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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장소월은 꽤 오랜 시간 동안 불꽃놀이를 보지 못했다.

“그래요. 먼저 화장실 다녀올게요.”

룸에서 나가자 종업원이 손짓으로 화장실을 가리켰다. 가까이 가니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자 두 명이 화장실 거울 앞에서 헤어를 정리하고 있었다.

“장소월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시윤 선배와 원근 선배는 그렇게 싸고도는 거야? 장소월이 하는 작업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잖아!”

“그러니까! 그까짓 술 나도 먹어봤다고! 아까 그 얼굴 봤어? 우리가 빚이라도 진 줄 아나 봐! 그저 돈 많은 오빠 하나 있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유세야!”

“그리고 그 오빠라는 사람... 애초에 장소월한텐 관심도 없는 거 아니야? 장소월은 그저 우리 앞에서 허세 부린 것뿐이고...”

“우리 중에서 연기 제일 잘하는 게 장소월이잖아. 그 술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떻게 알겠어!”

장소월은 의연한 얼굴로 몸을 돌렸다.

그녀는 룸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조용한 곳을 찾아 의자에 앉았다.

희미한 조명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는 이곳은 원래 야외 레스토랑이었는데 날씨 때문에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뼈를 에일듯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이곳이야말로 그녀로 하여금 다른 생각 없이 평온함을 느끼게 만드는 곳이었다.

그녀는 추위에 몸이 경직되어 급기야 아무런 온도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 종업원이 코너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어 그녀를 살펴보고는 자리를 떴다. 장소월이 룸에서 나와 이곳에 올 때까지 쭉 지켜봐 온 종업원이었다.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나온 두 여자가 돌연 초대를 받았다.

“전 대표님께서 두 분에게 물으실 것이 있으시답니다.”

“전 대표님이요? 성세 그룹 그 전 대표님?”

여자의 목소리가 한껏 흥분되었다.

“맞습니다!”

“세상에! 정말 그분이야!”

갑작스러운 초대를 받은 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들이 조심스럽게 룸 안으로 들어갔다.

“대표님... 저희는 무슨 일로 부르신 건가요!”

전연우가 잔에 술을 따랐다.

“와서 앉아요.”

두 여자는 심장이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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