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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2화

장소월은 잡생각을 떨쳐버리고 그림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어 그녀에게 주시윤과 박원근으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

스튜디오에서 올해 마지막 회의를 진행하고 회식까지 한다는 내용이었다.

장소월이 포함되어있는 그룹 채팅방에서 다들 열정적으로 그녀를 초청하고 있었다.

“소월 선배님, 꼭 오셔야 해요!”

“맞아요! 저번엔 너무 급하게 가셔서 제대로 된 대화도 못 해봤잖아요.”

채팅방이 너무 시끄러워 그녀는 알림을 끄고 박원근에게 문자를 보냈다.

[최대한 갈게요.]

장소월이 맡은 작업량이 많기 때문에 다들 그녀의 그림을 기다리고 있어 게으름을 피울 수 없었다.

겨울의 밤은 늘 꽤나 긴 편이다. 장소월은 완성된 결과물을 의뢰인에게 보내고 문제없다는 확답을 받았다.

그 후 작업실에도 보내주려 했으나 오늘 밤 회식한다는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안 보내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혹시 또 야근을 할지도 모르니...

날이 어두워지자 장소월은 자리에서 일어나 뻐근해진 목을 주물렀다.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사모님, 식사하실 시간입니다.”

장소월이 문을 열어보니 도우미가 서 있었다.

“괜찮아요. 저 오늘은 밖에서 먹을 거예요.”

도우미가 포기하지 않고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대표님께서 오늘 밤 회사 파티엔 안 오셔도 되지만 밖엔 나가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사전에 대표님에게 허락을 맡지 않으면 안 됩니다. 참... 사모님, 약 드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송시아는 저도 모르게 그녀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웨딩 사진 일정도 망가뜨렸고, 회사 연말 파티에도 참석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장소월은 짜증 나는 도우미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침실에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그녀는 옷을 갈아입고 차를 불렀다.

아이보리색 니트 상의에 아래엔 몸매가 드러나는 검은색 치마를 입고 긴 머리는 위로 자연스럽게 묶었다. 대충 꾸며도 정교하게 치장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손목엔 붉은색 수건을 걸고 가방을 들었다.

“사모님, 정말 나가시려고요?”

“하지만 대표님께서 오늘 나가지 마시라고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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