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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6화

소현아는 흉악한 그의 모습을 보고 겁에 질렸다.

그녀는 벙어리처럼 우물쭈물하며 못 들은 척했다. 말하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줄 알았지만 강지훈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녀는 토끼처럼 구석에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강지훈이 그녀의 옷을 들어 올리니 두 층의 뱃살이 바지 위로 튀어 올랐다. 마르고 매끈한 체형의 여자만 봐왔던 그로서는 이런 통통한 살집의 뱃살은 처음이었다.

“소씨 가문에 먹을 것이 많나 봐?”

아무리 봐도 병이 난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말에 소현아는 뿌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당연하죠. 저 매일 다섯 끼나 먹어요. 이 살들은 다 소월이 집에서 먹고 자라난 거예요. 소월이가 만든 음식 정말 맛있어요. 하지만 아쉽게도 소월이의 그 나쁜 오빠가 너무 많이 먹는다는 이유로 다시는 절 소월이 집에서 밥을 먹지 못하게 했어요. 아니면 더 많이 먹었을 거예요.”

강지훈은 이렇듯 성깔 없고 순진무구한 여자는 처음 보았다. 그녀가 뚱뚱하고 바보 같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 그의 말뜻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부관이 말했다.

“감옥장님, 지금 차가 좀 막힙니다.”

강지훈이 이마를 찌푸렸다.

“배 아직도 아파?”

소현아는 단번에 험악해진 그의 표정을 본 순간 곧바로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져버렸다. 그녀가 몸을 움츠린 채 어렵게 말을 내뱉었다.

“이... 이제 안 아파요. 저 집에 가고 싶어요. 집에 데려다주시면 안 돼요?”

소현아가 고개를 숙이고 손톱을 쥐어뜯으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이른 시간이야.”

“아니에요. 저 집에 가야 해요. 저번에 늦게 들어간 것 때문에 엄마가 화내셨단 말이에요.”

소현아는 아랫배에서 살짝 경련이 일어났지만, 애써 참으며 그에겐 내색하지 않았다.

강지훈이 물었다.

“저번에 집에 가서 약 먹었어?”

소현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먹었어요.”

소현아는 매일 뇌 영양을 보충하는 한약을 먹고 있었다. 엄마는 망가진 그녀의 뇌를 치료하려 가정형편이 좋아진 뒤로부터 거의 끊지 않고 한약을 먹였다.

소현아 역시 자신의 지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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