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96화

Author: 차라
순식간에 고요함이 내려앉은 룸 안, 주시윤이 사람들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후 누군가 호기심에 물었다.

“소월 선배님, 전 대표님은 선배님 오빠 아닌가요? 왜 그렇게... 낯선 사람 대하듯 하는 거예요?”

인턴생 한 명이 눈치 없이 물었다.

박원근이 일그러진 얼굴로 경고의 눈빛을 보내자 그제야 무언가 깨달은 그녀는 다급히 자신의 입을 막았다.

“죄송해요... 일부러 한 말은 아니에요. 더는 질문 안 할게요.”

장소월은 덤덤히 웃으며 설명했다.

“괜찮아요. 나와 그 사람 예전엔 확실히 남매였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그 사람과의 사이도 거의 끊어져 버렸어요. 그리고...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받은 게 있으면 반드시 언젠가는 돌려줘야 해요. 4억 원짜리 술... 우리 스튜디오에서 십몇 년을 일해도 모으지 못할 돈이에요.”

누군가 질문을 이어갔다.

“그럼 얼마 전 시끌벅적하게 전해졌던 결혼 기사는 무엇인가요?”

장소월이 저도 모르게 주스가 들어있는 컵을 꽉 움켜쥐었다.

“우린 결혼 안 해요.”

혼인 신고를 했다고 해도 그녀는 영원히 인정할 수 없다. 그 아이와 마찬가지로 말이다.

주시윤이 얼른 자리에서 일어섰다.

“됐어. 기자도 아니면서 뭣 하러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그렇게 캐물어. 빨리 밥이나 먹어. 다 먹고 나서 오늘 밤... 사우나까지 가야지!”

장소월은 이제 사람들 앞에서 진실을 말하는 게 전혀 두렵지 않았다. 오늘 이 상황 또한 송시아가 그녀를 난처하게 하기 위해 만들었을 것이다.

‘송시아... 이번 생엔 너와 이런 시답지 않은 거로 안 싸워.’

장소월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밥을 먹고 있었다. 가끔씩 다른 사람이 그녀와 말을 걸면 간단히 대답하곤 했다.

장소월은 그들의 흥겨운 분위기에 어우러지지 못하는 듯했다.

혼자 조용히 밥을 먹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단아하고 우아했다. 너무나도 고급스러운 그 분위기는 아무도 쉬이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그야말로 완벽한 외모를 자랑하고 있었다. 머리카락 한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Kaugnay na kabanata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997화

    장소월은 꽤 오랜 시간 동안 불꽃놀이를 보지 못했다.“그래요. 먼저 화장실 다녀올게요.”룸에서 나가자 종업원이 손짓으로 화장실을 가리켰다. 가까이 가니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여자 두 명이 화장실 거울 앞에서 헤어를 정리하고 있었다.“장소월이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시윤 선배와 원근 선배는 그렇게 싸고도는 거야? 장소월이 하는 작업 우리도 충분히 할 수 있잖아!”“그러니까! 그까짓 술 나도 먹어봤다고! 아까 그 얼굴 봤어? 우리가 빚이라도 진 줄 아나 봐! 그저 돈 많은 오빠 하나 있는 게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유세야!”“그리고 그 오빠라는 사람... 애초에 장소월한텐 관심도 없는 거 아니야? 장소월은 그저 우리 앞에서 허세 부린 것뿐이고...”“우리 중에서 연기 제일 잘하는 게 장소월이잖아. 그 술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떻게 알겠어!”장소월은 의연한 얼굴로 몸을 돌렸다.그녀는 룸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고 조용한 곳을 찾아 의자에 앉았다.희미한 조명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는 이곳은 원래 야외 레스토랑이었는데 날씨 때문에 영업을 하지 않고 있었다. 뼈를 에일듯한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는 이곳이야말로 그녀로 하여금 다른 생각 없이 평온함을 느끼게 만드는 곳이었다.그녀는 추위에 몸이 경직되어 급기야 아무런 온도도 느껴지지 않았다.그때 종업원이 코너에서 머리를 빼꼼 내밀어 그녀를 살펴보고는 자리를 떴다. 장소월이 룸에서 나와 이곳에 올 때까지 쭉 지켜봐 온 종업원이었다.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나온 두 여자가 돌연 초대를 받았다.“전 대표님께서 두 분에게 물으실 것이 있으시답니다.”“전 대표님이요? 성세 그룹 그 전 대표님?”여자의 목소리가 한껏 흥분되었다.“맞습니다!”“세상에! 정말 그분이야!”갑작스러운 초대를 받은 그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그들이 조심스럽게 룸 안으로 들어갔다.“대표님... 저희는 무슨 일로 부르신 건가요!”전연우가 잔에 술을 따랐다.“와서 앉아요.”두 여자는 심장이 바깥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998화

    다 마시면 죽을지도 모른다.하지만 마시지 않을 수도 없다...그리고... 장소월이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말하지 않았던가?왜 갑자기 와이프라는 말이 전연우의 입에서 나온단 말인가.이럴 줄 알았다면 화장실에서 절대 그런 말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전연우가 룸으로 돌아갔다.송시아는 어두워진 얼굴로 들어오는 그를 보고는 옆으로 다가가 헝클어진 그의 셔츠를 정리해 주었다.“난 소월 씨가 부러워요. 무슨 말을 해도 욕 한 번 안 하잖아요. 연우 씨... 나한텐 언제 그런 특권 줄 거예요?”전연우는 그녀를 밀어내고 책상 위 차 키를 쥔 다음 자리를 뜨려 했다.송시아가 곧바로 그에게 소리쳤다.“전연우 씨! 오늘 밤엔 절대 못 가요! 6조나 되는 계약을 따온 날 이렇게 푸대접하면 안 되죠! 나랑 하룻밤 보내는 것도 안 돼요?”그녀는 전연우에게 다가가 뒤에서 끌어안았다.술 때문인지 그녀의 감정은 극한까지 올라와 있었다.“나 이제 당신이 장소월과 결혼하든 말든 상관없어요. 그냥... 날 위해 하루만 함께 있어 주면 안 돼요? 장소월이 당신한테 하는 거 나도 다 할 수 있어요...”알코올은 한 사람의 신경을 마비시키는 것 외에도 그 사람으로 하여금 평소를 초월하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 하룻밤만 함께 있어달라고 비참하게 구걸하고 있는 송시아가 바로 그 예다.“연우 씨... 오늘 내 생일이에요. 장소월과의 웨딩 사진 일정을 망친 건 다 당신을 사랑하기 때문이었어요! 전생에서... 당신은 한 번도 내 생일을 잊어버린 적이 없었어요. 하물며 작은 기념일에도 늘 내 옆에 있어 줬어요. 당신은... 또 내 눈이 제일 좋다고 말했어요...”전연우가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이마를 일그러뜨렸다.“너 많이 취했어. 일찍 들어가 쉬어.”그는 송시아를 밀어내고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걸음을 뗐다.“연우 씨! 가지 말아요!”단호히 떠나는 그의 모습에 송시아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하지만 또 이내 하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정신이 나간 듯한 괴이한 그 모습에 종업원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999화

    나지막한 목소리가 폭죽 소리에 파묻혔다. 적잖은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 바깥으로 뛰어나왔다.장소월은 마지막으로 손바닥에서 녹아내린 눈송이를 말아쥐고 어두운 밤공기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등 뒤 화려한 불꽃은 그녀와 아무 상관도 없는 것처럼 고요함 속으로 점점 더 깊이 들어갔다.그 불꽃놀이보다 장소월은 혼자 있는 게 더 좋았다. 예전엔 혼자가 싫었지만, 지금은 결국... 그녀 혼자만 쓸쓸히 남게 되었다.장소월은 목수건을 얼굴에 감싸고 시끌벅적한 번화가를 거닐었다.저녁 12시였지만, 여전히 수많은 오고 가는 사람들로 붐비었다...그녀가 기억하기로 예전 이 시간 서울 거리엔 별로 사람이 없었다.고개를 들어보니 거리는 설날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조용한 좁은 길을 선택했다.폭죽 소리는 그녀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고 있었다.검은색 차량 한 대가 천천히 그녀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 장소월은 고개를 숙이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그녀가 좁은 골목길에 발을 들인 순간, 눈부신 상향등이 돌연 그녀의 등을 비추었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걸음을 멈추지 않고 더욱 어두운 곳으로 걸어갔다.차 경적이 울렸음에도 그녀는 못 들은 척했다.얼마 후, 장소월의 눈에 자신의 옆을 스쳐 지나가는 남자가 들어왔다. 그의 뒷모습을 쳐다보는 그녀의 청초한 눈동자가 눈송이보다도 더 차갑게 가라앉았다.장소월은 그의 반대로 방향을 틀어 한 걸음 한 걸음 그와 멀리 떨어졌다...‘전연우, 넌 지금 모든 걸 다 가졌지만 무언가를 더 찾고 있어.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절대 손에 넣을 수 없을 거야.’‘전연우... 나 사실 마음 놓은 지 오래야. 더는 너 미워하지 않아.’‘예전엔 너 자체가 내 세상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넌 그저 보통 사람에 불과했어.’장소월은 스스로 택시를 잡아 남원 별장에 돌아갔다.도우미가 그녀를 마중 나왔다.“사모님, 드디어 오셨군요. 얼른 대표님한테 전화하세요. 대표님께서 너무 걱정하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000화

    현재의 그녀는... 모두 해탈한 사람처럼 태연하게 그와 마주한다.이제 그녀 얼굴에 서려 있던 증오까지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장소월은 그를 공기 대하듯 무시하고 마른 수건 하나를 잡아 방을 나가 침실이 아닌 화실로 향했다.오늘 밤 장소월은 한동안 야근해야만 마지막 프로젝트를 깔끔하게 완성할 수 있다.전연우는 술기운이 올라온 탓인지 가슴이 더 격렬하게 일렁거렸다. 줄곧 애써 유지해왔던 통제력도 그녀가 자신을 무시한 채 돌아서 버린 순간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그가 돌연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장소월이 들고 있던 붓을 빼앗았다. 그렇게 실랑이를 하는 바람에 종이가 절반으로 찢어지고 말았다.“너... 뭐 하는 거야!”장소월은 몸 전체가 창가로 확 밀려버렸다. 반응하기도 전에 그가 강제로 키스를 퍼부었다.장소월은 눈앞의 사람을 밀어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역시나 역부족이었다.그저 이 역겨움을 참아내며 그가 멈추기를 기다릴 뿐이었다.반항하던 힘이 점점 사그라들자 그가 천천히 눈을 떴다. 꼭 감은 두 눈과 깊게 찌푸려진 눈썹이 그의 시선 속에 들어왔다. 반항 대신 결국 타협하는 쪽으로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그 모습에 가슴속에서 활활 타오르던 전연우의 불꽃은 조금씩 조금씩 꺼져버렸다.순간 전연우는 이제 그 무엇으로도 그녀를 통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 아이 역시 그녀에게 아무런 작용을 하지 못한다.전연우가 더는 움직이지 않자 장소월은 곧바로 그를 밀어냈다. 순간 위 속 깊은 곳에서부터 역겨움이 올라와 더는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뛰어가 미친 듯이 구토했다.장소월은 변기를 잡고 앉아 조금 전 마셨던 생강차를 모두 토해냈다.전연우가 가까이 다가오자 장소월은 팔을 뻗어 그를 멈춰 세웠다.전연우는 3보 떨어진 거리에 서서 괴롭게 바들바들 떨고 있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았다.속 안 모든 음식물을 토해낸 탓에 온몸에 힘이 풀린 그녀는 자리에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전연우는 그녀를 안아 침대에 눕혔다.그녀는 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001화

    성세 그룹이 어떻게 되든 장소월은 관여할 수 없다. 그의 옆엔 송시아 한 명만 있으면 충분하다.또한 장소월의 일에 관해서도 전연우는 종래로 무어라 말하지 못한다. 그 역시 장소월의 몸이 성치 않다는 것을 알기에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는 당부만 할 뿐이었다.오늘은 그녀가 가장 늦게까지 일한 날이었다. 작업을 끝마치고 나니 바깥에서 해가 밝아오고 있었다.화상 회의는 아직 진행되고 있었다. 장소월, 박원근, 주시윤 외 다른 사람들은 늦게까지 회식하는 바람에 어젯밤 야근엔 참여하지 않았다.박원근이 말했다.“소월아, 이제 그만하고 들어가서 쉬어! 나머지는 우리가 할게.”“괜찮아요. 이제 조금 밖에 안 남았잖아요.”끝마치고 같이 쉬면 된다.주시윤이 말했다.“나 아침 식사 준비했는데 소월이 집은 너무 멀어서 보내지 못했어. 다음에 기회 되면 같이 먹자.”“네. 그래요.”“요즘 배달 어플이 잘 되어 있어서 30분이면 집에 도착하더라고.”음식을 주문하자마자 주시윤의 얼굴이 다시 화면에 나타났다.“원근 선배, 큰일 났어. 소희랑 정현이가 알코올 알레르기 때문에 병원에 실려 갔대.”“뭐라고? 대체 어떻게 된 거야?”장소월도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아직은 잘 모르겠어. 병원에서 방금 나한테 전화 왔어.”장소월의 목소리가 영상 속에서 흘러나왔다.“제가 먼저 알아볼 테니까 선배님들은 계속 작업 완성하세요.”박원근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내가 같이 갈게.”박원근은 밤새 휴식 없이 일한 그녀가 걱정되어 함께 가기로 마음먹었다. 또한... 작업실 총 관리자이기도 하기 때문에 직원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못 본 척할 수가 없다.“그래요.”장소월은 자리에서 일어선 순간 눈앞이 깜깜해졌다. 빠르게 책상을 잡지 않았다면 의식을 잃고 쓰러져버렸을지도 모른다.그녀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침실에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패딩을 집어 들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밥상을 차리고 있던 도우미가 깜짝 놀라며 말했다.“사모님, 오늘 왜 이렇게 일찍 깨셨어요? 밖에 나가시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002화

    그녀가 시선을 거두고 그의 눈길을 피했다.“전연우... 제발 다른 사람 하찮게 여기는 그 더러운 습관 좀 버려. 그 사람들 목숨도 똑같이 소중해! 앞으로 다른 사람이 날 욕하든 말든 상관하지 마! 그건 어디까지나 내 일이니까. 넌 네 회사 일이나 신경 쓰면 돼. 그리고 나 스스로 내 밥벌이는 할 수 있으니까 절대 너한테 손 안 내밀어.”장소월이 그의 손을 뿌리쳤다.“난 방에 들어갈게. 아침밥은 혼자 먹어.”그녀는 한 걸음 내디딘 순간 조금의 예고도 없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소월아!”전연우가 곧바로 그녀를 끌어안았다.그의 첫 반응은 그녀의 호흡을 확인하는 것이었다.“당장 구급차 불러요.”도우미가 다급히 대답했다.“네네... 지금 바로 전화할게요.”가만히 있다가 왜 갑자기 쓰러진단 말인가!병원에 도착한 뒤, 서철용은 일련의 검사를 진행했다.“큰일은 아니야. 그냥 좀 피곤했어서 그래.”서철용이 이마를 찌푸리고 전연우를 쳐다보았다.“돈을 그렇게 많이 벌면서 대체 어디에 쓴 거야? 몸이 안 좋다는 거 뻔히 알면서 밤새 일을 하게 만들어? 돈 벌어서 다 송시아한테 주기라도 한 거야?”“나랑 송시아는 아무런 관계도 아니야. 장소월이 믿지 않으니 나도 이제 방법 없어.”방법이 없다고? 그의 입에서 그런 말이 다 나오다니.서철용은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엔 다시 삼켜버렸다. 언젠간 그녀는 반드시 떠날 것이기에 그가 무슨 말을 해도 무용지물일 테니 말이다.“그건 소월 씨가 깨어나면 직접 설명해. 나한테 말하는 건 아무 소용 없어.”“언제면 깨어날 수 있는데?”“조금 더 자면 깨어날 거야. 이 링거 다 맞고 나서 퇴원해.”서철용이 나간 뒤 전연우는 침대 옆에 앉아 장소월을 아프게 지켜보았다.가까이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에 그가 눈을 떴다.“대표님, 그 두 사람 이틀 뒤면 퇴원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성세 그룹 입사를 요구해 제가 인사팀 사람을 보냈습니다.”알코올 중독과 성세 그룹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를 맞바꾼 것, 그들에겐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003화

    송시아는 그에게 전혀 위협이 되지 못한다. 전연우가 관심을 두는 건 그저 그녀 배후의 그 사람일 뿐이다.송시아가 겁도 없이 그의 턱 밑에서 이런 일을 꾸미는 건 분명 성세 그룹을 장악하기 위함이다.그녀를 이대로 놔두는 건 등 뒤의 그 사람이 그녀를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지, 송시아의 손이 어디까지 뻗어있는지 지켜보기 위함이었다.지금의 성세 그룹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단번에 먹어버리겠다고?송시아에겐 어림도 없는 일이다.전연우가 침대에 누워있는 장소월을 응시했다.“대체 언제면 나 걱정 안 시킬래.”“넌 나한테 송시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해.”남자의 손이 그녀의 체온을 느끼며 천천히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침대 위 여자는 조용히 눈을 감고 있었다. 전연우는 그녀를 머릿속에 새기기라도 할 것처럼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그들은 혼인 신고를 했지만 장소월은 줄곧 반지를 끼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지 않았기에 전연우도 강요하지 않았다.장소월이 깨어났을 때, 날은 어느덧 밝아있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의식을 잃었는지 머리가 어지럽고 목이 바짝 타들어 갔다. 손 하나가 그녀를 부축하자 장소월은 힘없이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귓가에 익숙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왜 아직도 낫지 않는 거야?”“그냥 감기라고 하지 않았어?”서철용이 대답했다.“면역력이 약하다는 거 너도 알잖아. 보통 감기 맞아. 우리도 신은 아니야. 예상과 빗나갈 수도 있어.”그녀 일에 대면한 전연우는 늘 이렇듯 냉정함을 유지하지 못한다. 왜 처음부터 이러지 않았단 말인가.“물...”그들의 실랑이를 들으니 장소월은 머리가 더더욱 지끈거렸다.은경애는 집에 돌아갔다가 장소월이 병원에 갔다는 말을 듣고 곧바로 다시 돌아왔다.장소월 또한 고작 하룻밤 샌 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오래 누워있을 줄은 몰랐다.시끌벅적한 그믐날도 그녀는 의식을 잃은 채로 보내야 했다.장소월 때문에 성세 그룹에서도 연말 파티를 취소했다.전연우는 스카이 테크놀로지와 계약을 체결한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004화

    서철용은 한숨을 내쉬고는 책상 위 종래로 움직인 적 없는 약을 들어 전연우의 손에 쥐여주며 말을 돌렸다.“네 와이프가 약을 제때에 먹지 않아서 하는 말이야. 네가 잘 타일러. 난 이만 빠질게.”그는 전연우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부드럽게 말해. 어린아이한테 하듯 말이야.”틀린 말은 아니다. 전연우는 서른 살 중반이 되었고 장소월은 이제 고작 스무 살을 갓 넘겼다. 삼촌 조카 사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나이 차이다. 하여 늘 공통 화제가 없었기 때문에 전연우는 그녀에게 강요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서철용이 떠나니 병실엔 두 사람만 남았다. 시끌벅적하게 들려오는 불꽃놀이와는 달리 이 좁은 병실에선 숨이 턱턱 막혀오는 분위기가 사람을 옥죄고 있었다. 희미한 조명 몇 개가 병실을 비추었다.장소월은 힘없이 보온병을 들어 자신의 컵에 물을 따랐다. 물은 이미 식었지만 그녀는 개의치 않고 입가에 가져갔다. 전연우가 이마를 찌푸리며 그녀를 제지했다.“누워서 쉬고 있어. 내가 물 끓여올게.”이 자리까지 올라오기 전 전연우는 빛도 들어오지 않는 지하 세계에서 뒹굴며 갖은 고생을 했었다. 심지어... 돈을 벌기 위해 죽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을 겪기도 했다.그는 고급 정장 자켓을 벗고 회색 색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뒤 밖에 나가 뜨거운 물을 받았다. 그믐날 저녁이었지만 그 어느 날보다도 쓸쓸했다.왜 하필 이런 때에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단 말인가.장소월은 냉수욕을 한 탓인지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 정신을 차릴 수조차 없었다.전연우가 다시 돌아왔을 때 장소월은 침대 옆에 앉아 고통스럽게 구토하고 있었다.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던 탓에 나오는 거라곤 시큼한 위산밖에 없었다. 전연우가 다가가 그녀의 등을 두드리고는 입가심할 따뜻한 물을 가져다주었다.입원한 지 5일이나 지났지만 호전되기는 커녕 오히려 점점 더 심각해지고만 있었다.“이런 골칫거리 같으니라고.”오랫동안 애지중지 보살펴 겨우 붙었던 살이 이 짧은 며칠 사이에 다시 빠져버리

Pinakabagong kabanata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13화

    의사가 들어와 손이준을 진찰했다.장소월은 걱정되는 마음에 물었다. “어때요? 괜찮은가요?”의사가 대답했다.“상처 회복은 잘 되고 있습니다. 휴식만 잘 취하면 됩니다.”“네, 알겠습니다.”의사가 떠나자, 장소월은 다가가 이불을 덮어주었다. 그때 갑자기 강용이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어이, 전 씨, 그 총알 맞고 왜 안 죽은 거요.”“무... 무슨 소리야?” 이불을 덮어주던 장소월의 손이 경직되어 멈춰 섰다. 그녀는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강용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가 손을 거두려던 순간, 돌연 그의 손에 잡혀버렸다.“언제 알아차린 거야? 눈썰미 꽤 쓸만하네.”정... 정말 그 사람이었다!장소월은 충격에 휩싸여 병상에 누워 있는 낯선 얼굴을 바라봤다. 그녀는 잠시 저항하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강용은 재빨리 그들을 떼어놓았다. 전연우가 일어나려고 하자 강용은 순식간에 그의 어깨를 내리눌렀다. “접근하려고 정말 애썼네요.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날 죽이려고 했던 사람 누구예요?”강용의 손은 전연우의 상처 부위를 누르고 있었다. 그는 고통스러웠지만,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전연우 씨, 내 손에 잡히는 날이 올 줄은 꿈에도 몰랐죠?”장소월은 여전히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가... 전연우였다니.그를 본 순간 도망쳤어야 했지만, 그녀의 발은 납덩이라도 매달린 듯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네가 어디에 있든, 찾아낼 거라고 했었잖아.”“소월아, 넌 내 아내야.”그 애절한 말에 장소월은 온몸이 얼어붙는 듯했고, 순식간에 공포에 휩싸였다.“아... 아니에요. 당신이 전연우일 리 없어요...”장소월은 뒷걸음질 치며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악마와 마주치기라도 한 듯, 강력한 충격이 그녀의 머리를 강타했다.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통증에 숨을 쉴 수조차 없었다.급기야 그녀는 의식을 잃고 쓰러져 버렸다...“소월아...”강용이 그녀를 재빨리 붙잡았다.전연우는 애타게 그리고 그리던 아내가 다른 사람의 품에 안기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12화

    강지훈이 명령했다.“말해.”부관은 손에 든 정보를 강지훈에게 건넸다. “최근 근처 도시에 세 명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는 정보입니다. 현재 저희가 일차적으로 걸러낸 상태이고, 곧 시스템으로 소현아 씨의 사진을 인식할 겁니다. 30분 안에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강지훈은 옆에 있는 사람에게 권총을 건네며 말했다.“지금 호텔로 간다.”“알겠습니다, 주인님.”거꾸로 매달려 있던 흑인 남자는 그야말로 숨이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이곳은 사막과 가까운지라 지면에서 뜨거운 열기까지 올라오고 있었다.“가지 마세요! 형님!”“저 혼자 여기 두지 마세요. 무서워요, 아빠!”옆에 있던 규영이 입을 열었다. “주인님, 저 사람 풀어주는 게 어떠십니까.”“현아 아가씨 배 속에 있는 아기를 위해 덕을 쌓는 셈 치는 거죠.”“제가 옛날 어르신께 듣기로는...” 그 순간 규영은 자기도 모르게 실언했다는 것을 깨닫고 급히 말을 바꾸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어르신의 말을 꺼내는 게 아니었는데...”강지훈이 미간을 찌푸렸다.“뭐라고? 계속해!”규영은 조심스레 말을 이어갔다.“집안에 임신한 사람이 있을 때는 피를 보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배 속에 있는 아기에게 재앙이 닥친다고요.”강지훈은 그 말을 듣고 황당하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그런 미신은 대체 어디에서 주워들은 거야? 북경 감옥에서 매일같이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데, 그럼 배 속에 있는 아이를 지키지 못한다는 거야?”“주인님, 그런 말씀은 함부로 하시면 안 됩니다. 혹시 모르니 믿는 게 좋습니다. 설령 사실이 아니더라도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현아 아가씨 배 속에 있는 작은 주인님을 위해서라도요.”“주인님께서 좋은 일을 하시면 자연히 작은 주인님에게 복이 쌓일 겁니다. 또한 현아 아가씨께서 순산도 하실 수 있을 거고요.”강지훈의 눈동자가 가라앉았다. 예전에는 본 적 없는 눈빛이었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면 왠지 모르게 가슴속에서 미묘한 감정이 느껴졌다.“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11화

    “우리 둘 다 옷도 입고 있었어. 그냥 너무 추워서 그랬어. 강용 몸은 뜨겁고 따뜻하더라고.”당황스러운 표정으로 횡설수설 변명하는 소현아의 모습이 귀여워 장소월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알아. 나는 단지 강용의 안전을 걱정하는 거야. 그 강지훈이라는 사람은 아주 나쁜 놈이거든. 혹시 그 사람이 강용에 대해 물어보면 모른다고 해야 해. 강용과 모르는 사이인 척, 전혀 개의치 않는 척해야 해. 알았지?”“그럼 소월이랑도 모르는 사이라고 해야 해?”장소월은 소현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난 괜찮아. 내가 방법을 알려줄게. 나중에 돌아가서 강지훈의 입에서 남자 이름이 나오면 무조건 모른다고 해야 해. 여자는 괜찮아.”“그리고... 혹시 다른 사람이 널 괴롭히면 울면서 그 사람이 너를 때렸다고, 욕했다고 말해야 해. 강지훈한테 전부 고자질해.”소현아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말했다. “눈물이 안 나오면 어떡해? 꼭 울어야 해?”장소월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현아야, 넌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나중에 나한테도 딸이 생기면 너처럼 귀엽고 천진난만하게 자라줬으면 좋겠어.”그녀에게는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없다.사실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자신을 영원히 빠져나오지 못하는 감옥에 가두기 십상이니까.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치다가 결국 그녀처럼 되어버리고 만다.소현아는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누릴 자격이 있다.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소현아는 장소월의 손을 잡고 북경 감옥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했다. 장소월은 강지훈이 소현아를 강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는 아직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있다.사랑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피어오르는 감정이다.왜 하필 강지훈이란 말인가!장소월은 잠들어 있는 소현아를 보며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었다.강지훈 같은 사람은 무해하고 천진난만한 소현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그들이 사는 세상은... 그야말로 상상하기도 꺼려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10화

    수술실 문밖에 돌아와 보니, 강용은 여전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장소월은 그에게 음식을 챙겨주었다.“수고했어. 먼저 가서 쉬어. 나랑 현아가 근처에 방 두 개 잡아놨어. 현아는 당분간 나랑 같이 잘 거고, 이건 네 방 카드야. 현아랑 같이 먼저 가 있어.”“됐어, 너도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았잖아. 이 정도는 버틸 수 있어.”“나중에 그 사람이 나오면 내가 도와야할 일이 있을 거야. 여자인 너 혼자서는 불편해.”장소월은 화장실에서 꾸물거리며 나오는 소현아를 바라보았다. 손에는 간식 두 봉지도 들려 있었다. “그래... 알았어. 나는 옷이라도 좀 사러 가야겠다.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옷을 많이 못 챙겨왔거든.”“그래, 갔다 와.” 강용은 정말 배가 고팠는지,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모두 비웠다.장소월이 물었다. “옷 말고 또 필요한 거 있어?”“아무거나, 네 맘대로 해.”강용은 주머니에서 은행 카드 하나를 꺼냈다. “여기에 돈 좀 있어. 내 걸로 결제해.”“됐어. 이 돈은 나중에 쓸 데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네가 가지고 있어.”“너는 남자니까, 나중에 뭐라도 하려면 돈이 좀 있어야지”무거워진 장소월의 말투를 눈치챈 강용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쳇, 네 그림 한 점이 몇천만 원이나 된다고 지금 날 비웃는 거지? 어휴. 아가씨, 절 키워주시는 건 어때요?“계속 아가씨의 개가 될게요.”장소월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됐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개는 무슨.”장소월은 소현아와 함께 쇼핑몰에 가서 옷을 몇 벌 구매한 뒤 호텔로 돌아왔다. 신분증을 등록하려고 프런트에 선 순간, 장소월은 왠지 모르게 불안한 느낌이 엄습했다. 하여 새로운 신분증을 꺼내 등록 정보로 사용했다.“미카엘 씨, 여기 객실 카드입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감사합니다.”원래는 저렴한 호텔에 묵을 생각이었지만, 소현아가 불편해할까 봐 걱정되어 이곳으로 결정했다. 10층에 위치한 방에 들어가 커튼을 열어보니 아름다운 강 풍경이 눈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9화

    아이...지금 세 사람은 확실히 아이를 키울 여유가 없다.전 부인이 말했다. “절대 월이 돌려주지 않을 테니까 내 아이 뺏어갈 생각은 하지도 말아요.”강용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됐어요. 우리 셋 다 당신 아이 봐줄 시간 없어요. 당신이 준다고 해도 우리가 싫어요.”“참, 그리고 전 남편 치료비도 잊지 말고 내줘요.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한때 부부였는데 너무 매정하게 굴지는 말아야죠.”그녀는 화가 난 듯 씩씩거리며 에르메스 한정판 가방에서 돈다발을 꺼내 던졌다. “그동안 아이를 키워준 양육비와 예전 나한테 줬던 돈 전부 갚았어요. 이제 각자 갈 길 가고 다시는 얼굴 보지 말자고요.”별이는 얼굴이 엉망이 된 채 서럽게 엉엉 울고 있었다. 장소월은 차마 볼 수 없어 시선을 돌렸다. 필경 다른 사람의 사생활이니 왈가왈부할 수가 없었다.그녀는 아이의 엄마다. 엄마가 데려가겠다고 하면 아무에게도 막을 권리가 없다.그들이 위풍당당하게 떠난 후, 강용은 돈을 세어보았다. 몇백 달러 정도였다. “제기랄, 몇만 달러짜리 가방을 들고 다니면서 전 남편에게는 쥐꼬리만큼도 안 주다니. 빨리 죽으라고 고사라도 지내는 건가. 이 돈으로는 수술도 못 하겠네.”장소월이 말했다. “됐어, 강용. 사람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는 거야. 일단 이준 씨 어떻게 됐는지부터 알아보자.”“그래.”소현아는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소월아, 아기가 배고픈 것 같아. 들어봐... 얘네 둘이 소리치고 있어.”강용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네가 배고픈 거면서 무슨 엉뚱한 소리야. 밥 먹을 시간이긴 하네. 넌 소현아 데리고 근처 식당에 가서 밥 먹어. 이준 씨한테는 내가 가볼게.”며칠 동안 강용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생각에 장소월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말했다.“빨리 먹고 포장해서 갖다 줄게.”“그래.”식사를 마친 뒤 장소월은 소현아를 데리고 검사를 받으러 산부인과로 향했다. 30분 후, 결과가 나왔고 예상외로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의사는 검사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8화

    바로 맞은편 길에서 또 한 무리의 차량이 웅장하게 지나가고 있었다. 규영이 돌연 즉시 차를 세우라며 소리쳤다. “...저... 현아 아가씨 목소리 들은 것 같아요.”강지훈은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다가 그 말에 번쩍 눈을 떴다. “확실해?”규영은 확신할 수는 없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목소리가 정말 현아 아가씨 같았어요. 소월이라는 이름을 부르기도 했고요. 현아 아가씨 친구분이 장소월 씨잖아요. 그냥 우연인 걸까요?”강지훈은 마지막 남은 인내심까지 바닥난 듯 말했다. “얼마나 남았지?”운전석에 묶여 있던 남자는 강지훈이 꽤 많은 힘을 들여서 찾아낸 인물이었다. 소현아의 행방을 쫓다가 드디어 실마리를 찾았다. 바로 이 남자가 소현아에게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 주었던 것이다. 그동안 강지훈의 정보 조직이 오랫동안 소현아의 소식을 찾지 못했던 이유였다.강지훈은 항공편 정보를 토대로 소현아의 사진을 일일이 대조한 결과, 그녀가 다른 두 사람과 함께 이곳 사막으로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곳에서 얼마 전 폭동이 일어났고, 소현아는 무사하다는 사실까지 확인했다.흑인 남자가 한 민박집 앞에 차를 세웠다. “여깁니다, 바로 여기예요.” 사투리가 가득 섞여 있는 목소리였다.강지훈이 차에서 내리자, 곧이어 뒤따라오던 몇 대의 검은색 승용차에서도 사람들이 우르르 내렸다. 잠겨 있는 대문을 본 강지훈은 그대로 발로 쾅 하고 걷어찼다. 몇몇 사람들이 신속하게 위층으로 올라갔고, 강지훈도 천천히 소파 옆으로 걸어갔다. 규영과 미경은 주방으로 향했다.2분 후, 위층으로 올라갔던 흑인 남자가 보고했다. “위층에는 세 명이 살고 있고, 옷가지도 좀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물건들은 없는 것으로 보아 이미 떠난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규영이 말했다.“주인님, 냉장고에 현아 아가씨가 좋아하는 방울토마토와 포도가 있습니다... 방금 전까지 아궁이에 불을 지폈던 흔적도 있습니다. 나간 지 얼마 안 된 것 같습니다.”강지훈은 베개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7화

    장소월의 얼굴에 걱정스러운 기색이 드리웠다. “강용, 우리 가보는 게 어때? 아직 상처도 아물지 않았는데, 그 전 부인 쪽 사람들이 또 때리기라도 하면 어떡해. 죽을지도 몰라.”“젠장, 그럴 수도 있겠네.” 강용이 곧장 뒤쫓아갔지만, 어디에도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근처에 있는 버스 정류장 앞, 수십 대의 검은색 승용차가 줄지어 정차되어 있었다. 방금 전까지 거만하고 제멋대로였던 여자가 한없이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보스. 제가 힘을 너무 많이 주었어요.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시죠?”그녀는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조금 전 사나웠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잘했어.”“됐어, 그만 울어!” 전연우가 호통을 치자 옆에서 울고 있던 별이는 곧바로 입을 다물었다.별이의 커다란 눈망울이 도로록 굴러갔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입을 삐죽 내밀고 울음을 터뜨릴 것 같더니, 바로 꺄르륵 웃고 있었다.“어머, 너무 귀여워. 안아주고 싶네.”“다른 사람들은?”리샬이 대답했다.“안심하세요, 보스. 시장 사람들은 모두 괜찮습니다. 그냥 연기였으니까요. 제가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습니다.”“다친 사람은 보스뿐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하시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스스로 총까지 맞다니요.”전연우는 팔과 어깨에 일부러 총상을 입었다. 더 실감 나게 연기하기 위해 진통제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일반인이었다면 하루도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거기에 심하게 매질까지 당했으니... 그의 검은색 옷은 이미 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내 일에 신경 쓰지 마.”그 강인한 의지력은 경외심마저 들게 했다.“큰일 났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보스. 사모님이 쫓아오고 있습니다.”장소월과 강용이 걱정되어 달려왔을 때, 손이준은 바닥에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었다. 장소월이 소리쳤다.“강용, 빨리 저 사람들 말려.”“오빠, 괜찮아요?” 장소월이 상처를 확인하려고 손을 뻗었다. 몸에서 짙은 피비린내가 풍겨 나오고 있었다. 이어 손을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6화

    “아주 흥미진진했어. 두 부부가 오붓하게 얘기하는 거 방해하지 않도록 안 가는 게 좋을 거야.”장소월은 평소 남의 사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었지만, 이번만큼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 사람... 와이프가 돌아왔다고?”강용은 웃으며 말했다. “응. 어젯밤 네가 쓰러졌을 때, 그 사람 보러 병실에 갔다가 부부가 크게 싸우는 소리를 들었어. 아이 양육권 때문인 것 같더라고.”“지금도 계속 싸우고 있어서 가면 괜히 불똥이 튈지도 몰라.”그녀는 결국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부부가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에 끼어들었다가 전 부인이 오해라도 하면 더 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그래. 남의 일에 우리가 간섭할 수는 없지.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분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줘.”“응.”지금은 이게 최선이다.이곳에는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다.집에 돌아온 장소월은 짐을 싸기 시작했다. 짐이라고 할 것도 없이 옷 몇 벌과 화구 상자가 전부였다.“내일 차 오는 거 확실하지?”강용이 대답했다. “응, 현지 사람 중 한 명에게 말해놨어. 돈만 주면 내일 아침에 차로 시내까지 데려다줄 거야.”“떠나기 전에 현아를 병원에 데려가 봐야겠어. 시간이 너무 지체되면 현아와 배 속의 아이 모두 위험해질 수 있잖아.”강용은 그녀에게 집중하지 못한 채 딴생각을 하며 짐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소현아도 마침 잠에서 깨어났다.장소월은 식사를 준비하러 주방에 내려갔다. 그때 문밖 길 건너편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려왔다. 글래머러스한 몸매에 선글라스를 낀 여자가 별이를 안은 채 여행 가방을 끌고 가려고 하고 있었다.입에서는 험한 말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녀 뒤에 있던 경호원 몇 명은 손이준을 밀쳐 넘어뜨렸다.그녀는 또다시 쓸모없는 쓰레기 같은 놈이라며 욕설을 퍼부었다.장소월은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남의 집안일에 간섭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저 여자가 바로 손이준의 모든 재산을 빼앗고 그를 빈털터리로 만든 사람인 걸까?확실히 좀

  • 환생후 사랑따윈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제1405화

    시간은 조금씩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 1분 1초가 그녀에겐 더없는 고통이었다. 왜 멀쩡하던 곳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날이 거뭇하게 어두워졌을 때, 몽롱한 정신의 장소월의 귀에 강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제 살았다...”장소월이 소리쳤다.“나 여기 있어.”휴대폰 불빛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었다. 강용은 곧바로 안으로 들어가 그녀를 부축해 나왔다.“이준 오빠부터 먼저 살펴봐. 많이 다쳤어.”강용은 긴장한 얼굴로 그녀의 어깨를 잡고 물었다.“넌?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장소월은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저었다. “난 괜찮으니까 얼른 오빠부터 병원에 데려가. 얼마 버티지 못할지도 몰라.”강용이 손이준을 안에서 끌어냈을 때 그의 몸은 그야말로 온통 피투성이였다. “괜찮아. 과다 출혈일 뿐이야. 밖에 의료진이 있으니까 괜찮을 거야.”강용은 그를 업고 나갔다. 장소월의 눈에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부상자들이 들어왔다. 바닥은 금방 청소를 마쳤는지 흥건히 젖어 있었고, 사방에는 경비대가 배치되어 있었다.눈 앞에 펼쳐진 아찔한 광경에 장소월은 순간 현기증이 느껴졌다. 그러다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다.“소월아.”장소월이 다시 눈을 뜬 곳은 한 허름한 병실이었다. 그녀의 손등에는 링거가 꽂혀 있었고, 옆에는 강용이 지키고 있었다.“깼어? 괜찮아?”장소월은 의식을 되찾자마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강용은 그녀가 너무 무서웠다는 것을 알고 눈가를 닦아주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이제 안전해.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장소월은 고개를 저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목소리까지 쉬어 있었다. “손이준 씨는 괜찮아?”강용이 대답했다. “와이프가 데리러 왔으니까 괜찮을 거야.”장소월이 물었다. “죽은 사람 많아?”강용은 그녀가 놀랄까 봐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다른 생각하지 말고 회복하는 데만 집중해. 내가 차 불러뒀어. 집에 가면 괜찮아질 거야.”현재 해외 시국은 무척이나 혼란스러운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