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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7화

서철용은 전연우를 향해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왔네.”

그가 뭐라 말했던가. 그녀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건 시간 문제라 하지 않았던가.

친자 감정서까지 확인했음에도 장소월을 사랑해 버리고 말았다.

전연우와 인시윤은 모두 장소월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녀의 시선은 줄곧 서철용에게 멈춰 있었다. 인시윤이 다가가 장소월의 손을 잡았다.

“왜 갑자기 병원에 온 거야? 어디 아파?”

인시윤은 장소월의 몸 상태를 잘 알고 있다. 그저 그녀의 병을 숨기려 한 말일 뿐이었다.

장소월이 시선을 거두었다. 서철용은 흥미로운 구경거리라도 생긴 듯 기대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장소월은 알고 싶었다.

서철용은 그녀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그가 어떻게 어머니를 아는 걸까?

설마 어머니의 무덤 앞에 있던 그 꽃이 서철용이 가져다 놓은 건가?

전생에서 장소월은 서철용과 엄마의 관계에 대해 알지 못했다. 그리고... 엄마는 그녀를 낳을 때 과다 출혈로 돌아가셨다 하지 않았던가?

이 모든 것들이 뒤죽박죽 엉켜버려 너무나도 혼란스러웠다.

전생에선 이런 일들에 대해 아무도 그녀에게 알려주지 않았었다.

장소월이 덤덤히 말했다.

“산에서 내려올 때 조심하지 않아 삐끗해서 넘어졌어.”

이건 경호원, 인시윤, 그리고 장소월이 사전에 맞춰두었던 이유였다.

옆에 있던 서철용은 모든 걸 알아보았는지 혼자 은밀한 웃음을 지었다.

전연우의 음산한 눈빛이 서철용에게로 향했다. 그가 차갑게 말했다.

“검사 보고서는?”

서철용이 아무 일도 없는 척 어깨를 들어 올리며 가볍게 말했다.

“소월 씨가 얘기했잖아? 그냥 넘어진 것뿐이니까 별문제 없어. 우리 소월 아가씨는 몸이 너무 약해. 앞으론 얌전히 집에만 있고 어디든 안 나가는 게 좋겠어.”

사람들의 말에 장소월은 짜증이 밀려왔다.

“난 괜찮으니까 어서 가! 이 링거만 다 맞으면 혼자 집에 갈 수 있어.”

인시윤이 걱정스레 말했다.

“여보, 먼저 가요. 오후 회의가 있다고 했잖아요. 병원엔 제가 있으면 돼요. 집에 돌아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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