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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전연우는 위층으로 올라가 안방 문을 열었다.

장소월이 샤워를 마친 장해진을 부축해 욕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그녀는 장해진을 휠체어에 앉힌 뒤 드라이기로 그의 젖은 머리카락을 말려주었다. 바닥엔 그가 입었던 더럽혀진 옷과 침대 시트가 놓여있었다.

머리카락이 다 마르자 장소월은 빗으로 그의 머리카락을 빗겨주었다. 오늘 날씨가 화창해 아버지에게 햇볕 쪼임을 해드릴 생각이었다. 그녀가 몸을 돌렸을 때 어느새 문 앞에 전연우가 와있었다. 장소월은 무덤덤한 얼굴로 그에게서 시선을 돌리고는 장롱에서 담요 하나를 꺼내 아버지의 다리에 덮어주었다.

어찌 됐든 그녀는 장해진이 물려준 피가 흐르고 있는 그의 딸이다. 이 점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다. 비록 줄곧 그녀를 계약 결혼의 도구로만 생각했지만 적어도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녀를 함부로 대하진 않았다.

이 가문은 이미 풍비박산해 두 부녀만 남아 서로 의지하고 살고 있다.

만약 아버지가 정말 돌아가신다면 전연우의 타깃은 그녀가 될 것이다.

중풍이 좋아졌는지 악화되었는지, 담요 속에 놓여있는 손과 발이 약간 경련했다. 장소월은 바닥에 널브러진 빨랫감을 한곳에 모아두었다. 잠시 후 도우미가 가져가 세척할 것이다.

전연우의 시선이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그녀는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멈추지 않는 타입이었다. 빨랫감을 치운 뒤 다른 곳을 청소하고 침대 시트를 갈았다. 그녀의 행동은 몇십 차례 반복했던 것처럼 능숙했다.

전연우가 방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너한텐 귀한 집 아가씨보다 도우미가 더 어울리는 것 같네. 소월아, 집엔 도우미가 있어. 이런 일은 네가 직접 하지 않아도 돼.”

장소월이 침대를 정리하고는 차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난 어디에서 왔는지 출신도 불분명한 도우미는 믿지 못하겠어. 이제 아버지 간호는 내가 맡을 테니 오빤 신경 쓸 필요 없어.”

전연우의 야심과 검은 속내를 모를 리 없는 장소월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또 현혹하려 하다니.

“소월이가 효심이 깊구나. 오빠가 이제야 마음이 놓이네.”

전연우는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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