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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순식간에 고요함이 내려앉은 룸 안, 주시윤이 사람들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후 누군가 호기심에 물었다.

“소월 선배님, 전 대표님은 선배님 오빠 아닌가요? 왜 그렇게... 낯선 사람 대하듯 하는 거예요?”

인턴생 한 명이 눈치 없이 물었다.

박원근이 일그러진 얼굴로 경고의 눈빛을 보내자 그제야 무언가 깨달은 그녀는 다급히 자신의 입을 막았다.

“죄송해요... 일부러 한 말은 아니에요. 더는 질문 안 할게요.”

장소월은 덤덤히 웃으며 설명했다.

“괜찮아요. 나와 그 사람 예전엔 확실히 남매였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그 사람과의 사이도 거의 끊어져 버렸어요. 그리고...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받은 게 있으면 반드시 언젠가는 돌려줘야 해요. 4억 원짜리 술... 우리 스튜디오에서 십몇 년을 일해도 모으지 못할 돈이에요.”

누군가 질문을 이어갔다.

“그럼 얼마 전 시끌벅적하게 전해졌던 결혼 기사는 무엇인가요?”

장소월이 저도 모르게 주스가 들어있는 컵을 꽉 움켜쥐었다.

“우린 결혼 안 해요.”

혼인 신고를 했다고 해도 그녀는 영원히 인정할 수 없다. 그 아이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주시윤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섰다.

“됐어. 기자도 아니면서 뭣 하러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그렇게 캐물어. 빨리 밥이나 먹어. 다 먹고 나서 오늘 밤... 사우나까지 가야지!”

장소월은 이제 사람들 앞에서 진실을 말하는 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늘 이 상황 또한 송시아가 그녀를 난처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이다.

‘송시아... 이번 생엔 너와 이런 시답지 않은 거로 안 싸워.’

장소월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고 있었다. 가끔씩 다른 사람이 그녀와 말을 걸면 간단히 대답하곤 했다.

장소월은 그들의 흥겨운 분위기에 어우러지지 못하는 듯했다.

혼자 조용히 밥을 먹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단아하고 우아했다.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그 분위기는 아무도 쉬이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야말로 완벽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머리카락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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