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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8화

“그 두 사람으로 부족해?”

전연우는 곧 송시아까지 만날지도 모른다.

그때도 장소월을 위해 한 일이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을까?

그는 늘 장소월을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라고 여기며 달콤한 말로 그녀를 속여왔다.

전연우가 진지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지금 이 오빠는 소월이를 갖고 싶은데 어떻게 하지?”

장소월이 휘둥그레진 눈으로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돌연 손을 뻗고 그녀를 끌어당겼다. 안전벨트는 언제 풀었는지 몸을 기울여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그 눈빛은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있었다.

깜짝 놀라 당황하는 장소월을 보니 저번 호텔에서 처음 잠자리를 한 후 나른하고 가엾었던 그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건 전연우에게도 처음이었다.

결계를 한 번 풀어헤치고 남녀 간의 뜨거운 뒤엉킴을 맛보고 나니 그녀를 안고 싶은 욕망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원하는 여자를 마음껏 휘두를 수 있는 조건은 권력과 부와 지위를 갖는 것이다. 서울에서 높은 자리 하나 꿰차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은 데에는 모두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알아둬. 난 돌아오기 전 이미 영수에게 연락했어. 감히 내 몸에 손을 댄다면 영수가 널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야.”

전연우는 장소월의 당황스러움에 어쩔 줄 모르는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또 다른 욕심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꿈틀거렸다.

예전엔 장소월의 몸을 소유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시간을 좀 들여서라도 그녀의 마음을 얻고 싶었다.

그럼 언제 어디서든 그녀를 안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싫다고 발버둥 치는 그녀를 억지로 눕히는 것보단, 눈앞 이 소녀가 예전처럼 기꺼이 자신에게 마음을 바쳐주길 바랐다.

“그럼 어디 한 번 해봐. 나도 어떻게 날 가만히 놔두지 않을지 궁금하니까.”

그가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며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전연우가 그녀의 머리카락 속으로 손을 집어넣고는 뜨거운 입술로 그녀의 입술을 틀어막았다. 장소월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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