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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4화

장소월이 빙그레 웃어 보였다.

“농담이에요.”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후배님이 이제 농담하는 것까지 배웠다니.

하지만 그때, 장소월의 미소가 순식간에 경직되었다. 머지않은 곳 코너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나타난 것이다.

박원근과 주시윤도 깜짝 놀라며 장소월을 쳐다보았다.

박원근이 재빨리 반응하고는 말했다.

“전... 전 대표님, 송 부대표님!”

레드 드레스를 입고 검은색 정장을 어깨에 걸친 채 걸어온 송시아가 의기양양한 웃음을 지었다.

“소월 씨? 여기에 온다는 말 왜 안 했어요? 했으면 나랑 연우 씨가 데리러 갔을 텐데.”

“연우 씨도 참! 같이 좀 오지 그랬어요.”

장소월은 의미를 알 수 없는 옅은 미소만 지을 뿐 어떤 말도 하지 않았고, 얼굴엔 별다른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이어 그녀는 그들을 무시해버리고 걸어가 문을 열고 룸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역겹다.

박원근과 주시윤도 얼른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갔다.

주시윤이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소월아, 저 사람 네 오빠 아니야? 얼마 전에 너랑 저 사람이 결혼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진짜야?”

박원근이 주시윤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장소월은 전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루머예요. 어떤 집 오빠가 자기 여동생과 결혼하겠어요?”

주시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저번 그들이 귀국해 전시회를 열었을 때, 성세 그룹 대표가 직접 장소월은 자신의 여동생이라고 했으니 아마 결혼 기사는 거짓일 것이다.

그 말은 룸 밖 사람들의 귀에도 똑똑히 들려왔다.

전연우가 팔짱을 끼고 있던 송시아의 손을 뿌리쳤지만 그녀는 조금도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복수를 했다는 쾌감까지 들었다.

장소월의 기분 한 번 잡치게 만든 것과 6조짜리 계약을 맞바꾼 것, 전혀 아깝지 않았다.

하지만 장소월은 그들이 뭘 하든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차라리 송시아와 전연우 두 사람을 애초부터 알지 못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룸 안 뜨거운 분위기는 장소월로 하여금 빠르게 머릿속 잡념을 떨쳐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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