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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아가씨, 이건 저희 가게에서 가장 비싼 웨딩드레스입니다. 한 벌밖에 없는 디자인이기도 하고요. 위에 박혀 있는 다이아몬드 모두 한 땀 한 땀 손으로 박아넣은 겁니다. 적잖은 부잣집 아가씨들이 와서 입어 보았지만 이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은 송시아 씨가 처음입니다. 정 마음에 안 들면 이틀 뒤 신상 웨딩드레스가 도착하니 그때 다시 와보세요. 저희가 직접 가지고 가도 됩니다.”

송시아는 시큰둥한 얼굴로 한 곳을 가리켰다.

“저 디자인 마음에 드네요.”

종업원은 그녀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고는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아, 저건... 정말 죄송합니다만, 저 드레스는...”

“아니, 아가씨...”

종업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송시아는 성큼 걸어 나갔다. 종업원은 깜짝 놀라며 다급히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두 방은 벽 하나만 사이에 두고 있었다.

돌연 들려온 인기척에 장소월은 고개를 들었다. 화장대 거울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송시아가 비쳤다. 장소월은 순간 전생에서의 송시아가 떠올라 화들짝 놀랐다. 그때에도 그녀는 똑같은 디자인의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전연우의 팔짱을 끼고 결혼식장에 걸어 들어갔었다. 하늘이 내린 것 같은 완벽한 한 쌍의 부부의 모습으로 말이다.

“당신 누구예요? 여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

송시아는 바로 팔을 들어올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뺨을 내리쳤다.

“네가 뭔데 내 앞길을 막아!”

“장소월 씨, 우리... 오랜만에 만나네요.”

그녀의 등장에도 장소월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하지만 마음속 당황스러움은 감추지 못하고 다리에 올려놓은 손을 꽉 말아쥐었다.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장소월에게로 향했다.

송시아의 기세에 눌려 아무도 그녀를 막지 못했다. 송시아는 장소월에게 다가가 거울 속 그녀를 보며 말했다.

“소월 씨, 웨딩드레스 입어 보러 왔어요? 하지만... 이 드레스 난 왜 이렇게 낯이 익은 거죠? 아! 깜빡할 뻔했네요. 이 드레스는 연우 씨가...”

말을 하다가 멈춘 그녀는 어깨를 위로 으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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