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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8화

지금 장소월의 눈엔 오히려 송시아가 질투심에 사로잡혀 일부러 그녀를 도발하고 있는 것 같았다.

순간 송시아가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두 번째 삶이 주어졌음에도 그녀는 여전히 일편단심 전연우를 사랑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장소월은 더는 물러서거나 움츠러들지 않을 것이다.

장소월이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그녀와 똑바로 눈을 맞추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마침 전연우도 여기에 있으니 차라리 나가서 직접 묻는 게 어때요?”

“지금은... 내가 전연우를 떠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전연우가 날 놓지 못하는 거예요!”

“짝사랑이 힘들다는 거 나도 알아요. 때문에 갑자기 이렇게 날 찾아와도 이해할 수 있어요!”

“하지만 송시아 씨가 일부러 날 도발하는 건 참을 수가 없네요.”

“정신병을 부리고 싶으면 전연우한테 가세요!”

장소월의 그 말을 들은 종업원들이 중얼거렸다.

“뭐라고? 설마요. 비서부터 시작해 부대표 자리까지 꿰찼으면 됐지, 내연녀까지 되려고 하다니요.”

“그러니까요! 정말 상상도 못 했어요. 예전 신문이나 TV에서 볼 때는 엄청 독립적인 커리어우먼인 줄 알았는데 다 연기였네요!”

“...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바로 남의 남자를 빼앗는 내연녀예요! 정말 역겨워요! 대표님이 사모님과 함께 결혼사진 찍으러 왔는데 이런 난동을 피우다니요.”

그 말들은 한 글자 한 글자 모두 송시아의 귀에 꽂혔다. 순간 그녀의 얼굴이 깊게 일그러졌다.

“다들 입 다물어!”

“장소월 씨! 뭐가 그렇게 당당해요? 그 오만함도 얼마 가지 못할 거예요. 분명 머지않아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앉아 울며불며 애원하게 될 거예요!”

송시아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방에서 나갔다.

송시아에게 서비스하던 종업원은 장소월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워 다급히 연이어 사과했다. 송시아가 나간 이후엔 단단히 문을 걸어 잠그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장소월의 꽉 쥐었던 주먹에서 스르르 힘이 풀렸다. 마음을 짓누르던 거대한 돌멩이를 내려놓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 촬영사 조수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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