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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강지훈의 차가운 눈동자가 소민아에게로 향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야 치료 가능해?”

소민아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어렸을 때 생겼던 병의 뿌리가 아직 남아있는 데다 저번 강지훈 씨로부터 충격까지 받아 심리적인 병까지 가중되었다고 해요. 예전처럼 회복하려면 천천히 머리부터 치료해야 해요. 하지만 십 년이 넘게 약을 먹었어도 치료하지 못했어요. 더욱이 강도 높은 충격까지 받았으니 언제 괜찮아질지 아무도 장담 못 해요.”

“치료하지 못하는 병은 없어. 하루 줄 테니까 물건 챙겨서 내일 서울로 와. 아니면 모든 후과 책임져야 할 거야.”

강지훈의 시선이 소현아를 스쳐 지나갔다.

그가 문을 나선 뒤에야 소민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차에 돌아간 뒤 강지훈은 옷소매를 거두고 팔을 살펴보았다. 옷엔 침 자국이 흥건했고 팔엔 깊은 이빨 자국이 나 있었다.

부관이 백미러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소장님의 팔에선 피까지 흐르고 있었다.

“소장님이 이렇게까지 여자를 참아주는 건 처음 봅니다.”

다른 여자였다면 절대 이대로 넘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강지훈은 옷을 내려 상처를 감추고는 말했다.

“운전에나 신경 써.”

소씨 가문 본가에 돌아오면 평안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줄 알았다.

서울만 벗어난다고 하여 되는 게 아니었다. 이제 와 또다시 돌아가야 한다니.

소민아는 얼른 의약 상자를 열어 명세진에게 연고를 발라주었다.

소현아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작은 입술로 중얼거렸다.

“엄마, 제가 호 불어줄게요. 그럼 안 아플 거예요.”

명세진은 안쓰러운 눈빛으로 딸을 바라보았다.

“현아야, 엄마는 괜찮아. 하나도 안 아파.”

가엾은 그녀의 딸은 어렸을 때부터 얌전하고 착해 다른 아이를 건드리는 일이 없었고 오히려 괴롭힘을 당하기가 일쑤였다. 대체 그들 소씨 가문이 무슨 죄를 지었길래 그런 무시무시한 사람에게 찍혔단 말인가.

서울을 떠나면 편안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강지훈이 이곳까지 찾아왔다.

“현아야, 엄마한테 물 떠다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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