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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파리 예술 아카데미의 수업은 빼곡한 일정으로 안배되어있어 그리 쉽지 않았다. 장소월은 매일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잠을 자는 똑같은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렵게 얻은 해외 연수 시간을 대부분 수업하는 데에 사용했다.

학교를 마치고 나면 늘 강영수와 통화하며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

허 교수님은 자주 학생들을 데리고 미술 경기에 참가하러 나가시는지라 평소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것 외엔 만날 수 없었다.

장소월은 호텔에 돌아오면 방안에만 박혀 있었다. 가끔씩 국내 소식을 찾아보기도 했다.

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으려 할 때 돌연 화면에 떠오른 기사가 그녀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남천 그룹에 관한 내용이었다.

기사를 열어보니 선명한 색감의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남천 그룹이 강한 그룹에 인수되다.

남천 그룹 대표였던 전연우는 능력 부족이란 이유로 해고당했고, 현재 강한 그룹 기업부 책임자 추강휘가 남천 그룹 지휘봉을 잡았다고 한다.

강한 그룹 내부 정보에 따르면 남천 그룹이 강한 그룹에 합병된 원인은 전임 대표 전연우가 프로젝트 완공 시간을 맞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후과는 남천 그룹은 200억 원의 손해배상을 떠안았고 책임자는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프로젝트를 제때에 완수하기 위해선 강한 그룹 산하에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서울시 기자의 보도에 따르면 이 일은 여전히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한다.

장소월은 그 기사를 읽고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전연우는 해고당했다. 직위를 박탈 당했다는 건 앞으로 장씨 집안 회사인 남천 그룹에 어떤 짓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걸 의미한다.

장소월은 순간 머릿속이 또렷해졌다. 전연우는 아버지가 키운 가장 믿어 의심치 않는 후계자이다.

이번 일로 아버지가 받을 충격은 꽤나 클 것이다.

기사 내용이 사실이라면 아버지는 분명 그녀에게 연락해 강영수에게 부탁하라고 할 것이다.

하여 연락을 받지 않기 위해 곧바로 핸드폰 전원을 꺼버렸다.

전연우의 능력이라면 남천 그룹이 아니라도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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