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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2화

기성은이 눈을 내리뜨리고 바닥에 엎드려 있는 여자를 쳐다보다가 다시 의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선생님, 이 일은 잠시 비밀로 해주세요. 병원 쪽에도 제가 사람을 보낼게요.”

의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앞으로 치료가 더 필요하면 언제든 불러주세요.”

“수고하셨어요”

사람들이 떠난 뒤, 기성은이 덤덤히 입을 열었다.

“지금 걱정한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어요.”

“내가 이미 차 불렀으니까 사모님과 먼저 서울에 가 있어요. 그 후 치료는 내가 책임질게요”

소민아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숙모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직 얘기해주지 않았어요.”

“그건 알 필요 없어요. 소씨 가문이 무사하길 바란다면 내가 말한 대로 해요. 얼마 후 서울에서 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날 텐데 오늘처럼 운이 좋을지 나도 장담 못 하니까.”

“대체 누가 숙모한테 이런 짓을 한 건지 말해주셔야 해요. 또한... 기 비서님이 한 건 아닌지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기성은이 눈썹을 찌푸렸다. 이성적이지 못한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그의 눈동자는 마치 바보 멍청이라고 욕설을 퍼붓는 것 같았다.

“대체 어떻게 서울대를 졸업한 거예요? 내가 알려준다고 해도 소민아 씨가 할 수 있는 게 뭔데요?”

“이렇게 시간 낭비하는 것보단 빨리 짐 싸서 로즈 가든에 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은데요.”

기성은이 팔을 들어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차를 몰고 여기저기 다니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날이 밝기 전 반드시 회사에 돌아가야 한다.

그때 마침 명세진의 의식이 돌아왔다.

“여... 여기 어디예요?”

소민아가 소리쳤다.

“숙모! 깨어나셨네요!”

“기 비서님? 왜 여기에 계시는 거예요? 민아? 현아랑 같이 공항에 간 거 아니었어? 현아는?”

“사모님 편히 쉬세요. 전 일이 있어 가보겠습니다.”

소민아는 그가 정말 갈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기성은은 집에서 나선 뒤 이어폰을 끼고 전화를 걸었다.

“...네. 송시아 씨가 소씨 가문에 손을 썼습니다. 다음은... 회사일 겁니다.”

새벽 한 시 반.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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