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73화

장소월이 강용에게 문 앞까지 끌려갔을 때, 선생님이 교실에 도착했다.

“강용, 영어 수업 곧 시작하는데 교실에 안 들어올 거야?”

“쓸데없는 일에 상관하지 말고 꺼지세요.”

강용이 거칠게 쏘아붙였다.

선생님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표출해내지 못하고 곧바로 교실에 들어갔다.

강용은 학교에서 소문난 망나니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예전보단 많이 나아지긴 했다.

장소월이 말했다.

“할 말 있으면 수업 끝나고 해. 나 수업 들어야 해.”

강용의 힘에 짓눌린 장소월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장소월을 벽에 밀쳐넣고는 다른 한 손으로 벽을 집고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까 그 멍청이한테 한 말 무슨 뜻이야?”

장소월이 예쁜 눈썹을 찌푸렸다.

“걔한테도 이름이 있어. 존중해줘.”

강용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소현아!”

그의 눈빛에 짜증스러움이 잔뜩 피어올랐다.

“왜 걔한테 과외를 해주겠다는 거야!”

장소월은 그와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선생님도 이미 교실에 들어가셨고 지금 그들의 자세는 다른 사람의 오해를 받기 십상이었으니 말이다.

그녀는 그를 힘껏 밀어내고는 차갑게 말했다.

“소현아는 내... 친구야.”

장소월의 머릿속에 자신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이름을 불러주던 소현아의 모습이 떠올랐다.

“난 네가 연애하는 거 반대하지 않아. 앞으로 난 매일 도서관에서 현아에게 공부를 가르쳐줄 거야. 넌 오든 말든 마음대로 해. 지금의 네 성적으로도 충분히 서울대에 갈 수 있으니까. 설채윤을 데려오는 것도 반대 안 해. 하지만 난 너만 가르칠 거야. 내겐 설채윤까지 가르칠 의무는 없으니까. 차라리 네가 직접 가르쳐. 또한 난 우리가 서로의 시간을 낭비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난 그저 네가 서울대에 진학하는 걸 돕겠다고 약속했을 뿐이야... 다른 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강용은 진지하고도 단호하게 말하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에서 무언가를 읽고 싶었으나 아무것도 보아내지 못했다. 본래 희미하게 빛나던 등불이 돌연 불어온 바람에 휙 꺼져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