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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0화

“내가 나온 게 의외인가 봐?”

밖에서 오래 기다린 걸 알지만 유영은 그에게 살갑게 대해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의 이런 행동이 우습기만 할 뿐이었다.

강이한은 음침하게 굳은 얼굴로 유영을 노려보고 있었다.

유영은 시간을 확인하며 그에게 말했다.

“박연준 씨랑 같이 어디 가기로 약속했어.”

“이유영, 더 이상 선을 넘지 마!”

“대체 우리 중에 선을 넘은 사람이 누군데 그런 말을 하는 거지?”

유영도 날카롭게 받아쳤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뻔뻔할 수 있는지 기가 찰 노릇이었다.

지난 생에 그녀를 산 채로 불 태워 죽인 인간이었다. 그날을 기억하면 유영은 이 남자와 한시도 같이 있고 싶지 않았다.

“일단 타고 얘기해.”

강이한이 말했다.

유영은 조용히 그를 바라볼 뿐이었다.

전혀 두려움 없는 그녀의 모습이 강이한의 화를 자극했다.

그가 뭐라고 하려 할 때,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조형욱이었다.

“여보세요.”

“대표님, 유 선생 신변 조사 다 끝났습니다.”

“말해 봐.”

“지금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전화를 끊자 조형욱이 보낸 메일이 도착했다.

메일을 확인한 강이한은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이런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 유영과 이 사건이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이시욱에게서도 통화기록 관련 보고가 도착했다.

통화한 시간과 통화기록 모두 홍문동이었다.

그것들을 확인한 순간 그는 점점 숨이 막혀왔다.

“이유영.”

유영은 그가 뭘 보고 저런 표정을 짓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저 표정으로 보아 또 자신과 연관된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남자는 고개를 들고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유영은 대수롭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다.

“이제 가도 되지?”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것이고 그는 또 다시 한지음과 강서희의 편에 선 게 분명했다.

온몸이 불 타는 고통을 겪고 다시 눈을 떴을 때부터 이 남자에 대한 신뢰는 사라졌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실망이라기보다는 가련한 마음마저 들었다.

“가.”

유영은 고개를 끄덕이고 뒤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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