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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조금 전의 그 광경을 보고 나서야 인시윤은 비로소 깨달았다.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하느냐는 쉽게 보아낼 수 있다. 그 사람을 얼마나 포용할 수 있는지가 그 첫 번째 증거다.

혼인신고를 했음에도 인시윤은 항상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인시윤은 원하는 모든 것들을 누리며 살아왔다.

그녀는 절대 자신이 소유한 것을 남에게 빼앗기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소월아, 왜 그래? 무슨 일로 이렇게 화가 난 거야? 이 새언니한테 말해봐.”

인시윤이 등장하고 나서야 장소월은 전연우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는 조금 전 미처 옷도 갈아입지 못해 잠옷 차림으로 집을 나섰었다. 이제 가을이라 날씨는 꽤 쌀쌀했다.

그녀와 인시윤은 서로 날을 세우지도, 상대방을 적으로 간주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저 표면적인 반응일 뿐이다.

전연우의 거칠고 두꺼운 피부엔 아직도 옅은 손자국이 남아있었다. 장소월이 얼마나 힘주어 때렸는지 알 수 있었다.

장소월은 인시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숙이고 말했다.

“이건 너희 가족 일이야. 알아서 해결해.”

“거기 서!”

장소월은 멈춰 서지 않았다.

“여보.”

인시윤이 장소월을 쫓아가고 있는 전연우를 향해 소리쳤다.

그녀의 마음속에서 분노에 휩싸인 질투가 활활 타올랐다. 바람 한 가닥만 불어오면 크나큰 초원 전체를 모조리 불태워 버릴 것만 같았다.

인시윤은 집에 돌아가 알아보고 나서야 전연우가 보육원에서 아이 한 명을 데려와 장소월에게 안겨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장소월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전연우는 이제 일반인들은 쳐다볼 수도 없는 피라미드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다. 그때문에 확실히 그에게도 성세 그룹을 이어받을 후계자가 필요하다. 그녀는 전연우의 아내이니, 오직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만이 그 자격을 가질 수 있다.

저 아이는 그저 전연우가 장소월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주워 온 장난감일 뿐이다.

지금 인씨 집안 전체가 모레 있을 결혼식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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