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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전연우였다!

장소월은 여전히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품 안은 그야말로 난로와도 같이 뜨거웠다.

몸을 회복하지도 못했으면서 왜 그녀와 함께 집에 있는단 말인가?

장소월은 고개를 들고 준수하고 잘생긴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예전 이런 다정한 자세를 하고 있었다면 장소월은 아마 행복감에 겨워 어쩔 줄을 몰랐을 것이다.

‘전연우... 전생엔 대체 왜 그렇게 날 미워했던 거야? 만약 백윤서 때문이라면... 난 이미 속죄했잖아.’

‘그럼 이번 생은?’

‘나에 대한 마음이 진심인 거야?’

...

까마득한 높이의 펜트하우스 안, 샤워 가운을 입은 송시아가 책상 위 모든 물건을 쓸어내렸다.

“전연우! 너 어떻게... 장소월과 결혼할 수가 있어!”

송시아는 미친 듯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기사에 실린 두 사람의 혼인신고서를 본 순간 손이 주체하지 못할 정도로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녀는 정말이지 미치광이라도 될 것만 같았다.

“네 옆에서 성세 그룹을 세운 것도 나고, 널 성세 그룹 대표 자리에 앉힌 것도 나야. 내가 한 걸음 한 걸음 널 피라미드 꼭대기에 앉혔단 말이야. 전생에서 넌 날 선택했어. 이번에도... 응당 나와 결혼해야 한다고!”

송시아는 정신이 완전히 붕괴되어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게 이렇게 이성을 잃을 일이야?”

중년 남자가 가운을 입고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머리에선 아직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송시아는 바로 감정을 가라앉혔지만 눈동자에서 일렁이는 표독함은 감추지 못했다.

“억울해서 그래요. 전연우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거 절대 인정 못 한다고요!”

남자는 아직 성욕이 채 소진되지 않았는지 여자의 가운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 부드러운 그곳을 뒤적거리다가 그녀를 번쩍 안아 의자에 앉혔다.

“조급해하지마. 이제 시작이야...”

송시아는 그의 얼굴을 감싸고 말했다.

“그럼... 동의한 거예요?”

“당연하지.”

송시아는 씩 웃으며 바로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남자의 손길을 받아들이며 그의 행동에 협조했다.

분위기가 점차 고조되어 음란한 기운이 방안에 만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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