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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6화

그녀와 전연우가 결혼식을 준비하던 그 날 말이다.

차가 막혀 한 시간 반이 지나서야 공항에 도착했다. 주시윤은 그녀를 데려다준 뒤 곧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장소월은 공항에서 얼마 기다리지 않고 비행기에 올랐다.

서울에 도착하려면 8시간가량 걸린다. 때문에 빨라도 저녁 아홉 시가 되어서야 병원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전연우도 장소월의 귀국 소식을 들었다.

엘리트 개인 병원.

장해진이 의식을 잃고 산소호흡기를 단 채 VIP 전용 병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심장박동은 정상이었으나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장해진의 치료를 맡은 주치의는 서철용이었다.

서철용이 차분한 얼굴로 전연우에게 장해진의 상황을 알려주었다.

이어 검사 보고서를 쓰며 고개도 들지 않은 채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

“장소월을 돌아오게 하기 위해 이런 짓까지 한 거야? 목적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구나. 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어.”

전연우가 물었다.

“깨어나려면 얼마나 걸려?”

서철용이 웃으며 펜을 내려놓고는 다리를 꼬았다.

“그건 내가 너한테 묻고 싶은 말이다. 장해진이 어떻게 되길 원해? 너한테 신세를 졌으니 갚아야지.”

전연우가 몸을 돌려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서철용을 훑어보고는 말했다.

“내가 장씨 집안을 무너뜨리는 걸 너도 바라는 거지? 내 손을 빌려 장씨 집안을 해치우려고?”

“하지만 내가 알기론 장씨 집안과 넌 별다른 연결고리가 없던데.”

두 사람 모두 서로를 떠보고 있었다. 다들 꼬리 아홉 개 달린 여우라 자신의 마음을 쉬이 드러내지 않았다.

상대의 핸들을 잡고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서철용은 확실히 전연우와 똑같은 부류의 인간이다.

서철용의 눈동자에 차가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런 눈빛으로 날 보지 마. 난 장소월이 아니야.”

그가 전연우의 옆을 지나쳐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한테 진 빚만 청산하고 나면 내 도움을 받는 게 이렇게 쉽지는 않을 거야.”

“원한이 있든 없든 이것만 기억해. 장씨 집안을 망가뜨리는 일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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