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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8화

다 마시면 죽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시지 않을 수도 없다...

그리고... 장소월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왜 갑자기 와이프라는 말이 전연우의 입에서 나온단 말인가.

이럴 줄 알았다면 화장실에서 절대 그런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전연우가 룸으로 돌아갔다.

송시아는 어두워진 얼굴로 들어오는 그를 보고는 옆으로 다가가 헝클어진 그의 셔츠를 정리해 주었다.

“난 소월 씨가 부러워요. 무슨 말을 해도 욕 한 번 안 하잖아요. 연우 씨... 나한텐 언제 그런 특권 줄 거예요?”

전연우는 그녀를 밀어내고 책상 위 차 키를 쥔 다음 자리를 뜨려 했다.

송시아가 곧바로 그에게 소리쳤다.

“전연우 씨! 오늘 밤엔 절대 못 가요! 6조나 되는 계약을 따온 날 이렇게 푸대접하면 안 되죠! 나랑 하룻밤 보내는 것도 안 돼요?”

그녀는 전연우에게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았다.

술 때문인지 그녀의 감정은 극한까지 올라와 있었다.

“나 이제 당신이 장소월과 결혼하든 말든 상관없어요. 그냥... 날 위해 하루만 함께 있어 주면 안 돼요? 장소월이 당신한테 하는 거 나도 다 할 수 있어요...”

알코올은 한 사람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것 외에도 그 사람으로 하여금 평소를 초월하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 하룻밤만 함께 있어달라고 비참하게 구걸하고 있는 송시아가 바로 그 예다.

“연우 씨... 오늘 내 생일이에요. 장소월과의 웨딩 사진 일정을 망친 건 다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어요! 전생에서... 당신은 한 번도 내 생일을 잊어버린 적이 없었어요. 하물며 작은 기념일에도 늘 내 옆에 있어 줬어요. 당신은... 또 내 눈이 제일 좋다고 말했어요...”

전연우가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이마를 일그러뜨렸다.

“너 많이 취했어. 일찍 들어가 쉬어.”

그는 송시아를 밀어내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걸음을 뗐다.

“연우 씨! 가지 말아요!”

단호히 떠나는 그의 모습에 송시아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또 이내 하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정신이 나간 듯한 괴이한 그 모습에 종업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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