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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조금 전에요. 지금 나가시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네, 감사합니다.”

강영수는 의자 등받이의 양복을 집어 들고 곧바로 쫓아갔다.

입구에는 오가는 차량만 있을 뿐, 그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졌다는 알림음만 돌아왔다.

강영수는 몇 번이나 전화를 걸었지만 여전히 통하지 않았다.

사실, 강영수가 뒤돌아본다면, 장소월이 그의 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다는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장소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집에 도착하면 전화해 줘.」

「진봉에게 파리로 가는 티켓 예약하라고 할게. 진봉이 널 공항으로 데려다줄 거야.」

메시지를 보낸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차에 올라 액셀을 밟고 떠났다.

휴대폰을 들고 있는 장소월의 손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더니 손끝이 하얗게 변했고, 가슴의 통증이 일파만파 퍼졌다.

사실 강영수가 전화를 받으러 갔을 때, 장소월은 그를 몰래 따라갔고, 통화내용을 모두 들었다.

지금 그와 약혼을 한 사이지만, 장소월은 자신이야말로 다른 사람의 감정에 개입한 제삼자 같았다.

김남주의 등장과, 그들 사이의 과거는 전부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장소월은 더 이상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

어쩐지, 전연우가 그녀가 끼고 있던 약혼반지를 버리더라니, 사실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장소월은 마치 바늘에 찔린 것 같은 가슴을 움켜쥐고 초췌한 모습으로 떠났다.

‘아버지가 깨어나면, 마지막으로 도와달라고 해야겠어. 그럼 앞으로... 영수와 인연을 끊을 수 있어.’

장소월은 매점에서 맥주 몇 캔을 사서 들고는 강가로 향했다.

이 시간에 산책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장소월은 허이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작업실에 있던 그는 하던 일을 멈추고 전화를 받았다.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술기운이 섞인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

“이준아, 너 티켓 예매할 줄 알아?”

그녀의 말투는 조금 이상했다.

“무슨 일 있어?”

“아니, 아버지는 이미 영수가 병원으로 모시고 가서 보살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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