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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소리를 들은 은경애는 하던 일을 멈추고 침실로 들어왔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녀는 깜짝 놀라며 얼른 아이를 안고 옆방으로 피했다.

“대표님, 이러시면 안 돼요. 차가운 물로 아가씨 몸을 닦아드려야 해요.”

“물 갖고 와요.”

전연우는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은경애는 곧바로 아이를 내려놓고 차가운 물을 가져왔다.

연고는 간지러움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적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장소월에게 평온이 찾아왔다. 하지만 손톱에 긁혀 터진 상처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이번 일로 내가 너한테 고마워할 거라 생각하지 마.”

전연우는 고개를 숙이고 면봉으로 그녀의 상처에 꼼꼼히 연고를 발라주었다.

“미안해.”

“너한테 성질을 부리는 게 아니었어.”

장소월은 자신의 귀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닌지 의심이 들었다. 고개 한 번 떨구지 않던 전연우가 사과를 하다니.

전연우!

오만하기 그지없는 그의 세계에선 자신의 말이 무조건 옳다. 설사 그게 틀린 것일지라도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그가 장소월을 위해 스스로 그녀에게 허리를 굽혔다.

은경애는 두 사람의 눈치를 살펴보다가 얼른 자리를 떴다.

장소월은 경직된 몸으로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가 두 번의 삶을 살아가며 가장 듣고 싶었던 한 마디였다.

지난 기억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장소월은 눈시울을 붉히며 힘껏 자신의 손을 빼냈다.

“어떤 일은 사과 한마디로 해결되지 않아. 네 보호가 없으면 난 아무것도 못 하는 바보 멍청이라는 거 알아.”

“하지만 지하 끝까지 타락한다고 해도 절대 후회하지 않아.”

“전연우, 난 네가 만든 감옥에 갇혀 사는 인형이 되고 싶지 않아. 난 네가 싫어. 알겠어?”

“제발 송시아한테 가서 네 와이프가 되어 달라고 해. 넌 내가 없어도 잘 살 수 있잖아. 내가 사라지고 시간만 지나면 분명 날 잊어버릴 거야.”

장소월은 가득 흥분하며 미친 듯이 눈앞 남자에게 쏘아붙였다.

전연우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신의 머리를 가까이 붙였다.

“소월아... 송시아와는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말했잖아. 내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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