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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7화

“윤서 넌 일단 나가 있어.”

장소월도 차갑게 입을 열었다.

“모두 나가세요. 아버지 휴식하셔야 하니 여기서 방해하지 마세요.”

장소월은 몸을 돌려 외면했고, 그들의 연기를 지켜볼 기분도 아니었다.

“소월 아가씨!”

오 아주머니는 말끝을 흐렸다. 애틋한 눈빛에는 슬픔이 잠겼다. 마치 장소월이 그녀에게 잘못하여, 자신이 악랄한 악당으로 변한 듯이 말이다.

“나가요!”

장소월은 그들을 보고 싶지 않아 돌아섰다.

백윤서는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말했다.

“아주머니, 일단 나가세요.”

오 아주머니는 백윤서의 부축을 받으며 방을 나갔고, 전연우가 문을 닫았다. 백윤서는 장소월과 오 아주머니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줄곧 가족처럼 서로 의지하던 두 사람은 이제 원수에 가까웠다.

“오빠, 두 사람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백윤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물었다.

남자는 차갑고 음산한 눈빛으로 오 아주머니를 주시했다.

“앞으로 제 허락 없이 함부로 소월이 찾아오지 마세요. 이 집안에 계속 남고 싶다면 아주머니가 해야 할 일만 하세요.”

오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고, 초췌한 얼굴로 말했다.

“도련님, 전 남은 평생 소월 아가씨에게 속죄하기 위해서라도 장씨 가문에 남을 거예요.”

백윤서는 허리를 잔뜩 구부린 아주머니가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오빠, 소월이랑 아주머니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예요?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요?”

오 아주머니가 입원해서부터 백윤서는 이상함을 느꼈다. 오 아주머니가 그렇게 오랫동안 입원해있으면서 장소월은 한 번도 병문안을 오지 않았고, 그날 병원 복도에서도 장소월은 차가운 눈빛으로 아주머니를 외면하고 떠났다.

“윤서야, 이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시간이 늦었어. 내가 아파트로 데려다줄게.”

“나 안 가요. 오빠가 여기 있으면 나도 여기 있을래요. 오빠... 나 혼자 두지 마요.”

백윤서는 가련한 얼굴로 전연우의 팔을 잡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주 단호한 전연우였다.

“지금 상황에서 네가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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