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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5화

회의는 그렇게 끝이 났다.

임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리를 떴다. 그때 바깥에서 한동안 기다리고 있던 소피아가 품에 가득 서류를 안고 다급히 들어와 말했다.

“기 비서님, 송 부대표님께서 저희에게 분기 보고서를 비롯한 수많은 서류들을 요구하셨습니다. 아직은 무엇을 하려는지 저희도 모릅니다.”

기성은은 태연한 얼굴로 이마를 살짝 찌푸리며 회의실을 나섰다. 소민아가 저도 모르게 그를 따라나서자 소피아는 그녀를 휙 밀어내고 득의양양하고도 오만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소피아가 기성은과 함께 일을 해결하러 나간 뒤, 소민아는 원래 기성은과 함께 썼던 자리가 다른 사람의 소유로 바뀌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의 물건은 임시 책상 위로 옮겨져 있었다.

얼마 후, 소피아가 안에서 걸어 나와 소민아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소민아 씨... 대표님께서 소민아 씨는 곧 회사를 떠나야 하니 남은 일을 저한테 넘겨주라고 하셨어요. 한 달 뒤 인사팀 쪽에서 사인하고 나면 떠날 수 있어요.”

소피아는 빠르게 말을 이어갔다.

“참, 원래 쓰던 책상 깨끗이 정리하고 다른 사무실에 빈 책상이 있는지 알아봐요. 한 달 밖에 안 남았으니까 임시로 앉아 일하면 되잖아요.”

소민아가 말했다.

“알겠어요. 치워놓을게요.”

소피아는 기성은이 분부한 일을 처리하려 밖으로 나갔다. 소민아가 몰래 사무실 안을 살펴보니 기성은은 여전히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걸어가 문을 두드렸다.

기성은이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들어와요.”

소민아는 유리문을 열고 들어갔다.

“기 비서님, 제 물건 정리하러 왔습니다.”

“그래요. 다 정리하고 나갈 때 잊지 말고 문 닫아요.”

소민아가 입을 삐죽거렸다.

“아, 네.”

얼마 후, 기성은은 전화를 받고 자리를 떴다.

소민아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못마땅한 얼굴로 자신의 물건을 박스에 넣었다.

“감정도 없는 냉혈한 같으니라고.”

기성은은 듣지 못했다. 엘리베이터까지 갔을 때 마침 기다리고 있는 송시아와 마주쳤다.

“기 비서님, 오랜만이에요.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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