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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7화

날이 어두워지고 저녁밥까지 먹고 나서야 전연우는 백윤서를 데리고 가든 아파트로 향했다.

백윤서에게 오늘은 가장 기쁜 날이었다. 하여 그녀는 들뜬 마음에 와인도 몇 잔 마셨다.

돌아올 땐 술에 취한 탓에 전연우의 부축을 받아야 했다.

집에 들어온 뒤 전연우는 발로 문을 닫았다.

백윤서는 몸을 돌려 전연우의 목을 끌어안았다. 몽롱한 두 눈동자엔 취기가 잔뜩 어려있었다.

“오빠... 약속해. 나랑 영원히 함께할 거라고.”

‘쿵.’

그때 방안에서 돌연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움직임은 작았지만 전연우의 귀를 피할 순 없었다.

이내 그의 시선이 문틈으로 향했다.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니 안에 누군가 있는 듯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장소월이었다.

장소월은 부딪힌 이마를 부여잡고 다른 한 손으로 캐리어를 끌고 백윤서의 방에서 걸어 나왔다. 나온 순간 환히 불빛이 켜져 있는 거실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두 사람의 친밀한 자세를 보니 무언가 하려는 것 같았다. 그녀는 당황스러움을 애써 감추며 황급히 사과했다.

“미안해요! 전에 이곳에 둔 옷을 가지러 온 거예요. 찢어진 윤서 언니의 필기 노트는 내가 모두 새로 베낀 뒤 책상에 놓아두었어요. 그럼 계속해요. 전 이만 갈게요.”

당시 남원별장에서 인테리어를 할 때 그녀는 이곳에서 한동안 머물렀었다. 당시 꽤 많은 물건을 가져왔었는데 그중엔 그녀가 평소 자주 입던 옷과 올림피아드 반에서 받은 자료들도 있었다. 그 후 너무 급히 떠난 탓에 물건을 가져갈 겨를이 없었었다.

그녀는 오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오는 길에 이곳에 들린 것이다. 하지만 물건을 모두 챙기고 방을 나서려고 할 때, 전에 침대 밑에 떨어뜨렸던 영어 테이프가 생각났다.

하여 손을 뻗어 줍는 과정에서 이마를 부딪친 것이다.

그때 마침 그들이 집에 돌아왔다.

그녀는 오기 전 전연우의 집에 전화를 걸어 그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이곳에 발을 들였다.

이럴 줄 알았다면 절대 오지 않았을 것이다.

장소월은 전연우가 입을 열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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