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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장소월은 밤새 제대로 자지 못하고 6시에 깨어났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려고 몸을 일으키니 머리가 터질 듯 아팠다. 요즘 일교차가 큰 데다 어젯밤 창문을 열고 잔 탓에 감기에 걸린 듯하다.

거실에 내려가 보니 도우미들이 주방을 청소하고 있었다.

금방 청소하기 시작했는지 바닥엔 온통 깨진 유리 조각들로 가득했다.

“어떻게 된 거예요?”

“아가씨.”

도우미가 설명했다.

“어젯밤 쥐가 휘젓고 간 것 같아요. 연우 도련님께서 세균에 감염될 위험이 있으니 그릇과 접시 모두를 새로 바꾸라고 하셨어요.”

장소월이 주위를 한 번 둘러보았다.

“은경애 아주머니는요?”

“후원 쪽으로 갔습니다. 아마 지금은 채소를 씻고 있는 중일 겁니다. 아가씨, 무슨 일 있으세요? 제가 불러올까요?”

“괜찮아요.”

장소월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고는 선반 안에서 약상자를 찾아 두통약 두 알을 먹었다.

그녀가 냉장고를 열고 들여다보고는 말했다.

“예전 제가 마시던 주스는요?”

도우미가 말했다.

“도련님께서 주스엔 색소가 첨가되어 있으니 자주 마시면 건강에 해롭다고 하셨습니다. 하여 모두 우유로 바꿨어요. 어떤 주스를 마시고 싶으세요? 제가 지금 바로 만들어드릴게요.”

장소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컵에 따뜻한 물을 따랐다. 회사에서 잘리고 너무 심심한 나머지 이런 것까지 관여하는 건가?

정말 오지랖도 넓다.

아침 8시 반, 장소월은 위층에 올라가 옷을 갈아입었다. 이어 혼자 아침밥을 먹으며 색채 이론에 관한 책을 읽었다.

그때, 문밖에서 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장소월이 고개를 돌려 살펴보니 전연우가 들어오고 있었다. 백윤서와 오랜만에 보는 오 아주머니도 그의 뒤를 따라 걷고 있었다.

장소월의 낯빛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다. 그녀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돌리고 계속 아침을 먹었다.

오 아주머니를 장씨 저택에 돌아오게 한 건 아마 전연우의 결정일 것이다. 아버지가 앓아누우셨으니 집안 대소사 모두 전연우 뜻대로 진행된다. 장씨 집안 큰딸은 그저 허울뿐인 이름에 불과하다.

장소월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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