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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9화

장소월은 거의 끌려가다시피 남원 별장에 돌아갔다.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말이다.

집에 도착한 뒤 전연우는 곧바로 문을 잠갔다.

강만옥은 거실 소파에 앉아 유유자적 과일 말랭이를 먹고 있었다.

“왔어?”

그녀가 인기척을 듣고 소파에서 일어섰다.

장소월은 전연우의 손을 뿌리치고는 밖으로 나가려 했다. 하지만 문 앞 경호원에게 막혀버리고 말았다.

강만옥이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왜 그래? 두 사람 싸웠어? 연우 도련님, 오빠로서 동생을 보듬어줘야죠. 소월아, 넌 동생이니 오빠한테 양보해야 해.”

장소월은 도망칠 수 있는 가망이 보이지 않자 포기하며 눈물을 닦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몸을 돌렸다.

“전 아버지 보러 위층에 올라갈게요.”

강만옥의 눈빛은 냉담하고도 낯설었다. 그녀가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 네 아버지는 아직 의식은 있으시니 반응을 하지는 못할 뿐 네 말을 들을 수 있을 거야. 되도록 얘기 많이 해. 그럼 빨리 회복하실지도 모르니.”

장소월은 고개도 들리지 않고 계단을 올랐다. 등 뒤에서 강만옥의 요염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느라 수고했어. 내가 삼계탕 만들어놨어. 내가 먹여줄까?”

“아이가 뱃속에서 귀찮게 하는 바람에 만드는데 오래 걸렸어.”

급히 올라가는 장소월을 보는 강만옥의 얼굴에 장난기가 피어올랐다.

“재밌어?”

전연우가 그녀를 밀쳤다.

“장소월이 돌아오니 정신이 온통 장소월에게 팔려버렸네. 너 계속 이러면 나 질투나.”

강만옥이 유혹적인 눈빛으로 그의 가슴팍을 어루만지며 또다시 가까이 다가갔다.

장소월은 그들이 있는 곳에서 조금도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의 관계는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강만옥이 자신 앞에서 연기하고 있다는 것을 장소월은 똑똑히 알고 있었다. 이제 그녀는 강만옥 배 속의 아이가 아버지의 아이는 맞는지까지 의심되었다.

설마... 전연우의 아이는 아니겠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그들이 아버지 몰래 침대에서 그 짓을 했을 거란 생각이 드니 뱃속 깊은 곳에서 역겨움이 치솟아 올랐다.

2층 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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