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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9화

“넌 정말 속도 없어. 괴롭힘당하고도 고개만 돌리면 바로 잊어버리고, 조금도 마음에 담아두지 않잖아. 대체 누굴 닮아서 그런 거야?”

엄마는 입으론 그녀를 책망하고 있었지만 속으론 딸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엄마, 빨리 아빠 모셔와서 밥 먹어요.”

저번 노원우에게 호되게 당한 이후로 회사는 다시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망가졌다. 하지만 소현아의 친구인 성세 그룹 아가씨 장소월이 위기의 순간에 도움을 주었기에 어느 정도 회복된 상태였다.

처음엔 노원우가 믿음직한 사람이라 생각해 그와 결혼하면 회사를 왕성하게 키울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일가는 마치 흡혈귀처럼 소현아의 집안을 한입에 삼켜버릴 욕심을 부렸다.

그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 회사는 다른 사람에게 줘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혼자 남겨진 소현아는 어찌한단 말인가? 엄마는 늘 그것이 걱정이었다.

최근 며칠 동안 소현아는 줄곧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장소월과 통화만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녀는 바닥에 누워 핸드폰을 귀에 붙이고는 두둑한 배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소월아, 우리 아가 요즘 엄청 얌전해. 더는 나 힘들게 하지 않아. 나 지금 예전보다 밥 두 그릇 더 먹을 수 있어.”

“별이는 어때? 별이는 말 잘 들어?”

방에서 그녀의 말을 듣고 있던 장소월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피어올랐다. 사실 장소월은 소현아가 부러웠다. 그 어떤 일에 부딪히든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임하는 그녀를 말이다.

만약 소현아가 이 아이를 낳고 싶다고 한다면 장소월도 그녀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다. 그녀가 스스로 흔쾌히 받아들인 일이고, 또한 적어도 이 아이는... 그녀가 배 아파 낳은 친자식일 테니 말이다.

장소월이 말했다.

“별이도 요즘 고분고분 내 말 잘 들어.”

“소월아... 이 아이를 낳으면 누굴 닮았을 것 같아? 절대 그 나쁜 자식을 닮지 말고 날 닮아야 할 텐데...”

“현아야, 항상 몸조심해야 해. 절대 몸을 차게 굴면 안 돼. 알겠지?”

“알았어. 나 지금도 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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