.이유영은 가족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렇기에 억지로나마 머물러 있는 것이다.결국 강이한은 우지의 말을 무시한 채, 이유영을 안은 그대로 차로 걸음을 옮겼다.우지와 우현은 할 수 없이 뒤따라갔다.차 안.“그 사람, 믿을 만해?”강이한이 자신을 데리고 유천까지 온 것만 봐도 그 의사는 분명 특별한 인물임이 틀림없었다.“걱정하지 마. 철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3화

    이유영은 그 말을 듣고 온몸이 굳어버렸다.어머니가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크게 걱정하실 것이 분명했다.마음속에서 요동치던 불안과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간절함은 이 순간 잠잠해지며 차분함이 찾아왔다.“아가씨.”“우지 씨, 물 좀 가져다주세요.”이유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우지는 서둘러 나갔다가 금방 물을 들고 돌아왔다.강이한은 밖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방 안이 차분해진 모습을 보며 강이한의 눈에 안도감이 비쳤다.역시, 익숙한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상황이 달랐다.지금 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을 전혀 들으려 하지 않았고 그것이 강이한을 가장 답답하게 했다.하지만 지금은 우지와 우현이 함께 있으니, 이유영도 차분해진 것 같았다.비행기가 유천에 착륙했다.그 순간, 마치 공기까지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파리와 서주의 날씨는 좋지 않은 날이 많았지만 유천은 달랐다.사람들 사이에서 ‘살기 좋은 곳’으로 불리며 은퇴한 사람들이 여생을 즐기기 위해 즐겨 찾는 곳이었다.독특한 지역 문화를 담은 공항의 건축 양식을 바라보며 강이한은 그곳에 한눈에 반한 듯했다.“나 혼자 갈 수 있어.”이유영은 강이한의 손길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그가 느끼는 편안함을 감지하고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그는 이곳을 꽤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생각해 보니, 이유영도 과거 유천의 특별한 매력을 들었을 때 한 번쯤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다.하지만 이유영과 강이한은 늘 긴박한 환경 속에서 지내왔기에 이렇게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오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유영아, 조금만 얌전히 있어. 여긴 낯선 곳이니 내 옆에 있는 게 안전해.”강이한은 이유영이 어둠에 얼마나 민감한지 알고 있었다.하지만 아무리 민감해도 지금 있는 이곳은 완전히 낯선 환경이었다.그가 기억하는 지난 생애에서 이유영이 시력을 잃은 뒤 거의 홍문동을 벗어나지 않았다.그곳에서는 기본적인 생활은 어느 정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2화

    한때 이유영은 강이한과의 갈등이나 의견 차이가 있을 때마다 둘 사이의 아름다웠던 기억들에 기대어 버텼다.이유영은 자신과 강이한의 만남은 아름답고 추억할 가치가 있는 일이라 믿었던 적이 있었다.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아무리 아름다웠던 기억도 이유영의 마음을 지탱해 주지 못했다.결국 이유영은 그를 완전히 놓아버렸다. 그리고 그 선택이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그를 일찌감치 떠나온 것을.만약 아직도 미련을 붙잡고 있었다면, 가장 소중했던 추억들이 거대한 음모 속에서 무너져 내린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이유영은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사실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지금도 이유영의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았다.“다른 건 모두 네 뜻대로 해도 돼. 하지만 유천에 가는 건 반드시 내 말대로 해!”강이한의 목소리는 한층 더 단호해졌다.이유영은 강이한의 말에 가슴이 내려앉았다.강이한은 이유영을 조심스레 침대 위로 눕혔다. 지금 강이한에게서 풍겨오는 기운은 너무나 강압적이었다. 이유영은 그것을 똑똑히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그 감각은...이유영의 마음을 한없이 불안하게 했다.이유영은 깨달았다. 마치 자신이 지난 생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 시절, 이유영은 너무 오랫동안 어둠 속에 머물며 어둠에 대한 감각이 지나치게 예민해져 있었다.그리고 그 기억들이 너무도 생생하게 이유영의 머릿속으로 몰려들었다.강이한이 방을 나갔다.잠시 후, 우지와 우현이 방으로 들어왔다.“아가씨.”우지가 이유영의 곁으로 다가왔다.우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이유영은 온몸이 떨리는 것을 멈출 수 없었다.“우지 씨, 어떻게 여기 있는 거예요?”“아가씨… 혹시, 눈이...”우지는 이유영의 두 눈을 보고 시선이 자신을 향할 때조차 초점 없이 공허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 순간, 우지의 가슴은 덜컥 내려앉았다.이유영은 예상하지 못했다. 강이한이 이유영을 여기로 데려온 것도 모자라 반산월에서 우지까지 데려올 줄은.“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에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1화

    강이한은 이유영의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이유영은 이 말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은 미칠 듯 서글펐고 동시에 눈물까지 흘러내릴 만큼 절망적이었다.“유영아...”강이한은 이유영의 웃음에 가슴을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두 사람 사이가 이렇게 돼서는 안 됐다. 왜 꼭 이런 지경까지 와야만 했을까? 그리고 이렇게까지 오게 된 게, 과연 누구 탓인가?이유영은 광기가 폭발하듯 웃음을 터뜨리더니 어느 순간 갑자기 평온을 되찾았다.하지만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이유영의 몸은 여전히 떨고 있었다. 강이한은 그 떨림을 뚜렷이 느낄 수 있었다.이유영이 입을 열었다.“강이한, 네 인생에서 나는 언제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것 같아.”한때 함께했던 시간, 그리고 전생의 기억까지 모두 떠올랐다...사람들은 말했다. 이유영은 복 받은 여자라고. 강이한에게 아낌없이 사랑받으며, 그저 강씨 가문의 작은 부인으로 편안히 지내기만 하면 되는 인생이라고.강이한과 함께하는 동안, 자신이 스스로 결정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이유영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이유영이 무엇을 하든, 무엇을 선택하든, 항상 강이한이 결정했고 이유영은 강이한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이유영이 혼자 선택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이제 와서 그 시절을 떠올리며 말했을 때, 강이한 역시 깨달았다. 자신이 이유영의 삶에서 어떤 존재로 자리 잡았는지를.그는 강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남성 중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었다.그래서 무엇이든 그의 결정이 절대적이었다.이유영의 삶을 세세히 돌보는 데도 강이한의 성격이 드러났다.작은 것 하나까지 강이한의 뜻에 따라야 했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며 이유영은 그에게 철없는 아이처럼 보이게 되었다.“유영아...”과거, 모두 이유영을 위한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알아?”“...”이유영이 계속해서 강이한에게 상기시켰던 문제였다. 하지만 지금, 이유영이 다시금 이혼 이야기를 꺼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80화

    우천시?그곳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다. 이유영이 예전에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이유영이 언젠가 강이한에게 시간이 나면 꼭 데려가 달라고 했던 곳이었다.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잠시 머물러 그곳의 분위기와 사람들의 정서를 느껴보고 싶다던 곳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은 이런 방식으로 가게 될 줄은 몰랐다.“날... 집으로 보내줘!”단호한 목소리의 이유영에게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이유영은 우천에 가고 싶지 않았다. 이유영이 지금 원하는 것은 그저 이 남자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것뿐이었다. 특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 어둠 속에서 무력감에 휩싸인 채 그와 함께 있는 건 더더욱 견딜 수 없었다.이유영은 지금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다. 부모님이 계신 곳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강이한의 곁에 있고 싶지는 않았다. 단 한 순간도.“조금만 더 견뎌.”강이한은 이유영 옆으로 다가가 얼음처럼 차가운 이유영의 손을 잡았다.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을 단번에 뿌리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엔 강이한이 손에 힘을 주며 단단히 붙잡았다. 이유영은 결국 그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온몸이 떨렸다.강이한도 이유영의 떨림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유영아.”“내 손… 놓으라고 했잖아!”이유영의 목소리 역시 떨렸다. 그 떨림은 이 남자에 대한 완전한 거부감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강이한은 이유영이 자신을 거부하고 있다는 걸 뚜렷이 느꼈다. 그 거부감은 강이한의 마음을 더 답답하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다.“절대로 널 놓지 않을 거야.”강이한의 목소리는 무겁고 쓸쓸했다.그래, 놓지 않겠다고.“...”놓지 않겠다고? 지금에서야 이런 말을 하는 게 무슨 의미란 말인가? 이유영은 강이한의 손을 뿌리치려 안간힘을 썼지만, 강이한은 이유영을 완전히 끌어안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강이한이 팔에 힘을 주자 이유영은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강이한!”“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이유영의 몸이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고 그 떨림은 강이한의 가슴을 더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79화

    머리가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상태로 눈을 뜬 이유영은 곧 이상한 점을 느꼈다. 침대가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심하게 흔들렸다.상황을 확인하려고 눈을 떴다.그러나 눈을 뜨는 순간, 이유영의 온몸이 얼어붙었다. ‘휙’ 하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 이유영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떠보았다. 그러나… 어둠뿐이었다. 눈앞은 온통 깜깜했다.손을 뻗었지만, 손끝조차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이었다.눈앞에서 손을 흔들어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아무리 어두워도 시력이 있다면 손그림자 정도는 보인다고. 그러나 지금 이유영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이유영이 이런 상태로 정신을 차리려 애쓰는 동안, 강이한이 움직임을 느꼈다.다가가 보니, 이유영이 침대에서 일어나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두 눈은 공허하고 생기를 잃은 채 텅 비어 있었다. 강이한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사람의 눈이 저토록 생기 없이 죽어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그리고 지금 이유영은…“유영아…”가슴이 답답하고 아프기까지 했다. 입을 열었을 때, 강이한의 목소리는 떨림을 감출 수 없었다.이유영은 강이한의 목소리를 듣고 몸이 더욱 긴장했다. 그의 방향을 향해 필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무언가를 보려는 듯했다.설마…“너…”설마 지난 생으로 돌아온 건가? 아니, 그럴 리 없어!“대체 무슨 일이야?”강이한이 앞으로 다가와 이유영을 단단히 끌어안았다.이유영은 창백한 얼굴로 귀신이라도 본 듯 강이한을 밀어냈다. 그 순간, 이유영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생각과 가능성이 스쳐 지나갔다.마음을 가라앉히려 애썼지만, 진정은커녕 점점 더 불안해졌다. 마치 폭풍처럼 이유영의 신경과 이성을 휘몰아쳤다.“여기가 어디야?”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이유영은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거친 목소리로 물었다.강이한이 답했다.“비행기 안이야.”비행기?이유영은 지난 생을 떠올리려 애썼다. 강제로 수술을 받은 뒤로 강이한이 이유영을 홍문동 밖으로 데리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78화

    “국진 씨, 제발 유영이를 꼭 데려와 주세요!”임소미는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이유영을 반드시 빨리 찾아와야 한다. 절대로 강이한 곁에 남겨둬선 안 된다.현재 서주의 분위기 또한 심상치 않았다. 게다가 강이한이 서주에서 가진 특별한 신분을 생각하면 이유영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리 없었다.그 순간, 여진우가 모습을 드러냈다.임소미는 재빨리 여진우에게 다가가 물었다.“진우야, 소식 있어? 설마 서주로 간 건 아니지?”서주!강이한이 이유영을 데려갔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이 처음 떠올린 건 서주였다.지금 서주의 상황을 보았을 때 강이한이 이유영을 서주로 데려갔을 가능성은 매우 높았다.그런데 서주의 상황 자체가 이미 그리 좋지 않은데 강이한이 하필이면 지금 이유영을 데려갔으니... 임소미는 이미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 그러나 여진우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이 답변은 모두의 마음을 더욱 초조하게 했다.아니라고? 서주로 간 게 아니라고?“강이한과 함께 파리에서 온 이정은 돌아갔지만, 강이한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이 말을 듣자, 임소미는 완전히 기운이 빠진 듯한 모습이었다. 서주의 상황이 지금 이상하긴 하지만, 만약 강이한이 이유영을 서주로 데려갔다면 최소한 목적지가 있어 이유영을 데려올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강이한은 자신이 데려온 사람을 되돌려보냈을 뿐, 이유영을 데리고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유영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저런 사람과 엮인 걸까!”임소미는 분노와 좌절감에 휩싸였다.정국진도 임소미와 마찬가지로 긴장된 상태였다.이 소식은 그들에게 결코 좋은 소식이 아니었다. 상황을 모를수록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기기 쉽다.게다가 그들은 이미 연서라는 사람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유영이 강이한에게 중요한 존재가 아니란 사실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이런 상황에서는 더욱 위험이 따를 가능성이 높았다.중요하지 않은 존재는 언제든 필요에 따라 희생될 수 있는 운명이었다.그것은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977화

    엔데스 명우는 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상황이 소은지에게 철저히 휘둘리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했다. ...백산 별장 쪽 상황.아침부터 백산 별장은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백산 별장은 이유영의 실종으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유영이 편지 한 장만을 남기고 없어졌다. 그런데 그 편지의 글씨는 이유영의 필체가 아니었다.정국진이 편지를 들고 살펴본 뒤 이 글씨는 강이한 것임을 확신했다. 편지 내용은 단 한 문장이었다.“무사한 상태로 데려올 겁니다.”“무사한 상태? 무사한 상태라는 의미를 알고 하는 말인 건가?”분명한 것은, 임소미도 이 편지가 누가 쓴 것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어제 강이한이 여기 나타났고 오늘 아침 이유영이 사라졌다.백산 별장의 모든 보안 시스템을 무사히 뚫고 사람을 데리고 나가다니, 강이한의 능력은 확실히 대단했다.그러나 강이한의 이런 능력은 사람들의 이를 갈게 만들었다.정국진의 눈빛 역시 날카로웠다.“국진 씨, 반드시 유영이를 데려와야 해요. 반드시...”임소미는 이미 감정이 북받쳐 올라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상태였다.많은 일이 벌어진 뒤였다.임소미는 이제 강이한이 이유영에게 재앙 같은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그와 함께 있는 한, 무사할 리가 없었다. 이유영이 무사히 돌아오기만 해도 다행일 정도였다.“알겠어.”정국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정국진의 눈에도 살기가 번뜩였다.이유영은 지금 누구보다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심지어 수술을 앞둔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기에 이유영을 데려가다니.다른 때는 마음대로 날뛰어도 괜찮다 쳐도, 지금은... 여진우의 사람들까지 이유영을 찾으러 나갔다.그 순간, 반산월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집사가 전화를 받은 뒤, 엄중한 표정으로 다가왔다.“사모님, 선생님!”“무슨 일이야?”“반산월 쪽에서...”여기까지 말하고 집사가 잠시 머뭇거렸다.“반산월에 무슨 일이야?”이미 충분히 긴장한 상황에서 반산월 이야기가 나오자, 사람들은 더욱 긴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