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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1화

별이가 장소월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바라보니, 별이는 들고 있던 우유를 다 먹고 더 달라는 듯 우유병을 흔들었다.

장소월은 무표정한 얼굴로 은경애를 쳐다보았다.

은경애가 눈치를 채고 별이를 안자 전연우가 말했다.

“저한테 주세요.”

은경애는 흠칫 놀라고는 아이를 넘겨주었다.

시끄럽게 버둥거리던 아이가 전연우의 무릎에 앉자마자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얌전해졌다.

은경애는 간식거리를 찾아 별이의 손에 쥐여주었다.

“밥 먹어.”

전연우는 한 손으로 아이를 안고, 다른 한 손으로 장소월이 가장 좋아하는 생선 살을 발라 그녀의 그릇에 놓아주었다.

그러고는 선물 상자를 그녀의 눈앞에 밀어주었다.

“저녁에 뜯어봐. 내가 준비한 신혼 선물이야.”

장소월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묵묵히 밥만 먹고 있었다.

식사가 끝나자 가족사진을 찍어줄 사진사가 시간 맞춰 도착했다.

장소월은 얼굴에 자라난 붉은 두드러기가 신경 쓰였다.

“왜 하필 오늘이야? 시간 바꾸면 안 돼?”

전연우가 얼굴을 막고 있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지금 포토샵 기술이면 두드러기 지우는 건 식은 죽 먹기야. 몇 분이면 되니까 다 찍고 나서 약 먹어.”

장소월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와 거리를 두었다.

“빨리해. 나 어지러워.”

사진사는 이미 배경을 설정해 놓았다. 장소월은 옷은 그대로 입고 간단히 메이크업을 받은 뒤 배경 앞 의자에 앉았다.

사진사 역시 눈치가 빠른 사람이었다. 예사롭지 않은 두 사람의 분위기에 촬영에 박차를 가했다.

빠르게 촬영이 끝나고 사진사가 결과물을 장소월에게 건넸다.

“사모님, 만족스러운지 봐주실래요?”

장소월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 도리어 갑자기 몰려온 메슥거림에 가슴팍을 부여잡고 화장실에 뛰어 들어가 구토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전연우는 이미 이마를 찌푸리고 그녀의 뒤를 쫓아가고 있었다.

1층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장소월이 허리를 굽히고 변기에 헛구역질을 하고 있었다. 조금 전 먹었던 죽까지 모두 토해낸 것 같았다. 전연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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