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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기자회견이 끝나고 유영은 피곤한 얼굴로 무대에서 내려왔다. 그 순간 손목에서 압박감이 느껴지더니 누군가가 그녀를 비상계단으로 끌고 갔다.

익숙한 향기가 코끝에 풍기고 고개를 들자 환하게 웃고 있는 박연준이 보였다.

“나한테 바라는 것이 있다고요?”

“동교 신도시 개발 사업, 그거 돈 엄청 되는 사업이잖아요. 당연히 그걸 얘기한 거죠.”

유영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남자가 그녀의 턱을 잡았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친 순간 유영은 그의 눈에서 열망을 보았다.

그녀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이거 좀 놓고 얘기해요.”

“나를 이용해서 강이한을 자극하기 위한 대답이었나요?”

”그렇게 해도 된다고 말한 사람은 대표님이시잖아요.”

박연준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잡고 있던 손을 놓고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안 봤는데 이제 보니 여우였네요.”

“미안해요. 아까는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워서 제가 좀 경솔했어요.”

기자의 질문에 대답할 때까지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못했던 게 그녀의 실수였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내가 생각났다는 거잖아요.”

박연준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영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회귀하기 전에는 세상 사람 모두가 그녀는 강이한을 떠나면 살아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한편, 강이한은 회사에서 기자회견 영상을 시청하고 있었다. 박연준 얘기를 하며 눈을 반짝이는 그녀를 보자 주변 공기마저 차가워졌다.

사무실을 방문한 이시욱은 아수라장이 된 사무실을 보고 흠칫하며 그에게 다가갔다.

“대표님.”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강이한은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탁 하고 소리 나게 라이터를 책상에 던지자 라이터가 두 동강이 났다. 남자는 길게 담배 연기를 들이마신 뒤에 말했다.

“아무런 실수가 없었다는 거지?”

이시욱이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휴대폰 발신 위치는 분명히 홍문동이었습니다.”

홍문동은 그와 유영이 과거에 함께 살았던 곳이었다.

한숨이 나왔다.

그는 짜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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