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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8화

종업원의 얼굴에 난처함이 역력했다.

“네? 그건...”

소현아는 상 위에 6만 원을 내려놓고 말없이 가게를 뛰어나갔다.

문밖을 나서자 참지 못하고 눈에서 투명한 진주알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아가씨!”

종업원이 그녀를 쫓아가려 했으나 이미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종업원은 다급히 그들에게 다가가 말했다.

“저 여자분은 소현 그룹 따님이신 소현아 씨입니다. 성세 그룹의 장소월 아가씨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고요. 소월 아가씨는 소현아 씨에게 음식을 먹이기 위해 셰프와 직접 상의해 저희 가게 메뉴판까지 작성하셨습니다.”

배를 끌어안고 깔깔거리던 그들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웃음기가 사라져버렸다.

그들은 소현 그룹과 갓 계약을 체결한 모델이었는데 아직 촬영도 하기 전이었다.

다 끝났다. 모든 것이 다 끝나버렸다...

“저희... 지금 달려가 사과하면... 늦었을까요?”

“다 네 그 주둥이 탓이야. 소현 그룹 딸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내 일자리는 날아가 버렸어.”

“이제 와 내 탓을 한다고? 네가 그럴 자격이나 돼? 아까 너도 엄청 웃었잖아.”

소현아는 길옆 토스트 가게 앞까지 달려와서야 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4천 원을 꺼내 토스트 하나를 사 들고 버스 정류장에 가 버스를 기다렸다.

그녀는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돼지면 어때서? 돼지가 얼마나 귀여운데.”

불과 십여 미터밖에 안 되는 곳에서 강지훈이 그녀를 지켜보며 혀를 끌끌 찼다.

“속도 없는 여자 같으니라고.”

“저쪽으로 가.”

“네.”

반쯤 먹고 나니 소현아의 입술은 기름으로 뒤덮여 번들거리고 있었다. 빵빵거리는 차 소리에 그녀는 호기심 어린 얼굴로 고개를 들어 살펴보았다. 그 차가 눈앞에 멈춘 순간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까 안 갔었나? 왜 아직도 여기에 있지?’

소현아는 저승사자라도 본 듯 소스라치게 놀라며 곧바로 택시를 잡아탔다.

그녀가 주소를 말하자 택시 운전사는 곧바로 출발했다.

자신의 애완동물이 도망치자 강지훈의 얼굴이 못마땅한 듯 찌푸려졌다.

조금 전 자신의 태도를 떠올려보니, 그녀가 겁을 먹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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