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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1화

고요한 밤 흐릿한 달빛 아래.

하늘에서 예고도 없이 돌연 눈이 쏟아졌다. 하얀 눈송이가 바닥에 떨어져 녹아내렸다.

강지훈은 깊이 잠든 소현아를 안아 들었다. 며칠 안 본 사이에 살이 더 붙은 것 같았다.

강지훈 주위 다른 여자들은 모두 쭉쭉 빵빵 S 라인 몸매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녀만은... 돌돌 굴린 눈사람처럼 통통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소현아처럼 자신의 몸매에 신경 쓰지 않는 여자는 종래로 본 적이 없다.

머지않은 곳에서 차 한 대가 다가오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와 차 번호판을 본 순간 소민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차에서 낯익은 사람이 내렸다.

정말 그 사람이다!

여기엔 무슨 일로 왔단 말인가?

기성은이 자신을 이용했던 일이 떠오른 소민아는 곧바로 못 본 척 고개를 숙였다.

기성은이 걸어왔다.

“강 소장님.”

강지훈이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전연우가 보냈어?”

기성은은 그 질문에 답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

“대표님께선 소장님과 소씨 가문의 일엔 관여하고 싶지 않아 하십니다. 오늘은 다른 일 때문에 왔습니다.”

강지훈이 그의 옆을 지나가자 소민아를 데려가려 했던 경호원들도 그녀를 놓아주고 강지훈의 뒤를 따라 자리를 떴다.

살을 엘듯한 찬 바람에 소민아는 몸을 감싸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기성은 역시 효율만 중요시하는 냉정한 사람이다. 그가 조수석 문을 열었다.

“차에 타요.”

소민아가 말했다.

“쳇, 누가 비서님 차에 앉는대요?”

기성은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차갑게 가라앉았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두 시간 뒤에 폭설이 내린대요. 현재 비행기도 모두 결항된 상황이고요. 이곳에서 걸어가려면 다섯 시간 정도 걸릴 텐데, 길바닥에서 얼어 죽고 싶지 않으면...”

“전...”

소민아는 운전기사가 있다고 말하고 싶었으나, 둘러보니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기성은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소민아는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 안에 쏙 들어가 안전벨트까지 착용했다.

“기 비서님 말씀이 맞아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 그 기회를 놓치게 해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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