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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백윤서는 자신의 가장 중요한 것을 빼앗길까 봐 크나큰 두려움이 엄습했다.

가장 큰 감정은 바로 질투였다.

누군가는 태어날 때부터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

반면 그녀는 아무리 발버둥 치고, 아무리 노력해도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했다. 심지어 역겨운 눈빛까지 참아내야 했다.

장소월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문을 나섰다. 행여 그 지옥에서 탈출하지 못할까 봐 두려웠으니 말이다.

그녀가 차에 타자 운전기사가 물건을 트렁크에 실었다.

“아가씨, 물건은 모두 챙기셨나요?”

“네. 얼른 가죠!”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 테이프였다. 이곳에 있었으니 며칠 내내 찾아내지 못했던 것이다.

강씨 저택.

장소월이 돌아왔을 때, 저번 그 노부인이 또다시 집안에 들어와 있었다.

밖에서 들려오는 인기척에 노부인이 지팡이를 잡고 현관을 내다보았다. 그녀는 동으로 만든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두 개의 끈이 양쪽으로 드리워져 있었다.

“할머니,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

“이 몸이 늙어 또 길을 잃었네요. 집에 먹을 거 있어요? 너무 배고프네요.”

장소월이 집안을 둘러보니 도우미들은 보이지 않았다.

“제가 지금 차려드릴게요.”

장소월이 목에 둘렀던 수건과 외투를 벗어 옷걸이에 걸어놓았다. 그녀는 안에 입은 아이보리색 니트 소매를 거두며 주방으로 들어가 따뜻한 물을 가져와 노부인의 앞에 놓아주었다.

“일단 물을 마시고 과일을 드시면서 허기를 달래세요. 제가 최대한 빨리 만들게요.”

장소월은 평소 항상 꺼져있던 텔레비전을 켜고 드라마 채널로 돌렸다.

“내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예전 할머니와 한동안 산 적 있는데 저희 할머니도 드라마를 좋아하셨어요.”

노부인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장소월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오늘도 혼자 있는 거예요? 도련님은요?”

“출장 갔어요. 며칠 뒤에야 돌아올 거예요.”

장소월은 주방에 들어가 식자재들을 가득 꺼냈다.

노부인이 물었다.

“도련님이 이렇게 어린 아가씨를 집에 데려온 건 처음 봤어요. 두 사람 사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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