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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나지막한 목소리가 폭죽 소리에 파묻혔다. 적잖은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바깥으로 뛰어나왔다.

장소월은 마지막으로 손바닥에서 녹아내린 눈송이를 말아쥐고 어두운 밤공기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등 뒤 화려한 불꽃은 그녀와 아무 상관도 없는 것처럼 고요함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갔다.

그 불꽃놀이보다 장소월은 혼자 있는 게 더 좋았다. 예전엔 혼자가 싫었지만, 지금은 결국... 그녀 혼자만 쓸쓸히 남게 되었다.

장소월은 목수건을 얼굴에 감싸고 시끌벅적한 번화가를 거닐었다.

저녁 12시였지만, 여전히 수많은 오고 가는 사람들로 붐비었다...

그녀가 기억하기로 예전 이 시간 서울 거리엔 별로 사람이 없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거리는 설날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조용한 좁은 길을 선택했다.

폭죽 소리는 그녀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었다.

검은색 차량 한 대가 천천히 그녀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

그녀가 좁은 골목길에 발을 들인 순간, 눈부신 상향등이 돌연 그녀의 등을 비추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걸음을 멈추지 않고 더욱 어두운 곳으로 걸어갔다.

차 경적이 울렸음에도 그녀는 못 들은 척했다.

얼마 후, 장소월의 눈에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남자가 들어왔다.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그녀의 청초한 눈동자가 눈송이보다도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

장소월은 그의 반대로 방향을 틀어 한 걸음 한 걸음 그와 멀리 떨어졌다...

‘전연우, 넌 지금 모든 걸 다 가졌지만 무언가를 더 찾고 있어.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절대 손에 넣을 수 없을 거야.’

‘전연우... 나 사실 마음 놓은 지 오래야. 더는 너 미워하지 않아.’

‘예전엔 너 자체가 내 세상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넌 그저 보통 사람에 불과했어.’

장소월은 스스로 택시를 잡아 남원 별장에 돌아갔다.

도우미가 그녀를 마중 나왔다.

“사모님, 드디어 오셨군요. 얼른 대표님한테 전화하세요. 대표님께서 너무 걱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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