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01화

거실에선 아무런 인기척도 들려오지 않고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장소월은 전연우가 뭘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조금 전 그녀가 한 말을 신경 쓰고 있을까?

그녀에게 저지른 일에 대해 후회하고 있을까?

장소월이 아는 전연우는 절대 너그럽고 자비로운 사람이 아니다. 잔인한 일을 저지르고도 절대 자신이 한 결정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그는 강용을 이용해 강한 그룹을 손에 넣었다. 그가 벼랑 끝으로 내몰려 그녀의 목숨으로 협박했을 때도 전연우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결국 강용은 스스로 뛰어내리는 것을 선택했다. 마지막 순간 그녀에게 미안해 한 마디를 남기고 그녀를 밀친 뒤 자결했다.

그녀는 온몸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남편으로서 다가가 그녀를 부축하기라도 해야 했거늘,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를 차갑기 그지없는 눈으로 훑어보고는 송시아와 함께 그녀의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

장소월은 전연우의 매정함을 뼛속 깊이 느꼈었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전연우는 절대 아무에게도 마음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장소월은 씻은 뒤 침대에 기대어 앉아 불경을 읽었다.

저녁 11시, 장소월은 피곤함이 밀려와 책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조명을 끈 뒤 잠자리에 들었다.

거실엔 담배 연기가 자욱하고, 재떨이엔 담배꽁초가 가득 차 있었다.

전연우는 장소월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확신할 수가 없었다.

오늘 장소월은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던 감정을 터뜨렸다.

아이...

장소월의 아이?

전연우는 자신의 아이에 대해선 상상조차 해본 적 없다. 만약 아이가 있다면 자신은 좋은 아버지가 되지 못할 거라는 걸 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지루하고 의미 없는 결혼의 산물이라니.

만약 어느 날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많고 많은 여자 중 아무나 골라 만들면 되는 것이다.

결혼, 아이... 이 두 단어를 떠올리니, 전연우의 머릿속에 돌연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상상의 나래가 펼쳐졌다.

만약 그에게도 그녀와 함께 낳은 아이가 있다면... 장소월과...

머릿속에서 행복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