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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6화

“됐어요.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타요.”

소민아는 망설이다가 어쩔 수 없이 차에 올라탔다. 그녀가 겁먹은 얼굴로 물었다.

“부대표님, 혹시 저한테 시키실 일이라도 있나요?”

“전엔 다른 바쁜 일이 있어 민아 씨를 기 비서에게 맡길 수밖에 없었어요. 그동안 기 비서가 힘들게 하진 않았죠?”

“힘들다 뿐이겠어요. 사람다운 생활도 할 수 없게 쥐어짜냈어요. 부대표님, 제 다크서클 좀 보세요. 연속 며칠 동안 밤새 일한 것 때문에 이 지경이 된 거예요.”

송시아가 말했다.

“너무 힘들었겠네요. 이만 집에 들어가 쉬세요. 기 비서한텐 내가 말해줄게요.”

송시아의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 있었지만, 소민아는 좀처럼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아니에요. 부대표님, 집에 일이 생겨서 이번 달까지만 일하고 그만둘 거예요.”

송시아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인데요? 내가 도와줄까요?”

“괜찮아요. 큰일 아니니까 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소민아의 얼굴엔 괴로움이 가득했다.

송시아는 정교하게 만들어진 한정판 가방에서 은행카드 한 장을 꺼냈다.

“처음부터 내 비서였던 민아 씨가 힘들다는데 내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되죠. 이 돈 가져가서 마음껏 써요. 부족하면 얘기하고요.”

소민아는 예의를 차리며 거절했다.

“말씀은 고맙지만 전 이 돈 받지 못합니다.”

송시아가 말했다.

“받지 못할 게 뭐가 있어요. 대신 내일부터 내 사무실에 출근해요. 마침 나도 비서가 한 명 필요하던 참이었거든요.”

소민아는 결국 돈을 받고 송시아와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다. 송시아가 전연우의 일정을 묻자 소민아는 별다른 생각 없이 일정표를 그녀에게 보내주었다.

소민아는 차에서 내린 뒤 떠나가는 송시아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곧바로 기성은에게 전화를 걸었다. 남원 별장으로 향하던 기성은이 이어폰을 귀에 가져갔다.

“무슨 일이에요? 말해요.”

“송시아 씨가 절 찾아와 고모 상황을 물었어요.”

기성은이 말했다.

“목소리 들어보니까 기분 좋은가 보네요?”

소민아는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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