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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Author: 진헤이
보기에는 강이한이 이유영을 강박하고 있는 걸로 보이지만, 사실 아무도 강이한 마음속의 화를 알 수 없었다.

이유영은 여전히 자신의 생활을 지냈다. 매일 출근하고 회의하고 강이한을 대응하고.

…….

이때 사무실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나예요.”

전화기에서 박연준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유영은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

“돌아왔어요?”

이유영은 전화번호를 보니 강성건설이었다.

“네, 같이 점심 먹을까요?”

박연준이 물었다.

“…… 그래요.”

이유영은 망설이다가 승낙했다.

원래 그녀는 박연준과 만나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의 그녀가 아니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앞으로 업무상에서도 접촉을 피면 할 수 없었다.

‘강이한이 이 정도도 이해하지 않는다면…….’

박연준의 전화를 끊고 이유영은 내부 호출 전화를 들고 말했다.

“잠깐 들어와 주세요!”

“네!”

전화를 끊고 지현우는 바로 들어왔다.

“저 부르셨어요?”

“네.”

이유영은 백지에 두 개의 번호를 적어서 지현우에게 건네주었다. 하나는 강서희가 예전에 그녀와 연락할 때 자주 사용하던 번호였고, 다른 하나는 탐정회사에서 조사해 낸 납치범의 번호였다.

“이 두 번호의 통화기록을 조사해 주세요.”

“언제 기록 말입니까?”

이유영은 눈을 감고 말했다.

“한지음이 납치되던 전후요!”

원래는 이 일들을 탐정회사에 넘기려고 했는데, 지현우에게 맡기는 건 정국진에게 자신의 태도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지현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지현우는 멈추고 이유영의 말을 기다렸다. 이유영은 진작에 잃어버린 자기의 은행카드 계좌를 적어서 건네주며 말했다.

“이 계좌의 사용기록도 조사해 주세요. 어디에서 언제 사용했는지!”

“이건 사장님 계좌인가요?”

“네.”

“잃어버렸었나요?”

“네.”

“그럼 왜 분실신고를 하지 않으세요?”

이유영은 마음이 가라앉았다. 이유영도 전에 분실신고를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자신을 겨냥하던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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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남자는 박연준이었다.이유영은 알고 있었다. 그가 왜 그 시점에 우천시에서 그녀와 혼인 신고를 했는지.하지만 박연준의 그 호의를 이유영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정확히 말하자면, 그의 다정함 뒤에는 강이한처럼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대체 언제부터였을까. 누군가의 호의가 단순한 호의로 보이지 않게 된 것이.“박연준과 떨어져 있는 게 좋겠어.”이유영이 박연준과 이혼하고 싶다고 말하자 여진우가 가만히 웃었다.그의 눈에는 안도감이 서려 있었지만 동시에 짙은 걱정도 비쳤다.여진우는 느낄 수 있었다. 이유영이 자신을 지나치게 보호하고 있다는걸.강이한과 박연준을 겪은 후, 그녀는 가족 외에는 아무도 믿지 않게 되었고 누군가가 다가와 호의를 베풀면 그 안에 반드시 숨은 의도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렇기에, 여진우는 강이한이 떠나면서 박연준을 그녀 곁에 남겨둔 이유를 깨달았다. 이유영와 박연준의 사이는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고 애초에 박연준 말고는 이유영이 다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않을 것 같았다.미래에 아무리 진심으로 이유영을 대하는 사람을 만나도 이유영은 똑같이 진심을 내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었다. “지금... 점심시간이야?”이유영이 물었다.수술을 받은 상태가 아니었다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감당했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예전에 우천시나 모이산에 있을 때, 주변의 기운만으로도 밤과 낮을 가늠할 수 있었다.심지어 조명의 밝기만으로도 시간을 알 수 있었다.하지만 병원에 있는 동안, 그녀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소독약 냄새였다.그것은 불쾌하게 모든 감각을 방해했다.게다가 겨우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후로는 계속 죽만 먹었으니 음식으로 시간을 가늠하는 것도 힘들었다.여진우가 답했다.“점심이야.”“저녁에는 다른 걸 먹을 수 있을까?”죽만 먹은 지 너무 오래되었고 입안에서 아무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이제는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 이유영이 투덜거렸다.여진우는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42화

    정국진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유영이는 곧 돌아올 거예요. 현우가 수술이 성공했다고 했어요.”그제야 임소미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이 대답했다.“네.”“여보!”“네?”임소미는 강이한을 가리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이제 제대로 알게 됐겠지?”그녀의 목소리엔 묘한 냉소가 서려 있었다.“이유영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줬는지... 얼마나 절망스러웠는지 알겠지.”특히 월이가 강이한을 바라보던 눈빛.그 순간, 강이한은 얼마나 괴로웠을까?임소미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아이의 눈빛에서 자신을 향한 깊은 경계심을 읽어냈을 때, 가슴 깊숙이 스며드는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단순한 고통이 아니라 절망을 느꼈을 것이다.강이한은 이유영에게 안겨준 그 모든 고통을, 이번에 뼈저리게 맛보았을 것이다.그러나 정국진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래서 기뻐요?”기쁘냐고?과거에 이유영이 얼마나 큰 고통을 당했는지 알았을 때 그녀는 강이한을 찢어서 죽이고 싶을 정도로 분노했었다.그런데 막상 이 순간이 오고 나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오히려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찌르듯이 아팠다.사람이란 원래 그런 존재다.임소미는 작게 숨을 들이쉬며 애써 담담한 척했다.“기쁘든 기쁘지 않든, 그와 유영이가 여기까지 온 것도 최선의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이런 끝을 맞이하는 것이 어쩌면 그들에게 최선의 결말일지도 모른다.정국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대답했다.“네.”더 이상 미련을 남긴 채 있어 봤자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만 남을 뿐이었다. 이렇게 정리하는 것이 결국 서로를 위해서도 나은 일일 터였다.임소미는 여전히 무언가 곱씹듯 생각에 잠긴 얼굴로 중얼거렸다.“그래도 믿기지 않아요. 강이한이 이유영을 위해 모든 걸 포기했다는 사실을요. 모든 걸 박연준에게 내어주고, 서주 전체까지 내려놨어요.”남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망설일 것도 없이 권력과 지위다.하지만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41화

    잠시 후, 현우가 소은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앞으로는 정씨 집안에 가지 말아요.”그 말은 곧 이틀 전 일을 가리키고 있었다.현우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소은지는 불안함을 견딜 수 없어 정씨 가문을 찾았다. 이유영의 부모님이었으니까. 그 순간 소은지가 의지할 곳은 그곳밖에 없었다.마침 현우가 돌아올 줄은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소은지는 작게 중얼거렸다.“결국 정씨 가문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던 거네요.”“그 사람들이 휘말릴 일은 없을 거예요.”현우는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그 말은 사실이었다.정국진이 파리에서 어떤 존재인가? 여우 같은 인물이었다. 만약 엔데스 가문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그렇게 됐을 것이다.그런데도 아직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는 건, 그만한 능력이 있다는 뜻이었다.그러니, 소은지가 찾아갔다고 해도 정국진이 그 일에 휘말릴 일은 절대로 없었다.한참 침묵이 흐른 뒤, 소은지가 나직이 말했다.“돌아와서 다행이에요.”현우가 돌아온 후, 소은지는 그가 어디에 있었는지 물었지만 그는 끝내 대답하지 않았다.그럼에도 그가 돌아왔다는 사실이 소은지의 마음을 가라앉혔고 더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파리, 특히 엔데스 가문이 얽힌 일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 그 속에서 버티려면 오직 냉정하게 판단하고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만이 살 길이었다.“현우 씨.”“네?”“저한테 사람 몇 명만 붙여 줘요.”그 말을 들은 순간, 현우의 눈썹이 미세하게 찌푸려지며 소은지를 바라보는 눈빛이 한층 깊어졌다.소은지는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이틀 전과 같은 일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요.”이틀 전.그때 소은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예전에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쳐도 이 정도로 무력감을 느끼진 않았었다.그런데 이번에는 정말로 두려웠다.다시는 그런 순간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좋아요.”현우가 짧게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고 소은지는 조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40화

    하지만 닮았다는 것은 닮았을 뿐, 그 이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송연미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소은지, 나와 현우는 이제 불가능하지만 너는 다를 수도 있어.”소은지는 차분히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지금 이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야. 누구와 가능하고 불가능한지가 지금 중요할까?”그녀의 목소리는 냉정했다.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는 따로 있었다.“송연미, 네 가족조차 너와 현우가 함께하는 것을 반대해. 그러니 넌 네 감정에 더 충실하게 행동해야 해.”조금 전에는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하더니 이제는 감정에 충실하라고 하다니.소은지의 말 하나하나가 송연미의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소은지를 바라보았고 소은지의 태도는 흔들림이 없었다.이 순간, 소은지의 말이 얼마나 송연미를 숨 막히게 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특히 ‘가족조차도 반대한다’는 말은 그녀의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마치 이 세상에 오직 자신만 남은 것처럼 그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그런 기분은 너무도 끔찍했지만 그저 억지로 참아낼 수밖에 없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니까.숨이 막혔고 아픈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송연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소은지를 노려보며 말했다.“너는 나를 그렇게 쉽게 판단할 자격이 없어. 너도 마찬가지잖아. 넌 뭐 그렇게 고귀한 존재인 줄 알아?”소은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단호하게 대답했다.“내 고귀함은 그들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지켜내는 거야.”송연미는 그녀를 조롱하려 했지만 소은지의 단호한 태도에 모든 말을 삼켜버렸다. 결국 답답한 것은 오직 그녀 자신뿐이었다.우천시에 다녀온 이후, 그리고 정씨 가문을 방문한 이후, 소은지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그녀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고 무엇을 보든 가장 깊은 곳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다.송연미는 그렇게 초라하게 떠났다.이것이 바로 소은지였다.그녀는 언제나 절대 초라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철칙을 세웠다. 그녀가 초라해지지 않는 한, 초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9화

    소은지는 한 글자 한 글자 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송연미의 얼굴은 이미 창백했지만 소은지의 말에 더욱 색을 잃었다.그녀가 엔데스 명우에게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는 그들의 과거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었다.그녀는 과거에도, 그리고 엔데스 운빈의 곁에 있던 지난 몇 년 동안에도 불안을 안고 살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더욱 숨이 막힐 듯한 압박감이 몰려왔다.소은지의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모든 것을 끝내도 새로운 시작은 없어!”부정할 수 없었다. 그 말은 진실이었다. 이 모든 상황이 끝난다 해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두 사람은 분명 잘 지내고 있었고 결혼식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왜 모든 책임을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걸까?“전기봉은 정말 엔데스 명우 손에 있는 거야? 사실 넌 이미 알고 있잖아.”그 순간, 송연미의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늘 자신에게 엔데스 현우 곁을 떠나라고 말했지만 이제 와서 전기봉의 소식 때문에 그녀를 불러들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송연정과 현우가 너무 가까워졌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언제나 함께했고 그 모습을 보며 그녀는 강한 자극을 받았다. 자신이 받은 고통보다 더한 감정을 느꼈던 것이다.소은지는 송연미의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더욱 깊게 새겼다.“엔데스 가문에서 오래 지내면서 결국 배웠네.”무엇을 배웠다는 것일까?가문 간의 계략을 배운 것이다.송연미는 두 손을 꼭 쥐었다.“계략, 연기.”소은지는 이 네 글자를 또렷하게 발음했다.현우에 대한 감정이 없었을 때는 그녀의 시선이 더욱 날카로웠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그녀는 혼란스러웠고 눈앞이 흐려져 마치 안개 속을 걷는 듯한 느낌이었다.그래서 실수를 범한 것이다.지금은 중요한 시기였다.현우에 대한 감정이 어떻든, 지금부터 그를 완전히 마음에서 지워야 했다.이 시기가 지나가면 다시 사랑을 생각해도 늦지 않다.이것이 바로 소은지였다.사랑을 얻을 수도 있지만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8화

    한때, 연서가 떠난 후로 박연준은 차가운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그동안 그는 이성적인 외모 아래 숨겨진 광기를 드러냈다.하지만 이제 그 가면은 사라졌다.그는 온전히 마음을 드러냈고 그 모습은 사람들에게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그래.”결국 박연준은 문기원의 말에 따라 서주로 가기로 했다.문기원은 그 말을 듣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박연준이 서주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이유영은 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려댔다.하지만 수술 이후 그녀의 휴대전화는 항상 무음 상태였다.우지와 우현은 온 마음을 다해 그녀를 돌봤고 그 무엇도 알지 못했기에 서주에서 아무리 많은 전화가 걸려 와도 이유영에게 전달되지 않았다....서주는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강이한이 서주를 떠났다는 소식은 서주 전체를 뒤흔들었고 소은지와 정씨 가문도 그 소식을 듣게 되었다.소은지는 그 소식을 접하고 품에 안고 있던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탄식을 내쉬었다.소은지는 더 이상 할 말을 잃었다.지난 3개월 동안 강이한을 아는 모든 사람이 어떤 날들을 보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들은 항상 불안에 떨어야만 했다.강이한에게 불만이 많았지만 그가 정말 기억을 잃을 거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것이다. 그는 이유영을 위해 결국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다.모두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송연미가 들어왔을 때, 소은지는 심각한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있었다. 그녀는 이제 엔데스 운빈과 완전히 관계를 정리했고 송연정은 엔데스 현우와 여전히 함께 다녔다.“확실해?”송연미가 물었다.소은지는 정신을 차리고 송연미를 바라봤다.눈빛에는 깊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분명히 전기봉의 소식 때문이었다.예전에 우천시에서 전기봉이 엔데스 명우에게 잡혔을 거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는 즉시 돌아왔었다.하지만 그것은 불확실한 소식이었고 현우는 그녀에게 함부로 조사하지 말라고 했다. 지금의 엔데스 명우는 미친 사람과 같았다.설분비와 설옥아가 모두 곁을 떠났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7화

    박연준과 강이한은 정씨 가문에서 어떤 존재일까? 마음 아픈 존재일 뿐이었다.특히 여진우는 이유영이 겪는 고통을 지켜보며 그들이 이유영의 세상에 영원히 나타나지 않기를 바랐다.그래서 박연준과 강이한이 어떻게 지내는지, 무엇을 겪고 있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가능하다면 그들이 이유영의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기를 바랐다.그때, 박연준이 말했다.“강이한은 자신과 이유영 사이에는 아무런 희망도, 아무런 미래도 없다고 했어.”박연준은 그 말을 들었을 때, 강이한의 목소리에서 절망을 느꼈다.도대체 무엇이 그를 그렇게까지 몰아넣었을까?여진우가 차갑게 말했다.“잘 알고 있네.”박연준은 그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웃음은 슬픔과 후회로 가득 차 있었다.“넌 정말 유영이의 오빠다워.”그 둘이 남매라는 것이 이 순간처럼 명확한 적이 없었다. 감정적으로 냉정한 태도, 차가운 판단력까지 닮아 있었다.여진우는 담배를 깊게 빨아들였다.박연준은 계속해서 말했다.“강이한은 유영이가 걱정돼서 놓을 수 없다고 했어. 이제 아무도 유영이를 진심으로 돌봐주지 않을 거라면서.”이유영은 정씨 가문의 아가씨다. 이제 그녀에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모두 정씨 가문을 의식할 것이고 그녀의 본질보다는 그 가문이 가진 힘을 염두에 둘 것이다.“너희는 너무 자기를 과대평가하는 거야. 너희 둘 없이도 유영이의 삶은 더 나아질 거야.”여진우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과연 나아질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하지만 더 나아지기 전까지는, 그 누구도 이유영의 세상에 다시는 상처를 남기지 않도록 해야 했다. 이제 충분했다. 이유영이 겪는 고통은 이제 끝내야 한다.“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유영이의 삶이 더 나아지기 전까지는, 그런 말은 하지 마.”“너...”여진우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그는 담뱃불을 바닥에 비벼 끄고 돌아섰고 그의 차가운 뒷모습에서 강한 결의가 느껴졌다.박연준이 이유영을 다시 실망시키면, 여진우는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여진우는 이유영을 위해서, 정씨

  • 회귀후 전남편과 이혼   제1136화

    이유영은 거의 모든 고통을 혼자 견뎌냈다.“내가 의사 선생님을 불러올게.”이유영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여진우는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다. 그녀의 가족이었기에 그렇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며 마냥 기다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는 곧 의사를 불렀다.아침에 이미 진통제를 맞았기에 이번에는 복용하는 방법밖에 없었다.이유영은 약을 삼키며 그 쓴맛조차 느끼지 못했다. 아마도 우천시에서 먹었던 약이 너무 써서 이제는 그 맛에도 무뎌진 듯했다.10분 후, 여진우는 다시 물었다.“지금은 좀 나아졌어?”“아직도 아파.”이유영은 전혀 통증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아마도 진통제를 너무 많이 먹어온 탓인지, 그녀의 몸은 약효에 대한 내성이 강해져 버렸다. 그래서 아무리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었다.“다시 가서 의사 선생님 불러올게!”진통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었고 여전히 고통은 사그라지지 않았다.여진우가 자리에서 일어서려는 순간, 이유영이 그의 옷소매를 붙잡았다.“가지 마.”“너...”“아마 내가 통증에 너무 예민한 것 같아. 의사 선생님이나 약 탓은 아니야.”여진우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이유영은 항상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어떠했을까?이유영은 수없이 많은 고통을 혼자 견뎌냈다.그런 그녀를 보며 여진우는 가슴이 저릿했다.“난 나가서 담배 피우고 올게.”“의사 선생님께는 가지 마!”“알았어.”여진우는 약간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도대체 이유영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럴 때조차...그는 문을 나서며 복도로 나왔다. 그곳에는 박연준이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분명 그들은 방 안에서 오간 모든 대화를 듣고 있었을 것이다.두 사람은 묵묵히 옥상으로 향했다.“따닥따닥.”여진우는 짜증스럽게 담배에 불을 붙였다.“방금 다 들었지?”박연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을 들었다.“이유영은 그런 고통을 겪을 필요가 없어.”여진우는 억눌린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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